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결혼식이 엉망진창 되었네요 - 네이트판 레전드 톡톡
안녕하세요. 식 올린 지
한 달이 조금 넘은 새댁입니다.
신혼 생활 재미있냐는 게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인사네요.
저요? 요즘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결혼식을
다시 하고 싶거든요.
제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을
망쳐버린 당사자는 동네 웨딩홀도 아닌
이 지역에서 가장 비싸고
인지도 높은 호텔이에요.
얼마나 화가 났는지, 폐백 끝나자마자
부모님 인사도 드리기 전에 사무실에
항의하러 뛰어갔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들을 설명드릴게요.
(이하 음슴체로 쓸게요!)
1. 난 서울 사람이지만
시댁 친척들 모두 경남에 계심.
나랑 신랑 모두 창원에서 일함.
대학 다닐 때 나름 패 비라고 자부했고,
관심도 많았기 때문에 이 근처에서
스드메 일주일 알아보다가, 바로 서울에서
준비하기로 다짐함.
(지방을 무시하는 게 아님 서울에 비해 비쌌고,
지역색(?)이라는 게 있는데 유독 화려한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이 심플한 것 좋아하는 나랑 안 맞음)
경남에 하객이 많으니, 식만 창원에서 진행하고,
나머지 모두를 서울에서 준비 후
출장으로 진행하기로 함.
2. P 호텔이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함.
이 근처 다른 식장은 1시간 예식이지만,
여긴 호텔 예식이어서 1시간 30분 간격이었고,
우리 하객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500명 이상) 점에서 선택함.
3. 4월에 식장 계약을 했고,
계약 시부터 담당 매니저에게 우리 상황을
모두 설명하고, 요구 사항에 대해 신신당부함.
‘내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이니
진짜 잘 부탁드린다. 주말마다 서울 올라가서
준비하는 게 피곤하지만 6개월 넘게 주말마다
서울 왔다 갔다 하면서 준비하는 게 보통이 아님
그래도 완벽한 결혼식을 위해 감수하고 있다.
정말 잘 부탁드린다’ 거듭 요청함.
4. 식 직전까지 3~5번 정도
(그중 한 번은 부모님 동반) 방문
or 전화로 상담 진행함.
식 직전에는 큐시트까지 짜서 보내줌.
공연 관련된 일을 했었기 때문에
행사 진행에 대해 잘 알고 있음.
음향, 조명, 사회자 대사, 배경음악,
식전/실 중 영상 상영 위치 등등
세세하게 큐 시트에 다 적어줌.
5. 식 당일 난 서울에서 메이크업 실장님이
출장 오실 것이며, 호텔에서 메이크업
진행한다고 분명 얘기했는데,
메이크업 룸 자리 안내,
드레스룸 안내 이런거 없었음.
도착해서 멀뚱멀뚱 있는데 안내 안 해주길래
사무실 가서 안내해 달라 함.
아... 바빠서 그런 걸 수 있다고 이건
그냥 이해하고 넘어감
(사실, 사무실 한가함. 정산 때나 바쁠까)
6. 식 전 상담 시, 신부대기실 언제
들어가냐고 물어봤을 때, 한 시간 전에
들어가라고 안내받음.
한 시간 전에 대기실 갔는데
대기실 불이 꺼져있음.
포토 테이블 세팅 안 되어 있음.
우리 사진 싹 준비해서 사무실에
넘겨줬는데 친구랑 동생 시켜서
포토 테이블 세팅 부탁하라고 몇 차례
요청했지만, 담당자는 한참 있다가
와서 액자 대충 세워주고 끝.
결국 동생이랑 친구가 세팅 다시 함.
하 내 하객들은 세팅 안된 신부대기실에
하나둘씩 입장하기 시작함.
아! 내 하객들은 싹 다 서울에서 올라오고,
허기 질까 봐 식 한 시간 전에 도착시킬 거다,
그러니 한 시간 전까지는 세팅이 다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얘기함.
식사도 한 시간 전부터 하기로 협의 완료!
나중에 스냅 작가한테 들었는데,
불 꺼진 신부 대기실을 직접 불 켜고
들어가는 신부는 없다고 함.
그리고, 포토 테이블은 신부대기실
들어가기 전까지는 세팅해두는 것이 신부에
대한 예의라고 함. 이 얘기 들으니 더 화남..
7. 우린 식전 영상(잔잔한 분위기),
시중 영상(신나는 분위기) 2개를 준비함.
두 개 영상 분위기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헷갈릴 수 없고, 담당 매니저에게
영상에 대해서 사전 설명도 했음.
신부 입장하기 전에 시중 영상을 틀 계획이었는데
(우리 연애 기간 동안 사진으로 제작함.
우리 이렇게 연애했어요~ 이런 거?)
갑자기 식전 영상이 나옴.
나 진짜 멘붕. 거기서부터 정신 놓기 시작함.
