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더 시댁살이 했다는 시어머니와 방관자 남편 - 네이트판 레전드 시댁 스트레스 썰
안녕하세요 결혼 2년 차,
임신 7개월 차 주부입니다.
오늘 시어머니랑 참다 참다 대판하고
집을 나와 지금 친정에서 글을 쓰고 있어요.
눈물만 나오고 화만 나고 잠은
오지 않아서 푸념처럼 글을 써내려가볼까 합니다.
다소 긴 글이 될 거 같아요.
저는 처음 결혼생활 시작을
시댁에 들어와서 했어요.
결혼하고 1년 후에 세입자가 나갈 거라고
그때까지만 시댁에서 지내라고 하셨거든요.
그리고 결혼 전에 봤던 시어머니는 말도
잘 통하고 다정하신 분이라 같이 살아도
괜찮을 거 같았어요.
저희가 생활비를 드리겠다고도 했는데
너네 돈 모으라고 생활비도 받지 않으셔서
정말 감사했죠.
근데 살다 보니 '시'어머니도
어쩔 수 없는 '시'더라고요.
처음엔 시어머니 본인이 시집살이를
너무 호되게 당하셔서 제게는 그런 거
절대 할 생각이 없다고 하셨어요.
근데 점점 시집살이 아닌 시집살이를 시키시네요.
지금 시댁 사정으로 시부모님은
다른 지역에 계시고 저희 부부랑 결혼 안한
도련님 셋이 살고 있거든요.
처음엔 시동생하고도 사이가 좋았고
워낙 살가운 성격에 제게 잘해주기도 해서
저도 제 나름 밥도 잘 챙겨주고 저희 부부 꺼
집안일할 때같이 해주곤 했어요.
(복층 집이라 생활 공간이 서로 달라요)
근데 호의가 점점 당연시되더니 몇 번
안 하면 바로 시어머니 잔소리가
되어 돌아오더라고요.
가뜩이나 저 임신까지 했는데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는 거까지 하라
그러시고 시동생은 이제 자기가 먹은 거
쓰레기 정리도 안 하고 냄새나는 그릇들
설거지도 안 하고 쌓아놔요.
빨래도 그냥 휙휙 벗어던져놓고.
누구더러 치우라는 건지 보고 있으면
제가 무슨 그 집 식모가 된 기분이에요.
게다가 시동생이 엄청 골초인데
꼭 저희 방 창문 쪽에서 담배를 피워서
방에 담배 냄새가 다 들어오고 시동생이
지나간 길은 담배 냄새가 다 퍼져서
미쳐버릴 거 같아요.
아무리 꼴초라도 임산부 앞에선 조심하지 않나요?
이젠 밖에서 제가 옆에 있건 없건
지가 피고 싶을 때 아무 데서나 막 펴요.
그러니 제가 시동생한테 좋은 마음이
남을 리가 있나요. 그쪽에서도 절
배려해주지 않는데요.
전 저희 아빠도,신랑도 담배 안 피우고
원래부터 담배 냄새 혐오하던 사람이라
점점 시동생하고 같이 사는 게 버거워졌어요.
그러다 오늘 시어머니가 오랜만에
집에 오셨는데 보자마자 제가 괘씸해서
일부러 안 빨고 내버려 둔
(시동생이 벗어둔 채 그대로 쌓인)
빨래를 보더니 저 빨래 좀 돌리라고.
제거, 신랑 꺼 하나도 없는 빨래를 제가 왜?
시동생은 자취 경험도 있어서 살림 못하지도 않아요.
그거부터 시작해서 음식물 쓰레기
모아두지 말아라, 너네끼리 밥 먹지 말고
시동생 좀 챙겨라 등등 늘 하던 잔소리를
늘어놓으셨어요.
저 잔소리 듣기 싫어서 음식물 생기는
족족 신랑 시켜 바로바로 내다 버리고
밥은 시동생이 먹고 싶을 때 먹게끔 반찬이랑
다 해놓는데 자기가 안 먹는 거거든요.
그리고 저희 신랑이랑 밥 먹는 시간대도 달라요.
출퇴근 시간이 달라서. 제가
굳이 시동생 밥상까지 차려줘야 하나요?
시동생 스물일곱이고 돈도 벌어요.
