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셀프다 남편아 - 시원한 네이트판 레전드 사이다 썰
결혼생활 내내 시어머니 전화 등쌀에
이골이 날대로 난 며느리입니다.
평소 안부전화는 물 오니 거니 와
어버이날 등등 인사 전화 역시
며느리와 통화하고 싶어 하세요.
전 늘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피하지만
시어머닌 끈질기게 저에게 전화하시죠.
딱히 시집살이랄 것도 없는 다만 시어머닌
너도 내 자식이야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저에게 효도를 바라시는 보통의 시어머니 시구요.
근데 왜? 하필 나한테? 아들은 뭐에 쓰시려고?
뭐든 저에게 전화하십니다. 각설하고!
이걸 저희 친정에선 모르세요.
울 친정은 멀리 사시다 큰애 봐주시러
오셨다가 못 돌아가시고 아예 이사를 하심.
이 부분은 제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고 평생 갚아야 할 부분임.
2개월 때부터 13년을 키워주셨으니
울 딸에게 저보다 더 애틋하심.
반면 시모는 아이가 2개월에
선천성심장병으로 수술할 때도
본인 화장품 공장 견학 가신다고 안 오심.
후에 물으니 ㅋㅋ 뻥인 줄 알았다고
암튼 작년에 큰 터울로 둘째를 출산함.
나야 셀프로 실드를 치기 때문에
난 시모가 오는 거 크게 상관없었음.
근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일이 터짐.
이제 초등 6학년짜리에게 큰 상처를 주고 가심.
자세히 쓰면 알아볼까 다 쓰진 못함
대충 넌 이제 네 동생의 보모 다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초등 딸에게 하고 가셨음.
그리고 아이는 상처받았는지
할머니 집 가서 서럽게 울었음.
참고로 키워만 주신 게 아니고 진심 애틋하심.
심지어 호칭도 우리 공주
친정엄마 우는 아이 달래며 얘기 듣곤
어이없어 한숨도 못 주무셨다 함.
그날 이후 울지 모는 상종 못할 사람으로 찍힘.
그리고 대망의 어버이날
출근한 남편 놈이 나에 거 웃으며 전화함
남:여보~~울 엄마한테 전화했어?
저:왜?
남:장난해? 어버이날이잖아
저:여보는 했니?
남:당연하지! 엄마랑 방금 통화했지^^
저:아니 울 엄마 아빠한테 했냐고
남:너랑 나랑 같니? 장인 장모님은 자주 지나다님서 보잖아
참고로 같은 아파트 살아요.
남편과는 한 달에 한두 번 마주칩니다.
절대 가깝다고 불러재끼지 않아요
저:뭐가 달라? 어버이날이랑 평소랑 같아? 그리고 엄니도 본인 자식 목소리 듣고 싶지 남의 자식 목소리 듣고 싶겠니? 아들이 했으면 된 거지! 그리고 지금 엄마 집이야! 끊어~
죄송하지만 울 엄마 옆에계신데 저래 통화했음
전화 끝자마자 울 엄마 아빠 소환하심!
어버이날인데 사위가 카네이션은커녕
전화도 없다고 일단 친정엄마는
한 발 담그고 한 발 빼심
근데 울 아버지 원래 맨정신에
싫은 소리 못하시는 분임
글 써 오랜만에 낮술 한 잔 쏴 드림.물론 울 엄마가
아:ㅇㅇ아범~날세!
사:네 아버지 안녕하세요.
아:자네 오늘 무슨 날인 줄 아는가?
사:아.. 죄송합니다. 제가 일하느라 바빠..
아:그동안 내가 어찌하나 지켜봤네. 사위는 자식 아닌가? 내 딸은 때 되면 챙기고 하는데 자넨 뭔가? 싫은 소리 하면 괜히 너희들 부부 싸움 날까 참았는데 참으니 장인 장모가 우스운가? 내 딸도 사돈댁에 사위처럼 굴던가?
사:죄송합니다
아:자네! 난 네가 사위가아니라 내 자식이라고 생각했네!근데 부모에게 자식 도리도 못하는게 어디 내 딸에게 자식 도리를 운운하는 겐가? ㅇㅇ이랑ㅇㅇ이가 너 둘을 보고 뭘 배우겠나?
사:....
아:됐고! 앞으로 자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테니 자네도 내 딸에게 자네 부모 봉양 바라지 말게!
이러곤 전화 확 끊어버리심.
그리곤 ㅋ 나 좀 잘했지? 하심
그날 저녁 퇴근해선 뭔가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우물쭈물하는 게 보이는 거임.
글 써 얘기해보라 하니 엄마한테 전화해줌
안되냐고 함. 아오 이 모지리
글 써 웃으며 전화해줌 울 엄마한테
강제 어버이날 감사 인사하고 끊음.
앞으로 내가 자발적으로 하는 거 말곤
강요도 간섭도 안 하겠다는 약속받고 일단락됨.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네요.
그간은 전화할 때까지 삐치고 화내고
지랄 풍년이었는데 올핸 뭔가 이긴 느낌?
근데 한편으론 저게 울 엄마 아빠
속내였던 듯해 좀 씁쓸했기도 했어요.
이젠 정말 효도는 셀프! 하려고요.
어떻게 마무리 짓죠?ㅎ
엄마아빠 낳아주고 키워주시고 지금까지
거둬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다른 사람 말고
엄마 아빠한테 효도할게
베플
이런 글 보면, 난 친정 부모님이 딸의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는 게 참 부러움.
울 부모님은 네가 참아라 남자들이
다 그렇지 하실 분들이라.
베플
아니 어버이날인데 시모한테 전화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라는 거임?
감사 인사? 어버이날인데
시모한테 감사 인사를 왜 해
베플
잘하셨음.
뭘 울 엄마 네 엄마 드립이야
모지리 ㅅㄲ가 지 자식 돌봐주면
더 잘해야지 ㅉㅉ 저런 놈
극협 앞으로도 쭉 이렇게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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