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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집안일 안해주는 능력자 남편 - 82쿡 자유게시판 돈잘버는 남편 토론

집안일 안해주는 능력자 남편 - 82쿡 자유게시판 돈잘버는 남편 토론



남편 쉰, 저 마흔다섯 아이는 
이제 초등 5학년인 단출한 집이에요  

저는 서른여덟 살까지 직장 다니다 그만두고 
집에 들어앉았고 남편은 승승장구, 
인정받는 사람이에요  

저는 야근에 치이는 직장을 다녔구 
남편은 불규칙적이기는 하지만 5일일하면 
이틀은 무조건 쉬어야 하는 큰 미국 회사에 다녀요 

해외출장도 아주 잦아요 
하지만 일 특성상 주 중에 낮에 집에 있다가 
새벽에 나가서 일하고 올 때도 많아요  

남편은 출장이 너무 잦아 아이가 
어렸을때부터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를 찾아오거나 
그런 일을 해준 적이 없어요 야근 많기로 유명한 
잡지사, 홍보대행사 같은데 다니면서 아이를 
밤 9시가지 어린이집에 맡겼는데 그리고 애 찾아오고 
나서 또 집에서 일하곤 하다가 결국 제가 
지쳐 일을 그만뒀어요 

그때 버텼던 사람들은 임원 되고 
다른 회사로 스카우트도 되었고 동종 회사를 
차린 사람도 있지만 저는 결국 그렇게 
커리어에서 밀려났지요  

남편이 (박봉에 시달렸던 제 기준으로는 )
돈을 잘 벌어서 제가 그나마 좀 수월하게 
전업주부가 되었는데  문제는 지금 돌이켜 보니 
한 번도 제가 하는 일을 도와준 적이 없어요  

이사도 내가 다 미련하게 박스 가져다 
짐 쌌고, 하다못해 전구가 망가져도 당연히 
제가 가는거고 아이 학교 등하교는 물론 요리, 
빨래, 청소, 장보기 등등해서 남편이 해준 적이 
정말 한 번도 없어요 

밖에서는 모르겠지만 저와 함께 이마트를 
간 적도 없고 제가 다 알아서 했지요  

제가 힘드니 도와달라고 하면 
남편은 너는 내가 하는 일을 도와줄 수 있어?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불평하지 않는데 
너는 왜 네가 하는 일을 불평하냐고 그러더군요 

정 힘들면 가사 도우미를 
쓰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반찬투정도 하지 않아요

그냥 있는 데로 먹는데 대신 먹을 것이 
없으면 짜증을 내죠 바로 피자를 시키기 
때문에 저는 제가 그래서 밥을 해야 해요  

제가 나가 도저히 남편이 버는 돈을 
벌어올 수도 없고 남편이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은채 나는 불평 없이 내일을 하는데 
너는 왜  일을 못하냐고 하면 맥이 빠지네요 

남편이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데도 
집안일 도와주는 남편이 있는 집이 
너무 부럽네요 

남편은 집에 식기세척기가 있는데 
거기에 접시 집어넣고 돌릴 줄을 몰라요  

남편이 저에게 집안이 어지럽다 
밥이 어떻다 말 한마디 없는 사람이고 그런데
정말 집에서는 소파에서 앉아서 TV 보다가 
식탁 가서 밥벅고 화장실 가서 씯은뒤 
방에 가서 자는 게 전부랍니다  

아이 축구 교실도 제가 데리고 다니고 
아이 배드민턴 친다 할 때다 제가 물론 다 데리고 
다니고 수영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남편은 
아이하고 X 박스 게임을 많이 해줘요 

돈 관리라는 말이 우습지만 남편이 
벌어오면 제가 다 알아서 공과금 내고 저축도 하고 
또 모이면 펀드도 사고 다 제가 알아서 
하고 있어요 그것도 네가 다 알아서 해라 이런 식이예요 

가끔 우리 돈 얼마나 있지? 이 정도 묻는 수준  
친정에 한 번도 전화를 넣은 적도 없고 
친정부모님이 오셔도 오셨어요 

인사하고는 소파에 앉아 멀뚱멀뚱 앉아있고요 
저희 시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어요 

