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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신혼이지만 서로가 사랑하지 않습니다 - 다음 미즈넷 부부토크






신혼이지만 서로가 사랑하지 않습니다 - 다음 미즈넷 부부토크

결혼 2년 차 30대 중 아기 없고 
저 혼자 외벌이합니다 별거 아닌 일로 
싸웠는데요 와이프가 헤어지자고 
  
그때는 그냥 다독이고 말았는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억울하더라고요 

내가 돈 벌어 같이 사는 것도 억울하고 
결혼할 땐 같이 벌었지만 일을 힘들어해서 
그만두라고 해서 지금은 그만두고 
집안일만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집안일을 정말 도맡아 하는 
것도 아니고 전 평일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들어오고 토요일 일요일은 쉬는데 

주말에 같이 집 안 청소며 밀린 빨래며 
자질구레한 일들 같이 하거든요 

집에서 부모님이랑 살 땐 해보지도 
않았던걸 내가 왜 이래야 하는지 

밤늦게 라면 끓어달라면 아무 
잔소리 없이 계란 넣고 파 넣고 즐겁게 끓여주는 
어머니한테는 용돈 한번 준 적 없는데 

내 모든 월급 다 주고 사는 와이프는
대체 왜 내가 눈치 보고 살아야 하는지 
  
관계도 내가 원해도 응하지 않을 때도 많고 
혼자 힘쓰다 내가 10대도 아니고 멀쩡한 
마누라 두고 왜 이러는지 자괴감도 들고 

차라리 총각이면 오히려 더 즐겁게 살지 않았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가니까 며칠 전 
와이프가 한 말대로 헤어지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서 말했습니다 
  
네 말대로 헤어지자고 네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으니까 위자료는 네가 주면 되고 
울 집 다 정리해서 결혼할 때 
부담한 만큼 비율로 나눠갖자고 울더라고요 
  
그 모습 보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이렇게 마음이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너무 아파서 죽는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너무 애틋하고 불쌍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눈에서 눈물이 펑펑 나는데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거 처음 느꼈습니다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충분하지 않을 거라는 거 평생 상처를 안고 
갈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와이프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와이프도 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알았고요 
서로 정 의리 연민 머 그런 거겠죠 
  
와이프는 노력하자고 하지만 
사랑이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와이프는 말합니다 
자기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서 내가 상처를 
많이 받은 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그런 거 
같기도 합니다만 그게 다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평범한 신혼의 투닥거림은 
아닌 거 같은데 우리 잘 살 수 있을까요? 
  
어머니에게 용돈 한 푼 준적 없는 건 
부모님이 굉장히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용돈 줄 필요가 없는 분들이죠 
  
저도 부모님만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평균보다는 많이 법니다 

한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만큼 그래서 
힘들어하는 와이프 일 그만두게 한 거고요 
와이프 집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금전 문제는 갈등의 원인이 아닙니다 
마음이 문제죠 
  
와이프가 엄마처럼 될 수 없는거 압니다 
마찬가지로 남편이 아빠처럼 될 수 없다는것도 
와이프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베플 
이혼하세요 
괜히 죄 없는 부인 괴롭히지 말고 
평생 엄마랑 살아요 

그리고, 위자료는 무슨 위자료 
남자들 머릿속엔 돈밖에 없네 
사랑 믿고 결혼하는 여자들이 등신이지 

베플 
다른 사람 만나면 별날 것 같은가요? 
사랑하니까 가족이 아니라 가족이니까 
사랑하는 겁니다 

지금 정도의 갈등은 대화로 충분해 보이네요 
저는 남자이고 결혼 10년 차입니다 
인생 멀리 보세요 

베플 
아뇨 잘못 사는 겁니다 
지금 또 화해모드로 들어가다가 또 
그런 일 벌어질 거고, 결혼은 연민으로 
이어지는 게 아닙니다 자식도 생길 거고 
그러면 더 심해질 겁니다 

그땐 이미 후회해도 늦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