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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임신 & 육아

출산 직후 우울증, 너무 삶이 슬픕니다 - 네이트판 레전드 육아 썰

출산 직후 우울증, 너무 삶이 슬픕니다 - 네이트판 레전드 육아 썰












작년 6월에 결혼 후 
3개월 만에 아이가 생겼고 
출산한지 37일 지났네요.

근데 전 출산 후 행복하지가 않아요. 

결혼 전에는 딩크족으로 살고 싶었지만 
장손인 신랑 만나서 너무 사랑했기에 
아이 낳기로 마음 바꿨고 임신했던 
10개월 힘들었지만 참 행복했어요.. 

얼른 아기도 만나고 싶어서
얼른 나오라고 노래를 불렀었죠.

예정일보다 일주일 일찍 나오게 
되었는데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입원해서 
촉진제 맞고 진통 8시간에 자궁 마사지 4번 

거기다 아기는 맥박이 자꾸만 
떨어졌다 돌아오길 수차례 반복해서 
위험하다고 무통도 안된다고 했었어요. 

그러다 아기 심장이 안 뛴다고 응급수술 
들어갔고 하반신 마취할 시간이 안된다고 
전신마취로 수술해서 아들이 태어났죠.

출산 전 담당 샘한테 절대로 
제왕절개는 하기 싫어요. 

자연분만 잘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했는데 결국 제왕절개하게 되었어요. 
수술 직전엔 진통하면서 너무 아파 꿈쩍도 
할 수 없었는데 간호사가 엄마! 일어나요. 

수술하러 가야 돼. 이러다 아기 죽어요! 
이러는데 초인적인 힘이 벌떡..  
근데 여기서 주 터였던 거 같아요. 

이후로 제 삶에 즐거움 행복함이 없어요. 

수술 후 남은 수술 자국과 아직도 
임신 6개월은 되어 보이는 배
거기다 수술 부위 주변의 가려움 등등

물어보니 수술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수술 부위는 십 년이 지나도 종종 이유 없이 가렵다고
 
아이 혼자는 외로우니 둘은 낳아야 하는데 
그럼 또 수술해야 하고 또 반복되는 고통

20킬로 가까이 쪘던 몸은 빠지고는 
있지만 예전으로 똑같이 돌아갈 순 없어 
보이고 30년 동안 잘라본 적 없던 긴 생머리는 
어느 순간 귀밑 5센티

손가락 발가락 속목 발목 팔꿈치 무릎 
골반등등 마디마디 안 아픈 곳이 없고 
매일 하던 샤워도 이틀에 한번 할까 말까 
어딜 가도 예쁘다 몸매 좋다 인기 많던 

예뻤던 시절은 일 년 만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거울을 보면 뚱뚱한 아줌마가 서있네요. 
아이 낳기 전엔 완벽했던 것 같아요. 

여유롭고 인품 좋은 시부모님에 
자상하고 잘생긴 신랑. 

남부러울 것 없이 좋은 직장에 여유 있게 
여행도 다니고 돈도 쓰며 친구도 만나고 
동료들과 밥 한 끼 술 한잔하며 어울리고 
스트레스도 풀었는데

이제는 매일 미역국에 아기 깰까봐 덜덜 떨며 
5분 만에 식사 뚝딱. 카페인 있단 소리에 
콜라 커피 초콜릿 입에도 못 대고 
그 좋아하던 치맥은 못 본 지 오래

결혼 후에도 스트레스 풀러 아주 
가끔 갔던 클럽도 이젠 안녕

두 시간에 한 번씩 젖 물리며 자볼까 하면 
다시 깨고 젖 물리기를 반복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불쌍한 내 모습에 오늘도 난 불행한 것 
같은 생각에 슬픔만 밀려온다




베플 

원래 그럼 저도 한 달까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계속 끊임없이 의문이 생겼죠 내가 왜 이래야 하지? 
이렇게 힘들 줄이야ㅠ

무자식일 때가 너무 그립고 그랬지만
6개월 차 엄마가 된 지금 행복하네요 

아직 살이 안 빠져서 진짜 돼지 같고 배도 
나와있지만 내 새끼가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뜨거운 감동까지 느껴집니다 힘내세요 

그 시기엔 많은 엄마들이 힘들어해요 
낳은 정보다는 기른 정이 더 큽니다 
조금 더 키워보세요 

느새 익숙하게 아이 돌보고 웃고 있는 
나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베플 
전 애 낳고 지금 딱 일 년 지났어요 
저도 애 낳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했어요 

근데 애가 기고 걷고 이쁜 짓 하고 
그런 거 볼 때면 너무 행복해요ㅋ

그리고 저는 토요일에 남편 보고 
애 보라 하고 피부 마사지 받으러 다녀요 
일요일마다 울 가족 놀러 다니고요 

살은 피곤하고 힘들면 곧 금방 빠져요ㅋ
저도 다 빠졌는데 탄력이 예전만 못해서 
낼부턴 헬스 다니네요

출산한지 한 달 돼서 아직 여유 없겠지만 
틈틈이 기회 생길 때마다 님의 행복도 찾으세요 

참고로 아기한테 얽매여서 
내 인생 없어지는 거 너무 우울한 거 같아요
아기도 중요하지만 나도 중요해서 
전 중간선 잘 지키면서 나름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생각의 차이예요 

아직은 출산 얼마 되지 않아 더 그럴 거예요
남편 도움도 많이 받으시고 님도 
적당한 선에서 행복을 찾으면 돼요 


베플 
다들 그렇게 엄마가 되어가죠
우리가 이렇게 어여쁘게 커서 마음껏 
20대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우리의 엄마 덕분이듯이요. 

조금만 더 있어보세요
우리 엄마들이 왜 그렇게 우릴 이뻐했는지
애지중지했는지 깨닫게 될 거예요.

저도 글 쓴 님처럼 화려한 20대를 보내고 
아기 엄마가 돼서 거울 볼 때마다 한숨
 푹푹 쉬다가 돌 지나고, 

말하기 시작하고 엄마만 보면 애교 부리는 
우리 공주 보니까 진짜 이쁘던 아기 시절을 
멋모르고 우왕좌왕하다 보내버린 시절이 
너무 아깝고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둘째 임신 중입니다.
까짓 몸매야 둘째 낳고 다시 만들어보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