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 행복하신가요? - 네이트판 레전드 육아질문
결혼 9개월 차 부부입니다.
제목 그대로예요.
저희 부부도 올해 말, 내년 초부터
2세 계획을 잡을 생각이에요.
근데 너무 두려워서요.
제가 친구들 중 결혼을 빨리한 것도
늦게 한 것도 아닌 어중간한 32살에
결혼했는데 친구들이 그러더라고요.
너무 힘들다며 진짜 못 키우겠다고
옆집에 그냥 두고 나올까 생각까지
했었다면서요...
얼마나 힘들길래?
실제로 전 못 키워봤으니까요.
잠 못 자는 건 예 사고 기어 다니고
걸어 다닐 때는 한시라도 눈 못 떼고
화장실도 못 가고 정말 나도 이렇게 컸을까.
생각 들고 막상 제가 낳으려니
걱정걱정 이런 걱정 또 없네요...
낳을 때 그 진통은 어떻게 견디며,
낳고 나서 그 힘듦은 어떻게 견딜까 싶어요.
그래서 요즘 맨날 꾸는 꿈이
출산하는 꿈, 진통하는 꿈만 꾸네요.
사실 전 동물을 무지 좋아해요.
아빠랑 같이 유기 동물보호 센터
차리는 게 꿈이에요.
갓난아기 때부터 좋아했다 하더라고요.
저랑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보냈던
멍멍이 두 녀석 하늘에 별이 되고
길고양이 새끼 데리고 와서 분유
먹이며 키운 애들이 벌써 5살이 됐어요.
4시간마다 4마리 분유 타주고 묽게 타면
설사하고 진하게 타면 변비 오고
분유 먹일 때마다 배변 유도해줘야 하고
새끼들은 알아서 배변을 못하기 때문에
어미가 핥아줘야 되는데 어미가 없으니
사람인 제가 그렇게 키웠었어요.
일주일 동안 대변을 못 봐서 들고
병원에 냅다 뛰어가고 갑자기 구토를
너무 많이 해서 또 들고 응급실에 뛰어가고
제가 쓸데없는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주변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동물 새끼도 키우는데
네 새끼 하나 못 키울 거 같냐고
동물 새끼 키우는 거나 사람 새끼
키우는 거나 다른 거 없다고
동물 새끼도 물고 빨고 하면서 네가
낳은 새끼는 얼마나 이쁜 줄 아냐면서
그 기쁨 한 번은 느껴봐야 되지 않겠냐고
그러다 둘째도 낳는 게 사람이더라 하면서요
정말 힘들대요.
애 키우는게 정말 힘들대요.
근데 키우다 보면 또 그렇게
이쁠 수가 없대요.
아직 안 낫아봐서 도저히 모르겠어요ㅠㅠ
베플
동물을 키우는 것과 사람을
키우는 것은 천지차이에요.
10개월 아기 양가 도움 1도 없이
조리원 2주, 출퇴근 도우미 2주 후
지금껏 계속 독박 육아였는데요,
출산할 때 말도 안 되는 미친 고통도
너무 힘들었고 출산 후에도 한 7-8개월까지는
거의 매일이 지옥이었던 거 같아요.
저도 낳기 전에는 몰랐어요.
육아하느라 몸은 골병들고 살쪄도
운동 갈 시간도 없고 그냥 지쳐서
침대에 눕자마자 딥 슬립인데 그마저도
제대로 잘 수 없더라고요.
애가 계속 깨니까요.
아기를 위해서 내 인생은 없어져도
되겠다는 결심이 설 때만 낳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게 해야 되고요.
대충 시뮬레이션 해보고 싶으시면요,
한두 달 매일 밤새 우거나 1-2시간만 자면서
낮에 일상생활해보세요.
아무도 만나지 마시고요. 사람 진짜 미쳐가요.
외출도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나고 대화 상대는
남편이랑 마트 직원들뿐이고 몸은 망가지는 등
여자로서 꾸미고 화장하는 건 사치고
화장실에서 볼일도 제대로 못 보고 씻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해요.
빵이나 과자 몇 개 대충 씹어서 허기만 달래고요.
애가 미친 듯이 울어대니까요.
아기는 예쁘고 때로 기쁘기도 하지만.
전 솔직히 아기가 제 인생과 맞바꿀만한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또 저랑 신랑은 출산 전까진 거의 안 싸웠어요.
근데 아기 낳고 둘 다 힘드니 사이에 점점
가기 시작하더라고요.
아기가 좀 크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게 현실이네요
베플
임신. 출산보다 힘든 게 육아죠.
첫애 땐 몰라서 마냥 힘들게 키우고
둘째는 뭐 좀 안다고 쉽게 키우네요ㅎ
행복이오? 자식한테서 얻는 행복만큼
큰 건 없을걸요ㅎ 가끔 화도 나고 힘도 들지만
웃는 얼굴 웃음소리에 같이 웃어요.
모성애는 임신한 순간 뿅 하고
생겨나지 않아요.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크는 게 모성애 아닐까 생각해요.
벌써부터 겁먹지 마세요^^
베플
저도 같은 고민 중.. 동물은 말대꾸는 안 해요
적어도 내가 케어가 가능하죠
근데 빽빽거리고 우는 애들 보면 내 새끼라도
못 참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내가 뉴스에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주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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