댁 관련 일은 제가 남편 여동생 
(저희는 고모라고 불러요 그냥)
이랑 다 알아서 했고요  

남편 말대로 바닥은 로봇 청소기가 해주고,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해주고,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는데 왜 자꾸 도와달라 하냐 해서 

사실 최근 2-3년 새 남편에게 
뭘 해달라고 한 적은 없는데요 아래 퇴근길에 
마카롱 사오셨다는 남편분을 두신 분이 너무 부럽네요 

남편은 내 돈 다 네가 갖고 있지 않냐, 
갖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다 알아서 사라고 
하지 출장 다녀오면서 면세점에서 뭐 
하나 사준 적은 없어요  

남편이 쉰이기는 한데 앞으로 한 15년 정도 
더 직장을 다닐 거 같기는 하거든요 

편이 퇴직하면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지 
지금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네요 결혼하기 전에 
남편이 프러포즈 대신에 저를 대학로에서 업고 
창신동 낙산까지 올라갔었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결혼을 했어요 
그 기억 하나만으로 이 목석같은 
남자와 15년을 살았네요  


댓글 
님 제 남편은 의사입니다 님 남편과 같아요 
대신 돈 관리 스스로하고 제겐 
딱 먹고 살 만큼 줍니다 

그리고 반찬투정 
안 하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시지요 
밥때마다 스스로 자괴감 느낄 정도로 합니다 
투정 그 외는 님 남편과 똑같습니다 


댓글 
도우미 쓰면서 일 계속하시는 게 나았을듯  
지금도 그렇고요  저도 남편 손끝 하나 
안 움직이는데, 그냥 안 시켜요 

본인이 싫어하니까  

도우미 쓸 돈은 주고 님 남편처럼 
그냥 피자 시키는 스타일이라  
그냥 자주 피자 먹습니다  

남편 바쁘니 그냥 제가 알아서 애들이랑 
여기저기 잘 놀러 다니고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체험 다녀요 바라는 대로만 살수 있나요? 

사람이 고쳐 써지나요? 
각자 상황에 맞게 사는 거죠  



댓글 
진짜 남편분 목석이시네요 마지막 줄 읽고 
저도 모르게 웃었어요 목석의 최고 
표현인 거 같아서요 

은퇴 후에는 진짜 어떤 삶을 사실지 궁금해지네요 


댓글 
다른 상황이지만 이해가는데요? 
쓸쓸하신 거죠  못해주는 거랑 
안 해주는 건 다르잖아요 

부부고 자식이고 자꾸 부대껴야 
정도 생기고 노후에 편하지요 
데면데면 살다간 나중에 남만도 못해요 

지금부터라도 친해져야 하는데 어쩌나요 
일단 힘든 건 돈으로 해결하시고 
무심하게 남편을 방치해보세요 

원글님의 반응이 뭔가 달라졌다고 남편분이 
느낄 때쯤 차근차근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해보시고요 


댓글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 정도면 복 많으신데요? 
요즘 그만큼 버는 남자도 잘 없고 돈을 
아내한테 다 맡기는 남자도 잘 없어요 

애 하나뿐이면 집안일이 남편이 도와줘야 
할 만큼 힘든 일도 없지 않나요? 

일도 별로 없는 전업이 
그런 식이면 남편들도 우습게 봐요 
그 정도 집안일은 프로 정신가지고 혼자 
해낼 수 있는 수준 아닌가요? 

남편이 퇴직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게 되면 일을 하게 될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벌써 그런 
고민하는 건 오버네요 


댓글 
돈 잘 버는 남편 전업 아내 여기서 위로 못 받아요 
여긴 돈이 최고가치고 목적이니까요  

저런 남편 저도 싫어요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몰라도 좀 덜 벌어도 
아내 자식한테 관심 가져주는 남편이 좋죠  

애 9시가지 맡기며 개고생하며 
맞벌이해도 결국 주저앉으면 여자만 바보 돼요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남는 건 잉여인간 취급뿐 
애는 누가 키웠나요 

출장 맘 놓고 다니는 게 누구 덕분인가요 
그냥 노후에 두고 보자 하고 사세요 버는 돈으로 
모든 게 면죄부가 주어진다면 그 돈  
버는순간 팽당할것도 각오해야죠  


