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남편의 뒷모습이 처량하다 - 미즈넷 미즈토크 에세이
나이 서른에 회사를
그만두게 될 줄은 몰랐다.
사내 결혼 후 바로 권고사직을
제안하는 팀장님. 그렇게 서른이라는
한창 일해야 할 나이에 백수가 되었다.
1년간 많은 면접을 보았다.
가는 곳마다 묻는 것이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
이다. 계획이 없다고 하니,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다들 그렇게 말해요." 란다.
면접이 끝나고 근처 공원에서 정말
많이 울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이 정답일까? 불임수술을 했습니다.
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아이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라고 해야 하나.
남편에게 면접이 잘 안되었다고
말하기도 힘들었다. 남편 혼자서 2인분의
몫을 벌어내야 한다는 것이니까.
요즘같이 살기 힘든 세상에서
그 짐을 주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
얼마 전 남편과 내 절친 이야기를
하며 부러워했었다. 부모님 든든하고
좋은 회사 다니는 친구의 이야기.
부모님이 지원해주신 회사에 입사하여
해주신 집에서 아이 낳고 육아휴직 1여 년하고,
복직한다고 친정 부모님께서 근처로
이사 오셔서 양육을 도와주신다는 이야기.
부럽다고 둘이 낄낄거리면서
우린 건강한 몸뚱이로 열심히 살자며
콜라 두 잔을 건배했다.
부러운 걸 부럽다고 말하는것도 용기라면서,
부럽지만 질투하진 않아. 난 그 친구를
사랑하니까!!!라며 둘이 얼마나 웃어댔는지 모른다.
로또가 되면 그 돈 모두 날 주겠다고 하며,
그 대신 맥북 하나만 사주라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또 짠하다.
어떤 남자들은 돈 많은 부인 만나
부인이며 장인 장모께서 결혼할 때 차도 사주고
몇천만 원짜리 명품시계도 사주고 그런다는데
내 눈에 다이아몬드 반지가 예뻐 보이는
것처럼, 남편 눈에도 좋은 시계가 예뻐 보일 테지.
어떤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어려움을
책상에 꺼내두고 "반드시 하나 가져가야
한다면 어느 것을 가져갈래?"라고 하면
자신의 어려움을 도로 가져간다고.
우리의 어려움이 이겨낼만
한 것임이라 믿고 웃어본다.
오늘도 해 안 뜬 첫새벽에 옷깃을 여미며
출근하는 남편 뒷모습을 보니 슬프다.
감기 기운이 있어 유독 못 일어나던
모습이 애잔하다. 현관문 열고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며 슬픈 표정 짓고 있는 걸
남편은 알까?
내가 손 흔드는 걸 보며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니
슬프다가도 웃음이 슬며시 난다.
남편 미안해요. 내가 빨리 돈 벌어서
좀 맘 편히 회사 다닐 수 있게 해줄게요.
내 벌이로 호강까지 시켜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원할 때
쉴 수 있게는 해줄게요.
짜증 나는 팀장이 더 보기 싫어질 때
그만 볼 수 있게 해줄게요.
오늘도 힘냅시다.
베플
사랑이란 이런 거겠지요.
상대방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지
않고 마음 아파할 줄 아는 것...
베플
행복이 돈일까요
재벌은 지위가 높은 자는 그 척도일까요
아닙니다 만족하는 정도가
어디에 있는지 그 정도에 따라 행복일 겁니다
내가 보기에 남편은 부인의 이른 마음만으로
천군만마를 얻은듯 행복할 겁니다
베플
"부부"란 서로가 힘들 때 기댈 수 있고,
한쪽이 버거우면 맞들어주고 그맘
남편 일하고 오시면 맘을 나누어 보세요
더욱더 파이팅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젊으시네요 오늘따라 비도 오고
님 남편이 부럽네요
(저 용기 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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