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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임신 & 육아

36주 조기출산 후기, 무통주사 맞고 천국! - 네이트판 레전드 임산부 썰

36주 조기출산 후기, 무통주사 맞고 천국! - 네이트판 레전드 임산부 썰









벌써 우리 봄이가 태어난지 
100일이 다 돼 가네요 

뜻하지 않게 한달 먼저 태어나서 
엄마를 깜짝 놀래켰지만 건강하게 태어나서 
지금껏 특별히 아픈곳 없이 쑥쑥 잘 자라고 있답니다 

갑자기 애를 낳게 되었을 때 
36주에 태어난 아기가 이상이라도 
있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찾아본 것이 
판 출산후기인데요 

후기보면서 불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히고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같은 분이 또 있을까봐 
36주 조기출산기 남겨둡니다
  
나는 출산 보름 전까지 일하기로 했었고 
생각보다 후임이 구해지지 않아 만삭이 
되어갈수록 일이 더 많아져서 출산 
하루 전까지도 격무에 시달림 

임신하고선 임신 출산관련 서적도 
마련해 두었지만 슬쩍 훑어만 보고 보
름전에 직장 그만두면 그때 꼼꼼히 
공부하자 하며 책장에 꽂아만 둠,

물론 출산 준비물도 별로 준비 안함 
  
예정일이 한달정도 남았던 토요일 어느 날 
남편과 함께 밀린 집안일을 하고 오후에 남편이 
나간 사이에 나는 또 나물을 무치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리하듯이 팬티가 젖는 느낌이 듬 

엥? 난 임신중인데 왠 생리가?
화장실에 가서 확인해보니 생리가 
아닌 그냥 맹물 만삭으로 가면서 약간 
요실금 증상이 있던 터라 소변인줄
  
암튼 속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또 다시 따뜻한 액체가 물컹 다리를 타고 
흐름 이제서야 이게 양수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고 

양수가 터졌으니 병원가면 
막아주겠지 하는 널럴한 마음으로 
임산부 수첩 달랑 챙겨들고 집근처 
산부인과로 향함 

근데 집 앞에서부터 겉옷이 젖을 정도로 
양수가 자꾸 흘러나와서 도저히 
택시를 탈 상황이 못 되었음 

그래서 생전 처음으로 119에 전화를 
걸었고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가게됨 
  
병원에 가자마자 내진을 받았는데 
나는 간호사를 보고 예정일이 한달 남았고 
한달간 입원을 할테니 그동안 양수를
잘 막아다오 했음 

간호사가 얜 뭐야? 하는 표정으로 
오늘 내일 출산해야 해요 하고는 쌩하니 나감 
  
나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고 급 무서워짐 
남편, 친정, 시댁, 직장상사에 전화를 걸었고 
남편이 30분만에 병원으로 달려옴 

여보야 나 오늘 내일 출산한대 
뭐어! 그때부터 나와 남편은 폭풍 
검색질 시작 
- 36주 출산 후기 
- 36주 출산 아기 멀쩡?? 
- 36주 출산 인큐베이터 등등
  
양수가 터졌다고는 하나 아무런 
진통도 없었고 내가 애기를 낳는다는게 
믿기지 않았음 

내가 양수가 터졌다는 소식에 
카톡이 난리가 났고 남편과 나는 일일이 
카톡에 대답이나 하며 희희낙락 첫날 
밤을 병원에서 보내게 됨 
  
병원 침실에 누워 자다가 
배가 아파 깬것이 새벽 3시무렵 

생리통보다 약간 더 아프게 배가 싸하게 
아팠다가 나아졌다를 반복함 

옆에서 세상모르고 자는 남편을 
깨우기가 뭐해서 혼자 끙끙 앓으며 
아침을 맞이함 

아침에 남편이 사온 샌드위치를 같이 
먹고 조금 지나자 간호사가 내진하러 들어옴 
(양수는 계속 새어나와서 수시로 패드를 
갈아야 했고 항생제를 계속 투여하고 있었음) 

