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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아내가 식이장애, 거식증인 거 같아요 - 네이트 판 레전드 부부 고민 썰

아내가 식이장애, 거식증인 거 같아요 - 네이트 판 레전드 부부 고민 썰





아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에 글 올립니다 
악플은 삼가주세요 

저희는 결혼 1년이 조금 안된 신혼부부입니다  
와이프는 올해 28살이고 저는 32살입니다  

연애를 4년 정도 했는데 쭉 장거리 연애였던지라 
2~3주에 한 번꼴로 데이트를 할 수 있었고, 
그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참고로 와이프는 174cm에 
55~55반 정도 입는 편으로 말랐습니다  
일단 먹는 양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평일엔 서로 출근을 하고 퇴근해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대화 나누다가 같이
책 읽거나 뉴스 보고 둘 다 다큐를 좋아해서 
한두 편 보다가 잠드는 편입니다 저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자고요  
  
처음 목격한 건 일이 바빠서 토요일 
출근했다가 오후에 잠깐 집에 들렀는데, 
아내는 자고 있었고 거실에는 
먹은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미 XX 피자에서 피자, 파스타, 홈샐러드 
먹은 것 같았는데 남은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싱크대에는 찜닭 포장 용기 있었고요
(달 뼈로 찜닭 추정) 

라면 끓여 먹은 냄비도 가스레인지 위에 
있었고요 아내가 청소를 정말 열심히 
하기 때문에 평소에 이렇게 먹은 걸 
늘어놓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침실 문 여니 화장대위에 예감이랑 
빼빼로 먹다 남은 거, 새우깡 빈 봉지 있었습니다  
아내가 일어나면 절 보고 놀랄까 봐 
정말 서류만 가지고 살짝 나왔습니다  

그러고서 1시간 30분쯤 뒤에 퇴근을 했고 
퇴근해서 집에 가서 같이 저녁 먹었습니다  

맥주 한잔할까? 했더니 좋다고 
웃길래 집 앞 호프집에 가서 모둠꼬치에 
생맥주 2잔 정도씩 먹고 들어와서 
샤워하고 전잤습니다  
  
그 뒤로 분리수거할 때나 
쓰레기통 비울 때 유심히 보게 됩니다  
보통 분리수거는 아내가 정리해 놓은 걸 
제가 출근길에 아침에 내놓고 가는데 

상자는 아내가 잘 포개서 한 박스에 
정리해 놓기 때문에 꺼내서 내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분리수거하러나가서
(일주일에 한번 아파트 분리수거입니다 ) 
상자를 열면 제가 모르는 치킨 상자, 
피자 상자, 족발 포장 용기 이런 게 엄청 나옵니다 

비닐봉지 지도 꺼내서 보면 
과자봉지가 정말 엄청납니다  
  
  
  
그렇게 두어 달 정도 지나고 
아내에게 저녁에 외식하자며 불러냈습니다 
(아내가 퇴근시간이 저보다 빠릅니다 ) 

패밀리레스토랑 가서 
저녁 먹으며 아내한테 물었습니다  
나랑 식사할 때 불편하냐고 그랬더니 
와이프는 절대로 아니라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묻길래 전에 집에 잠깐 들렀을 때 
본 거하며 분리수거 때 본 걸 얘기했습니다  

아내가 잠깐 말이 없더니 설명을 해줬습니다  
  
  
  
어려서부터 장인어른께서 여자는 무조건 
늘씬해야 된다는 얘기를 입에 달고 사셨고, 

집에서든 외가 쪽이든 친가 쪽이든 
밥을 먹으려 하면 항상 와이프 밥공기의 
밥을 반 정도 덜어내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작게 퍼슨 많이 퍼슨 무조건 
반 공기는 장인어른께서 덜어내셨던 거죠  