표정 관리 안 되고, 사회자도 당황해서
죄송하다 영상 잘못 나왔다 이러고,
스냅 작가는 내 표정 썩으니까 계속
표정관리하라고 달래고
8. 이전에 그 호텔에 하객으로 몇 번 감.
너무 정직하게 얼굴 클로즈업하거나
바스트 샷 잡는 경우가 많아서 나까지
민망한 적이 있음.
난 한가인이 아니니, 상담 시 클로즈업
싫다고 했는데, 스크린엔 내 얼굴이
계속해서 나오고, 아빠 덕담은 안 들리고,
스크린에만 계속 눈이 감.
신경 쓰이니 표정 관리도 안 되고 점점
더 못난이가 되어 갔음. 이것도 짜증 남.
9. 퇴장할 땐.. 퇴장 음악이 안 나옴
내 친구들 말로는 하객들도 수군댈 정도였다고 함.
그 몇 초간의 정적이 정말 길게 느껴짐.
퇴장하려고 버진 로드 끝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음악이 안 나옴.
10. 사진 찍을 때 조명이 안 터짐.
스냅 작가가 전기 문제인지 확인해야 된다고
호텔 담당자 찾았는데, 안 나타남.
스냅 보조작가가 뛰어다니면서 전기 체크함.
11. 사진 찍을 때 2. 신랑 가족 나오세요
신부 가족 나오세요~ 안내 멘트하지 않음?
아니면 마이크를 사진작가 주든가.
둘 다 하지 않음. 시간은 어영부영 지나가고
전기 체크한다고 시간 까먹고, 안내 멘트
없어서 장내 어수선하고.. 내 하객은
죄다 서울에서 왔다고 하지 않음?
빨리 서울 가야 되니까,
식도 빨리 진행해야 하는데,
사진 찍는데 시간 다 씀.
버스 출발할 시간 다 돼서,
서울에서 오신 친정 친척 어른들은
폐백도 못 보고 서울 올라가심.
절값도 다 준비하셨다는데,
인사 못 드려서 죄송함
12. 폐백 때 갈아입으려고 준비해둔
한복이 드레스룸(2층)에서 실종됨.
어른들은 폐백실(지하 3층)에서
기다리고 계시는데, 한복 없어서
우왕좌왕 난리도 아니었음.
알고 보니 폐백실로 누가 한복을 옮김.
친구/가족 다 확인해봤는데 아님.
호텔 담당자 중 하나가 옮긴 건데
누군지 아직도 미스터리임.
13. 다른 홀 하객과 섞이는 것이
싫어서 우리는 1층 연회장을 단독으로
쓰기로 얘기가 되어 있음.
근데 우리 하객을 지하 3층 연회장으로 안내함.
우리는 호텔 식권이 아닌 외부 식권을
썼기 때문에 하객 구분이 분명히 되는 상황임.
14. 정산 시 신랑-신부 식권이
뒤 섞여서 정산이 엉망으로 됨.
이것도 우리 아빠가 나중에 확인해서
나한테 알려준 거임
(혹, 시댁 쪽에 중복 계산되었을까봐)
호텔에선 우리가 말할 때까지 몰랐음.
파란색, 빨간색 구분 명확함.
외부 식권이어서 다른 팀과
섞일 이유도 없음. 우리가 마지막 식이고,
식사도 식 1시간 전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 식권 접수부터 정산까지 4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림. 시간이 없어서 섞였다도 변명이 안됨.
15. 현금으로 계산하고,
현금영수증 발행을 요청함.
정산서에 발행 완료되었다고까지 썼는데,
연말 정산 때 보니 현금영수증 발행 안 함
호텔 측의 무성의하고 실수 연발인 진행,
방관 때문에 내 결혼식은 엉망이 되었음.
난 남의 결혼식에서도 눈물 폭발
(어머님 화촉점화부터 글썽거림)하는
감수성 질질 흐르는 여자인데,
막상 내 결혼식 땐 내내 짜증 나
있어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음.
표정은 계속 썩어 있었고,
식만 끝나봐라. 사무실 바로 달려갈 테다
라는 생각 밖에 없었음.
폐백 끝나자마자 사무실 가니,
식전 영상 잘 못 나온 거, 퇴장 음악
안 나오는 거 알고 있었음.
근데 나한테 먼저 사과 한마디 안 하고,
내가 쫓아갈 때까지 가만있었음.
내가 컴 플레이하니까, 본인들이
죄송하다며, 실수한 것 맞다.
정산은 어떻게 할까요라고 하길래,
그냥 정산 진행하라고 함.
(정산은 양가 아버님들이 직접 하셨고,
어른들은 이 내용 잘 모르시고 마냥 기분
좋으실 텐데 초 치고 싶지 않았음)
신행 귀국일이 언제이니, 그때 전화 달라,
다시 얘기하자고 했지만 전화 X
하객 섞인 것, 정상 엉망인 것,
현금영수증 미발행 한건 식 끝나고 안 사실들임.