곧 관장을 실시했고 조금씩 
진통이 진해지고 참기가 점점 어려워짐 
아침 9시 무렵 내진을 받은 뒤에 곧 
무통 주사를 맞으러 마취실로 향함 

무통주사도 아프다는데 나는 배가 
더 아팠기 때문에 무통주사 통증은
느껴지지도 않음 

병실로 돌아와서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도 
별로 통증이 나아지지 않았음 

내가 고통스러워하자 
남편이 간호사를 데리고 왔고 
간호사가 등에 연결된 호스를 
통해 약물을 좀더 투여함 

무통발이 듣자 거짓말같이 
통증은 사라지고 졸음이 쏟아짐 
이때 잠이 꿀잠~ 새벽에 못잔거 
이때 푹 잔거 같음 

그러나 무통발은 길어야 3시간이라는 거 ㅠㅠ 

11시 반에 어.. 온다 온다하면서 깨어남 
약효가 사라지자 점점 통증이 심해졌음 

간호사가 내진을 해보더니 8cm정도 
열렸으니 금방 나올거라며 
무통주사를 더 놔주지 않음 

내 동생은 미국에서 출산을 했는데 
무통주사 맞고 전혀 아프지 않게 낳았다며 
나는 그말만 믿고 있었는데 완전 속은 느낌이었음 

제발 한번만 더 놔주세요.
하고 사정사정 했지만 

지금 무통약을 넣으면 진행이 느려져서 
애만 고생한다고 그냥 빨리빨리 
진행시켜서 낳는게 낫다고 함 

나는 안그래도 한달 먼저 낳게 
된 것에 애기한테 미안해하고 있었는데 
애가 고생한단 말을 들으니 더이상 
무통약을 넣어달라고 할 수가 없었음 

이때부터 정말 100일이 지난 지금도 
그땔 생각하면 온몸이 다 뒤틀리는 느낌이 듬 
태어나서 이런 고통이 처음이라 당췌 
어디 비교해야 할지를 모르겠음 

침대에는 양쪽에 가드가 있는데 
그게 침대에 딱 붙어있지 않고 덜렁거림 
왜 덜렁거리는지 깨닫게 됨 

난 그날 가드 뽑는줄 알았음 
남편 머리채를 잡고 뽑는다는데 
남편 머리채 잡을 정신 없음 

당장 손에 가까운 가드를 붙잡고 
그때부터 몸을 틀기 시작함 

나는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질러보기는 
커녕 큰소리도 잘 내지 않는데 
그렇게 남들 다 있는 장소에서 
괴성을 지르기는 처음임 

아마 나땜에 갓 병원에 실려온 산모들
 꽤나 공포에 떨었을 것임 

내가 하도 소리를 지르니 간호사가 
들어와서 소리지르면 힘빠진다고 배에다 
힘주고 소리는 지르지 말라고 함 ㅠㅠ 

소리라도 질러야 살겠는데 
소리도 못지르게 하니 진짜 죽을 맛이었음   
남편이 옆에서 같이 흐느끼다가 간호사를 호출함 

무통주사 놔달라고..ㅠㅠ 
간호사는 무통주사 대신 내진을 봤는데 
자궁문이 열리긴 다 열렸는데 
자궁 입구가 두껍다고(?) 이게 얇아져야 
애기가 나온다고 함 

아.......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애는 언제 나온단 건지 조금 더 
기다리라는 간호사 말이 저주 같게 들림 
  
분만실에 들어간 것은 오후 1시 
자궁입구가 얇아졌으니 곧 낳겠다고 
분만실로 옮겨짐 이때부터 간호사와 
나는 힘주기 사투로 들어감 

그렇게 폭풍 진통을 겪으며 30분을 
힘주며 누워있는데 담당 의사샘이 들어오시고 
그제서야 드디어 끝이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진통이 없을 때 힘을 비축했다가 
진통이 오면 한꺼번에 힘을 쏟아내는데 
이때부터는 간호사가 내가 힘을 주는 
시기에 맞춰서 배를 힘껏 누름 

간호사 2명과 의사까지 합심해서 
힘주기에 몰입한지  10여분 뒤 
몸에서 뭔가가 확 쏟아져 나가는 느낌과 
함께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 
  
이제 드디어 끝이다 
탯줄을 자르러 남편이 들어오고 
나는 2.8 g의 건강한 사내아이를 만남 
빨갛고 쭈글쭈글한 나의 첫 아기를 본 소감은 
고통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감동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이었던 듯 
  
  
혹시 36주에 예정보다 빠른 아기를 
만난다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셔요
여러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그래도 
대부분 36주 아기들은 건강하더라구요 

신생아실에 가보니 흔하진 않아도 
간혹 36주에 애기 낳으시는 분들 있어요 

정상 주수 애들보다 다소 작긴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평균 애들 키와 
몸무게를 다 따라잡았답니다 

오히려 저는 정상 주수를 다 
채웠으면 4kg 넘는 애를 낳을뻔 했어요
  
애를 낳았을 땐 이제 드디어 
끝났다며 안도했지만 
알고보니 시작이었다능

육아의 세계는 더 길고 끝이보이지 않네요 
하지만 방긋방긋 웃는 아기를 보면 무통주사 
한방 맞는 것처럼 모든 시름이 사라진답니다 

출산을 앞둔 산모님들 그리고 
육아전쟁중인 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요
  
36주 출산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