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여자, 의사 예랑 결혼 혼수랑 집까지 해오라고? - 네이트판 톡톡 레전드 SULL
안녕하세요 빠른 26,
주변은 27로 아는 어린 예신입니다
울 예랑은 레지던트 과정에 있는
서른 살입니다 2남 중 맏이고, 군대는
면제라서 안 갔다 왔고요
저희는 4년 전에 각자의 친구들과
갔던 휴가지에서 우연히 만났다가 휴가가
끝나고 서울서 또 우연히 마주쳐서 연애를
시작해 지금까지 만나온 커플입니다
연애 기간은 긴 편이지만 제가 반 년
어학연수를 갔다 오고 그 다음엔 취직 준비
+ 학점 관리하느라 바빴고요
아 이제 알콩달콩 딱 붙어다니겠구나 싶으니
남자친구가 인턴 + 레지던트라 정말 하루에
한 시간 자기도 빡빡해졌더라고요
둘 다 이르다면 정말 이른 나이인데도
결혼 서두르는 이유 중 이게 제일 커요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고 오빠도 제가
바빴던 걸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니까 하루라도
빨리 결혼하자고 하더라고요
양쪽 집안 다 연애도 예쁘게 봐 주셨고
결혼한다니까 굉장히 반기시는 상황입니다
다만 저희 엄마가 제가 너무 이른 나이인데다
신랑이 군 미필이라고 좀 마뜩잖아 하셨는데
제가 가서 잘하겠다고 무마한 상태고요
처음 결혼 준비할 때만 해도 이런 얘기가
오갈 줄은 미처 몰랐어서 마냥 행복했는데 어휴
사건(?이라는 말이 적합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은 며칠 전 예랑네 예비 도련님과
예비 시어머니와 함께 밥을 먹다가 일어났어요
어머님이 맛있는 한정식집이 있더라고
영(도련님 성함이세요)랑 밥 한 끼 하자고
하셔서 나갔어요 밥 먹는동안 어머님이
서로 양보하고 살아라, 예쁘게 살아라,
좋은 얘기해주시고
저도 기쁜 마음으로 네네 하고 들었고요
밥 다 먹고 커피 한 잔씩 마시는데 갑자기
대학생인 예비 도련님이 근데 집이랑 혼수랑
다 누님이 해오시는 거죠? 하더라고요
저 커피가 목에 턱 걸리는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 당황해서 네? 했더니
아니, 저희 형이 의사인데 친구들이랑 얘기하다가도
그렇고 인터넷 봐도 그렇고 누님이 하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누님 좀 힘드시겠네요!
하더라고요 아
예비 시어머니가 예비 도련님 허벅지를
철썩 때리시면서 넌 낄 데 안 낄 데도 모르냐고
한 소리 하시긴 하셨는데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면박주지 않으시더라고요
순간 진짜 내가 집이랑 혼수랑
다 해야 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저희 엄마가
아시면 이 결혼 엎으라고 펄펄 뛰실 것 같아서
우선 예랑이랑 전화로 얘기해봤고
예랑이 어머님께 여쭤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저께 예랑한테 그 일로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이랑 얘기해봤는데 어머님도 꼭
그래야 한다! 이런 아니시지만 원래
그런 거 아니니? ㅁㅁ(제 이름이에요)한테
압박 줄 생각도 없고 너희 둘이 합의봐야
할 문제지만 너 주변만 봐도 여자 쪽에서
병원 개업까지 해주는 집 많을 거다
그런 건 바라지도 않는데 ㅁㅁ네 집안도
넉넉하고 ㅁㅁ도 직업 좋고 한데 그렇게 빼는 거
난 좀 그렇다 하다못해 어린 영(예비 도련님)도
원래 그래야 하는거 아니냐고
할 정도인데라고 하셨더라고요
예랑은 절대 부담 가지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둘이 합해서 집을 사건 전세를
들어가건 괜찮다고, 자기가 당장 보탤 수 있는
결혼자금 8천 정도 있고 더 필요하면 적금을 깨던가
대출을 받던가 부모님께 조금씩만 손
벌리던가 하자고 하더라고요
전 지금 특수언어 쪽을 전공해서
무역 계통에서 일하고 있어요 틈틈이 하는
통번역 아르바이트와 세후 연봉 합치면
순수익으로 연 4500 정도 벌어요
저희 아버지도 무역 계통에서 일하시고
강남에 있는 31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요
지금까지는 돈 생기는대로 또박또박 절반
좀 넘게?는 일반 적금, 1/4은 중학교 때부터
부어온 주택청약, 나머지는 보험금과 핸드폰비,
적립형 펀드에 부었어요
그 이외 생활비 등등은 엄마 아빠께
용돈 타 썼네요 제가 부모님께 타 쓴 돈이
연 팔백만 원? 구백만 원 정도 될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가 들어주신
적금이랑 합하면 지금 결혼 자금으로 유용할
수 있는 돈이 적금 9천만 원 + 주택청약 4천만원
정도 되네요 사실 결혼할 때는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제 힘으로 하되
그동안 주신 용돈 / 생활비 조로 엄마께
3500 정도 드리고 결혼하고 싶었거든요
친구랑 얘기해보니 의사 남편 맞는데
너도 참 맹하다고 퉁박주며서 그럼 적금이랑
청약이랑 탈탈 털어서 네가 집 마련하고 엄마께는
서른 되기 전에 사천만 원 채워서 드리되
예비 시어머니껜 말씀드리지 말고
예랑이 혼수와 결혼비용을 내라고 하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건 예비 시모가
아시면 평생 딴지 거실 건더기인 것 같은 데다
저희 엄마도 결혼할 때 제가 엄마께 좀 드릴 걸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입 싹 닦는 꼴 될 듯해서
아 넘넘 고민입니다
베플
근데 저는 해가는 것도 해가는 건데
시동생 자리에 있다는 생귀가 쪼개가며
깐죽거렸다는게 더 거슬리는데요?
저거 하나만 봐도 대충
예비 시댁 가풍 견적 나오지 않나요?
베플
저렇게 대놓고 바라고 있으면 돈 있어도
해주기 싫겠다 난 그렇다 어린 게 당돌하게
묻는 동생 색기도 재수 없고 엄마란 년도 재수 없고
거기서 알아서 하라는 남자친구 색기도 땡이네
돈을 얼마나 벌어오려고 저러는지
베플
아래 댓글들 좀 한심해 보이는 건 왜지?
여자도 못 사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일 있고
연봉도 괜찮은데 남자가 의사라고 무조건적으로
갖다 바쳐야 하나?
여자가 뭐 이건 돈까지 주고 팔려가는 것도
아니고 돈도 돈이지만 둘이 사랑해서
하는 게 결혼 아닌가?
집이며 가구며 몇십억 처발라봐야
10년 뒤엔 폐물 될게 뻔한데 미친 것도 아니고
사짜 직업에만 더럽게 한국적인 이 관습은 이제
좀 헌신짝처럼 패대기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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