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은 어떤 삶일까요 - 미즈넷 미즈토크
그냥 누구한테도 말도 못하는 거
익명의 힘을 빌려 끄적여 봅니다.
33세 미혼녀입니다.
IMF 때 다들 힘들었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 힘들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저는 공감을 못해요.
이미 그 전이나 후나 별반 다를 거 없이
가난했기 때문에 부끄럽지만
그게 그렇게 힘든 일이었나 싶은 거죠.
어린 시절 친아버지는 무능력자
백수에 술꾼에 사이비 종교에 온갖 주접은
혼자 다 떠는 정신이상자인데 속여서
어린 엄마를 겁탈하듯 저를 갖게 하고
엄마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죠.
무능력한 아버지 대신 돼지농장을 하겠다고
엄마가 사업을 벌이다 그나마 살고
있던 전셋집 날리고 남의 집 창고 같은 곳을
전전하며 구걸하며 하룻밤 자고 또 떠돌고
우유하나 마신 게 탈이 나서 밤새 울고 지쳐자고
아주 어렸을 때 같은데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러다 이혼하고 엄마
저 제 남동생 이렇게 셋이 남았죠.
다행히 착한 지금의 아빠를 만나서
네 식구 열심히 살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전단지 돌리고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부모님 도움 없이 대학 나오고 제 일하면서
제 앞가림하면서 살고 있어요.
먹고 살만하니까 새아버지 골프 바람나서
지금 별거 중이고 27 먹은 남동생은
비정규직에 철부지 엄마는 저만 의지하고 있고
남자친구라고 오 년째 만나고 있지만
결혼은 생각도 못해요.
31살 남자친구는 역시 비정규직 전전하며
미래도 없고 없는 살림에 오손도손 살자는
것도 객식구 없을 때 가능하지 지금 상황에선
오손 도손이 아니라 가끔 아무도 모르고
있는 곳으로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여태 살면서 힘든 일 많았지만
그래도 남 원망하지 않고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 하고 피해 안 주고 열심히 살았는데
평범한 행복은 저에겐 주어지지 않는
딴 세상 사람들 일인 것 같네요.
제가 원하는 건 큰 게 아닌 게 그것조차도
욕심이라 이룰 수가 없는 건지
저는 아예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인지
요즘 들어 자꾸 우울하고 눈물만 나네요.
별로 이룬 것도 없이 나이만 먹어가서 그런 건지
도대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내 능력이
이것뿐인 걸 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루하루 지치고 힘들 뿐인데
사랑이고 열정이고 꿈이고 미래고
사치스러운 단어이고 오늘 하루 그냥
마음 편하게 한번 웃어보고 싶은데
그것도 힘들어요.
웃음도 저에겐 사치인가 봐요.
더 힘든 건 언제까지 이런 삶이
이어질지 기약이 없는 거죠.
지금 잠들기 전인데 자고 일어나면
오늘 하루 중 정말 좋아서 일 분 만이라도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웃음이
나왔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베플
힘내세요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하셨는데 살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점점 이해되는 말이네요
대부분 사람들이 저 또한 이곳에
다 적지는 못하지만 다들 아프니까
너무 외롭고 우울해하지 마세요.
내일이면 또 살아가겠죠...
베플
참 같지도 않은 말이지만,
세상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 보인다고 합니다.
내가 지옥이라고 여기면 지옥이고,
천국이라 여기면 천국이랍니다.
물론 저도 아직 천국으로 보이지 않고,
사람 살기 어려운 세상이라고 느끼지만
전보다는 좀 더 무뎌진 것 같습니다.
어차피 힘들고, 어려운 거라면 그걸 깨나가는
재미를 좀 느껴보려 합니다.
우리 세대 중에 그렇게 행복하기만
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삼포에 이어 칠포, 구포.. 힘내시길 바랍니다..
베플
때론 행복하기도, 불행하기도, 즐겁기도,
화나기도 하는 삶을 사는 게 평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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