까도 까도 계속 나오는 문제들 때문에
맘 편해질 수가 없음.
전화가 안 오길래, 직접 방문하니
전화하기로 한 담당 부장님은
퇴근하고 안 계심.
이틀 있다가 또 방문해서 상담했고,
나보고 보상 얼마를 원하냐고 물음.
하 보상이라.. 난 결혼식을 다시 하고 싶음.
그 시간, 그 사람들 모아놓고,
내 한 번뿐인 결혼식을 다시 하고 싶음.
이게 매년 하는 생일파티임?
평생에 단 한 시간 하는 공주 놀이를 위해,
얼마의 돈을 쓰고, 시간을 투자했는지 상상이 감?
뭘 안다고 돈으로 환산하려 함?
나한테 공 넘기지 말고 해줄 수
있는 보상 수준을 제시하라고 했더니,
다시 나보고 정해서 전화 달라고 하고 상담 끝.
신랑이랑 상의해서 창원 출장에 관련된 비용
(버스 대절, 버스 간식비, 스드메+스냅
출장비만)만 추려서 제시함.
결혼식 자체를 망친 거지만,
내가 돈에 환장한 것도 아니고 한 건
해보려고 호텔에 시비 거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내 결혼식이 돈 몇 푼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보상금
운운하는 것도 기분 나빴음.
내 상식에서 가장 합리적인 수준은
창원 출장과 관련된 비용이라 생각해서
(괘씸한 마음에 결혼식 비용 전부를
청구하고 싶었지만!!)
그 비용+그 호텔로 지출한 비용에
대해 청구함. 아, 이 호텔, 대관료도 따로 받음.
호텔 법무팀과 상의해보고
연락 준다더니, 결론은 ‘양가 부모님 모시고
식사 자리를 만들고 싶다. 죄송한 마음을 전하겠다.
단, 보상은 전혀 불가하다’
아니 보상이 불가할 거였으면
뭣하러 사람 꼴 우습게 떠봄?
보상 수준은 왜 제시하라고 함?
결혼식 날 정산 안 받을 것처럼
얘기하더니 왜 딴 소리임???
죄송한 마음을 전하겠다??
어차피 다들 한 번 하는 결혼이니,
다시 볼 손님이 아니라고
이렇게 무책임하게 구는 거임?
내가 예민한 건지, 신혼생활 못 즐기고
스트레스받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궁금함.
또, 나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
조언해 드리고 싶음. 다들 좀 더 예쁘고
완벽한 결혼식을 위해 비싸더라도
호텔 예식 진행하지 않음?
하하. 그냥 일반 웨딩홀에서 해도
이 정도는 아닐 것 같음. 웨딩에
대한 이해 자체가 없었음.
식 끝나고 미팅하면서 들었던
변명들에 더 실망함. 한 시간의 공주놀이를
꿈꾸며 몇 달을 서울 왔다 갔다 하면서 준비하고,
출장비만 몇 백, 비싼 돈 들여서 호텔 예식
진행했는데. 난 지금 내내 분이 안 풀려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음.
지금도 신랑 혼자 숙면중ㅋㅋ
호텔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베플
글쓴이가 결혼 전에 하나하나 다
부탁한 거면 어느 정도는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닌가?
대기실 불 안 켜져 있는 거 보고
겁나 식겁했는데 보통 미리 켜져 있거나
직원이 안내해주지 않나??
클로즈업 문제는 사진기 사랑
연결이 안 돼서 그렇다 쳐도
현금영수증은 탈세 아닌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펑크 났고
결혼식 비용이 일이십만 원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식비만 해도 몇백인데ㅡㅡ
댓글도 왕족 결혼식은 아니더라고
여자라면 누구나 오랫동안 갖고 있는
로망이 있는데 그걸 직원끼리 제대로
전달 안돼서 다 망쳐버린 거 아님?
결혼하는 게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베플
충분히 호텔 측 잘못이 있다고 생각함.
왜냐면 ㅍㅁ호텔의 전적이 있기 때문
본인도 소규모 돌잔치 알아보다가
저 호텔 후기 들었는데 떡 주문한 것도
다른 데로 옮겨놓고 모르쇠하고 돈 주고
준비한 돌상 세팅도 안 해놓고 엉망이었다는
어쨌든 전적이 꽤나 있는 호텔.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글쓴이가 유난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러기에 저 호텔은
전적이 너무 많다는 점이 더 문제임
베플
(버스 대절, 버스 간식비, 스 드메╋스냅 출장비만)
이거 웃김! 보상을 얘기하는데 저건
다 원래 너희들이 내야 되는거 아님?
뭐 막말로 식장비를 까거나 식대비를
깐다는 건 이해는 가는데 저건 다 네가
내야 되는 거잖아?
결혼식 다시 하고 싶다는건 개와 바 아닌가?
보상받고 싶다는 마음은 알겠으나 좀 심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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