어린애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참다 참다 너무 듣기 싫어서
방에 틀어박혀있었어요.
그랬더니 나오라고 하더니
기분 나쁜 거 있으면 말하래요.
말한다고 이해해준다거나 달라질 것도
없을 거 같아서 기분 나쁜 거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끈질기게 얘기를 해보래요.
그래서 위에 일들을 하나하나
얘기하고 있었어요.
근데 다 말도 안 한데 고작 그게 힘드냐며
본인 시집살이가 얼마나 고됐는지
얘기하시면서 저더러 정말 서운하답니다.
얘기하래서 얘기했는데 다 듣지도 않고
고작 이 정도에 서운하시다니 저도
더 할 말이 없었어요.
지금 때가 어느 땐데 시아버지 똥 묻은 팬티
손빨래하던 얘기를 하시는 건지
본인이 그렇게 사셨다고 저도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건가 싶고 옆에서 신랑은
누구 편도 안 들고 가만히 있었고요.
그러고 시어머니는 끝까지 저한테
서운하다고만 말하고 휭하니 나가버리셨어요.
아 신랑 보고 대출받아서
집 나가라는 말과 함께
시어머니한텐 저희 신랑보다
시동생이 더 아픈 손가락인가 봐요.
저희 신랑은 매사에 좀 무던해요.
불평불만 말 안 하고 딱히 제 편에 서서
시어머니한테 변호도 안 해주고 그렇다고
저한테 대리 효도를 강요하는 것도 아닌.
한마디로 그냥 방관자.
반면에 시동생은 좀 파란만장해요.
성격도 예민하고 자기 할 말 다해요.
그래서 시어머니는 들들 볶여도 결국 원하는 거
다 들어주고는 저한테 시동생 때문에
힘들다고 하소연해요.
본인도 힘들어하는 시동생을 왜 저한테
뒤치다꺼리를 시키는지 이해가 안 돼요.
본인 자식이 소중하면 남의 자식도 소중한 거 아닌가요?
저도 저희 집에선 손빨래 한번
안 하고 살았던 귀한 외동딸이에요.
아직도 저희 아빠는 저만 보면 녹아요.
그런 제가 임신까지 해서
더더욱 공주 대접받고 있어요.
근데 시부모님은 본인 아들자식
임신한 건데도 뭐 기뻐하는 내색도 없고
저 고생 못 시켜 안달 난 사람들 같아요.
애초에 결혼 전에 분가시켜준다고
약속했던 대로 했으면 내가 안 떠맡아도 될 일과,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았을 텐데 이제 와서 본인 기분
상하신다고 대출받아서 나가라는 게 어이가 없어요.
그냥 집이나 경제력을 무기 삼아
협박하는 걸로 밖에 안 느껴져요.
본인 생각과 다르면 태클 걸고 질타하시던 분이니까요.
암튼 시어머니가 나가시고 신랑한테
왜 가만히 있냐니까 저보고 안 해도
될 말해서 긁어 부스럼 만들었답니다.ㅋㅋ
그 말 듣고 역시 넌 내 편이 아니구나 싶고
너 같은 놈은 내 아이 아빠 될 자격이 없다
싶어서 그길로 저도 짐 싸 들고 친정으로 왔어요.
짐 싸서 나가는 그 순간에도 신랑은
말 한마디 없고 여태 연락 한 통 없어요.
이제 그 집구석에 내 편도 없고
아쉬울 것도 미련도 없어요. 임신 기간 동안
신랑하고 바닥까지 싸워도 아기 때문에 참고
넘어갔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런 남편, 그런 아빠랑 '너 때문에 참고'
살았다는 건 아이한테도 상처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저희 아기 딸이라고 기뻐하지도 않는
시아버지를 비롯 시댁 어른들 또한 저희가
이혼한다고 저나 저희 아기한테 미련 없을 거 같네요.
그냥 신랑은 대출받을 필요 없이
골초 동생이랑 둘이 집안 개판 만들어가면서
라면에 배달음식, 편의점 도시락이나 먹으면서
잘 살겠죠 알아서. 애초에 제가 없어도
무던하게 잘 살 사람이니
저 이혼 생각 잘한 거겠죠?