간식거리 먹는 걸 못 봐하셨고 치킨,족발 
같은 것도 시키면 항상 한두 조각 정도밖에 
못 먹었다고 합니다  

라면은 무조건 반개, 계란도 못 넣어 먹었고요  

이 부분은 저도 대충은 알 것 같았습니다 
처갓집에 가면 항상 장인어른께서는 아내에게 
"살은 좀 빠졌냐"라고 질문하셨고 
아내는 웃으면서 "그대로에요" 라고 대답하는데, 
그때는 그냥 흘려 들어서 잘 몰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말들이 다 압박 같은 거였습니다  
  
그렇게 아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중고등학교, 대학생활을 집에서 하면서 
아내의 머릿속에는 
"아빠가 없을 때 무조건 많이 먹어두자" 
라는 생각이 자리 잡았고 그게 어느덧 
'사람이 없을 때'로 바뀐 겁니다 

러니 식구들이 모두 와서 저녁을 
먹기 전에 아내는 식구들이 오기 전에 집에서 
밥을 미리 많이 먹어두는 겁니다 

장인어른이 휴가나 일이 있어서 아내보다 
먼저 귀가하시는 날에는 떡볶이나 순대 튀김 등등을 
사다가 아파트 층계 계단에서 허겁지겁 
먹고 들어간 적도 있다네요  
  
문제는 많이 먹기만 하면 상관없습니다  
먹은 걸 다시 게워낸다고 합니다 좀 더 먹고 싶고, 
아니 좀 더 많이 먹어둬야 할 것 같아서 먹고 나면 
게워내고 또 먹고 게워내고 또 먹고 그게 
이젠 습관이 돼버린 겁니다  
  
너무 안쓰럽습니다  옆에서 조절해주며 
같이 힘이 되고 싶은데 제가 만약 먹는 걸 
제어하게 되면 다시 장인어른의 반복이 될까 

걱정스러워 그냥 
아무 말도 못하고 모른 척 넘어갑니다 
그 얘기를 들은 뒤로는 분리수거할 때도 
그냥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혹시나 제가 와이프보다 일찍 들어가면 
또 먹는 게 부담스러울까 봐 일부러 늦게 
들어갈 때도 있습니다 

저랑 같이 저녁 먹을땐 아무리 많이 먹으라고
해도 멋적게 웃고 넘기고 적게 먹으니까 
차라리 저 없을 때 배불리 먹어두라는 
생각에서였는데 그것마저도 먹고 다 게워냈을걸 
생각하면 또 안쓰럽고 걱정되고 안타깝고  
  
다른 사람과 먹을 땐 많이
못 먹겠답니다 죄짓는 기분이랍니다  
  
병원에 가자고 하면 상처받을까 봐 
넌지시 병원 얘기를 꺼내기만 했는데 
아내 눈이 그렁그렁 해지길래 그냥 당신이 
힘들어 보여서 그렇다고 하고 넘겼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아내가 상처받지 않는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베플 
굉장히 심각한데요 
거식증 같아요 식이장애라고 하죠  
아주 예전에 다큐로 봤었는데, 치료원이 
있더라고요 치료받으셔야 해요  

대부분 여자들이 자신만의 기준이 있고 
마른 몸을 원하죠 그리고 아내분 마음, 
행동이 이해가 가요

근데 지금은 집착 수준인 거 같아요 
제 동생이었으면 등짝을 후려쳐서라도 
병원에 끌고 가죠  

거식증, 식이장애를 그대로 두다 
더 나빠진다면, 최악인 경우 죽을 수도 
있는 거 아시죠? 

진지하게 얘기하시고 너무 많이 
심각하지 않을 때 치료받으세요  




베플 
그거 병입니다 상담을 
받아보시고 약물 복용도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토하고 하다 나중에 
못 먹는 사람들도 있고요  

자꾸 토해서 목에도 위에도
 치아에도 엄청 좋지 않아요  
  
외국에서는 이런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도 
시킵니다 심각한 건데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혼자 스트레스받고 아파하지 말고, 
고칠 수 있다니 한번 해보자 하고 안아주세요  



베플 
이글 읽는데 그냥 눈물 나 ㅠㅠ 
아내도 안쓰럽고 남편님이 그냥 
고맙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