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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했어요! - 82쿡 자유게시판 레전드 행복한 가족 썰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했어요! - 82쿡 자유게시판 레전드 행복한 가족 썰



저는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했어요  

게다가 초등학교 4학년 짝꿍이었는데 
이 친구가 저를 너무 싫어한 나머지 저를 
투명인간 취급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많이 와 가닥에 남자애들도 
힘으로 이기고 다니던 시절이었거든요  

바가지 컷에 꽉 다문 입 체크남방에 각 잡힌 
면바지 두 번 접고 항상 정갈하던 그 남학생이 
지금 제 남편이네요  

저 그때요 맨날 츄리링에 흙바닥에서 
거의 뒹굴다시피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싫었겠구나 싶은 그런 여자애였죠  

숙제도 매일 안 해가고 
선생님께 맨날 혼나고 벌 서는 천방지축 
여자애였는데 중학교때 공부하기 시작하고  

고등한교대 정말 달라져서 
대학교 붙어서 열심히 졸업하고 취업하고  
사회 나와서 우연히 친구 모임에서 만나서 
사귀다 결혼했거든요  

가끔 시댁 가서 신랑 어릴 때 사진 보면 
내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라 신기하기도 하고 
신랑은 제 기억이 전혀 없대요 

그러다가도 자다 일어난 부스스한 모습 보면 
아 기억이 나는 것도 같다나? 암튼 가끔 제가 
랑한테 하는 말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초4학년 때로 돌아가서 너에게 귓속말로 
말해주고 싶어 너 나중에 커서 나랑 결혼한다  
라구요 말도 잘 통하고 싸우기도 
잘 싸우지만 또 잘 풀어요  

일단 무조건 편해서 좋네요  


추가  
변두리 초등학교라 학년당 반이 3반이었어요  
4학년 담임이 한번 짝을 지어주면 거의 안 바꿔줘서 
4학년 2학기 때  내내 짝이었는데 제가 그때 
얘를 조금 좋아했었나 봐요  

왜냐면 이 친구가 제가 말 걸어도 반응도 없고 
암튼 한 번도 대화를 나눈 기억이 없어서 
더 기억이 났어요 

닥도 그건 조금 상처였었나 봐요  

주산학원 가방과 실내화 가방이 늘 
깨끗해서 그게 신기했던 기억이  
지금도 깔끔하게 다녀요  



댓글 
5 6학년 같은 반 짝꿍이랑 결혼했어요 
친구처럼 연인처럼 가족처럼 너무 좋아요
친구들도 다 같아서 동네 친구들이 명절에 
저희 집에서 모이게 된 건 좋진 않지만요  


댓글 
저두 짝꿍이랑 결혼했어요 서로 흑역사 
너무 잘 알고 뱃속 아이 남자아이라는데 
귀여웠던 꼬맹이 시절 남편 미니미가 
나올 것 같아요  



댓글 
신기하고 재밌어요
남편이 저보다 나이 많은데 알고보니 
초등 같은 곳 졸업 제 오빠 친구랑 
남편 군대 동기 결혼식 때 하객들끼리 
엮이는 거 보고 너무 신기  

남편은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서 잘 몰랐거든요  
같은 동네에 오랫동안 살았는데 어렸을 때 
몰랐지만 아마 지나가다 한 번은 
만나지 않았을까 해요  

만약 그 시절로 간다면 쪼꼬미 남편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 자신감 없어 
맨날 땅만 보고 다녔다는데  


댓글 
맨날 츄리링에 흙바닥에서 
거의 뒹굴다시피 하는 여자애가  
너 나중에 커서 나랑 결혼한다  

고등학생 1년 선배인 울 남편도 같은 마음일 듯  


댓글 
점심 먹으러 가기 전 
사무실에서 땡땡이치다 요 글을 
발견하곤혼자서 키득키득 웃는 중입니다

발상이 너무 귀여우시네요  
그 시절로 돌아가 
`너 나중에 커서 나랑 결혼한다~~~` 

그 얘길 들은 그 `정갈한 남자 꼬맹이`는 
어떤 표정일까요?  


댓글 
저도 초등 동창이랑 결혼했어요 
근데 초등 때 남편은 저 좋아하고 
저는 다른 남자애 좋아했거든요 

결혼하고 나서 남편이 가끔 
심통 나면 그 얘기해요 서운했다고  


댓글 
너무 재밌게 글을
잘 쓰셔서 덕분에 잘 웃었습니다  
학교 동창 남자애를 단 한 명도 기억 
못하는 제가 바보인가 싶기도 하고  


댓글 
제 남편도 국민학교 4학년 같은 반 짝꿍이었어요  
수업 시간에 의자에 앉은 채로 오줌 싼 아이가
제 인생의 짝꿍까지 될 줄이야 흰 면양말 
한 켤레 흰색 면 삼각팬티를 담임 선생님이 
직접 말려주신 기억까지 나요  


댓글 
저도 유치원 초등 동창이랑 결혼했어요  
4학년 때는 같은 반이었고요  

결혼식에 4학년 때 담임선생님도 오셨어요

주례 부탁드렸는데 여선생님이라 
안 하시겠다 하셔서 결혼 14년 차인데 
아직도 친구 먹고 전혀 부부 같지 않습니다  

늙어가는데 자중하자고 서로 반성하지만 
둘이 비슷해서 어른스럽게 늙긴 글렀어요  
행복하게 삽시다


댓글 
저도 남편이랑 초등학생 6학년 같은 반이었어요  
그땐 하나도 안 친했는데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초등 졸업 후 쭉 모르고 지내다가 
대학 졸업 후에 만났는데 계속 
10분 거리에 살았더라고요  

아마 버스에서 한두 번쯤 
모른 채 지나쳤을 것 같아요  

졸업하고 나서 보니까 알고 보지 않으면 
못 알아볼 정도로 바뀌었더라고요  

하얗고 야리야리하던 녀석이 
여드름 자국 나고 눈썹도 엄청 짙어져서요  
남편이 친구라서 편한 건 좋지만 또 너무 
친구 같아서 설렘이 없는 게 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