악담은 안 보고 싶네요. 지금 이 글 쓰는 순간도
뱃속에서 활발하게 태동하는 아기한테 너무 미안하네요..
+추가
후기는 아니고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셔서 추가 글 남깁니다.
제게 위로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읽고도 많이 울었어요.
물론 제게 충고해주신 분들 댓글도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제가 다 잘했다고 시댁 까 달라고
이런 글을 쓴 건 아니에요.
악플이 아예 없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더러 아비 없는
호.로. 자식이라는 말은 정말 상처네요.
제게 쓴소리하시는 건 괜찮지만
아기한테 악담은 하지 말아 주세요.
일단 제가 하고 싶은 얘긴 제가 집안일
자체가 하기 싫다, 힘들다는 건 아닙니다.
원래 하던 일인 걸요.
시어머니랑 같이 살 땐 딱히 제가
시동생 뒤치다꺼리할 일이 없어서 지낼만했습니다.
시부모님이 다른 지역으로 가시고
난 이후부터 제가 떠맡게 된 건데 처음엔
그냥 저희 꺼 하는 김에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같이 했습니다.
시어머니도 제게 고맙다고 하셨었고요.
근데 점점 고마움보다 당연시하며
파출부 부리는듯한 태도에 질려버린 겁니다.
그리고 시동생한테도 얘기 안 해본 것도 아니에요.
임신 초기에 신랑이 얘기해줘서
시동생도 곧잘 뒷정리도 해놓고 설거지도
해놨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대로더라고요.
백날 말해봤자 소용이 없었어요.
흡연 문제도 시어머니까지 담배 끊으라고
했었는데 자기 엄마 말도 안 듣는 걸
제가 말한다고 들을까요..
그리고 집 문제 또한 제가 무턱대고
바라기만 한건 아니에요.
시부모님이 먼저 결혼 전에 저희 부모님께도
1년 후에 갖고 계시는 다세대주택에 세입자가
나가고 나서 바로 들어가서 살면 된다고
못 박아주셔서 저희 부모님도 섭섭지 않게
시댁에 예단 챙겨드렸고요.
저나 저희 부모님 다 결혼 전 시어머니
보고는 같이 살아도 고생은 안 하겠다 싶었고
잘해주셔서 크게 걱정 안 했던 겁니다.
근데 막상 같이 살다 보니 부딪히게 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싶었고 1년만 참고 살자
싶어 버텨왔던 겁니다.
근데 계속 말이 바뀌시고 여태 제가
그 집에서 지내온 걸 생각하니 그냥 처음에
한사코 안 받으시겠다고 한 생활비 겸 월세나
억지로라도 드릴 걸 그랬구나 후회되네요.
신랑은 아직도 연락이 없고 많이
원망스럽고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오랜
연애 끝에 사랑해서 결혼한 남자고
사랑해서 아기도 함께 만든 건데.
지금 마음 같아선 꼴보기도 싫고
그냥 당장 이혼해버리고 싶지만
일단은 친정에서 마음 좀 추스르고
생각을 더 많이 해봐야 할거 같아요.
그리고 신랑이나 시부모가 먼저 숙이고
들어올 거라는 기대 안 합니다. 미련 없어요.
신랑도 지금 머리 터지게 생각 중이겠지만
서로의 결론이 끝을 내는 거라면 미련 없이
이혼할 생각입니다.
애초에 신랑이 아기 때문에 아쉬워할 거면
제가 나가는데도 이렇게 그냥
내버려 두진 않았겠죠.
아 그리고 자작이라고 하시는 분들.
추가 글 읽으시고 의심이 좀 풀리셨는지요.
시어머니의 결혼 전에 뵈었던 단면적인
모습과 같이 살며 눈에 보이는 모습들이
다르다는 건 저도 속상하네요.
아무리 하릴없는 전업주부라도
아기까지 팔면서 이런 글 자작 안 합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글 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베플
임신 중이니 이혼 못하겠지 하고
저 지랄로 막 대하는 듯 저런 아빠나 할미는
차라리 없는 게 낫죠.
이혼하시고 아기랑 행복하세요
베플
남의 새끼 둘 키우느라 그간 고생하셨네요
베플
나갈 때도 아무 말 없고 연락 없는
남편이라니 뱃속의 애는 무슨 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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