댓글 
비슷한 상황인데 남편 당연히 아무것도 안 해요  
시키지도 않아요 외국계 회사라고 편하지 않아요  
월급 많이 준다는 건 그만큼 부려먹겠단 겁니다  

남편이 회사에서 
힘든 이야기는 안 하나 봐요  
정말 미안할 정도로 맘 고생하며 일합니다  

저는 열심히 들어줘요 
해줄게 없으니까요  제 남편 월급 나오면 
당신 생명 깎아 돈 벌어다줘서 고맙다 합니다  

내가 벌 때도 딱 그 기분이었고 
원글님도 그랬을 거예요 남편은 돈 딱 하나 
벌어오고  나는 치우고 닦고 버리고 사고 
100가지 한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회사에서 단내나 게 위아래로 치이면서 
똑같이 100가지 일해서 월급 나오는 거예요  
그냥 출근도장 찍고 월급 받아오는줄 아는 
부인이 뭐가 이쁠까 부디 입장 바꿔 생각해보세요  

댓글 
돈 잘 벌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바람도 
안 피우고 그럼 원글은 20-30대처럼 날씬하고 
이쁘고 돈도 잘 벌고 집안일도 잘하고 
애교도 넘치나요? 

원글도 남편 입장에선 불만이 
있을 겁니다 그냥 넘어가는 거죠  


댓글 
저 위에 누군가 댓글에서 남편이
마카롱은 사 오지 않지만 파리 여행하며 라뒤레 
마카롱 먹으며 남편의 장점을 떠올린다는 
글 재밌네요 어차피 안 도와주시는 남편분이니 

그 안에서 아이랑 나름대로 
재미를 찾으시는 수 밖에는 없겠어요  
사실 안 도와줘도 말이라도 예쁘게 하면 
도와주는 이상의 효과를 얻는건데 
그걸 못 해 주네요 



댓글 
글 쓴 분이 삼십 대 줄 알았더니 헉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이네요  돈 잘 벌고 바람 안 피우고 
경제권 넘겨주고 밥투정, 집안일 지적 안 하는 
남자 1프로 이내인데요?? 

복받으신 듯 제 남편도 그런 과인데 
제 스스로 복받았다 생각하며 삽니다 

나이 들어 경제적 능력은 쪼그라드는데 
집안일 돕겠다며 사사건건 간섭하는 남자, 
종일 대화하고 수다 떠는 남자 생각만 해도 싫네요  

능력 있고 목석같은 남자 그게 좋은 겁니다 



댓글 
부부라는 게 정서적인 교감이 
되어야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데 그게 없으니 
젊을 때 사이좋은 사람이 늙어서도 사이좋게 지냅니다 

젊을 때 아내를 사랑하고 공감하는 건 
어서의 보험인데 남자들이 그걸 잘 모르고 
알아도 잘 못하죠 그러니 은퇴 후의 남편을

저은 낙엽이니 짐 덩어리니 삼식이니 하며 
비하하고 귀찮아할 밖에요 늙어서 보자는 
아내들 많아요 나이 들고 힘 떨어지면 
곁에 오는 남편 참 싫습니다  


댓글 
부럽네요 저희 남편은 박봉인데 200 줍니다 
생활비 집에 거의 없고 시댁은 이혼하시고
재혼하셔서 두 집 저는 암 환자

댓글
우리 남편이 백수인데요 한국에서는 
남자가 백수라고 여자가 돈 벌면 남자 
기 죽일까 봐 여자가 눈치 봐야 합니다  

저 그런 세월을 15년 살다가 불과 몇 년 
전부터 남편이 집안일 조금씩 하기 시작했어요  

각자의 생이 다르겠지만 저는 남편이 
돈 잘 벌어다주면 정말 업고 다닐 것 같아요  
돈도 안 벌면서 집안일도 안 하는 남자 많아요  


댓글 
제목을 보고 남편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백수라는 줄 알았어요  
원글님이 어떤 지점에서 서운한지 이해는 됩니다만 
그런데 원글님은 남편의 일을 인정하지 않는 건가요? 

외국 회사에서 승승장구는 아무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하려면 정말 미친 듯이
일에 매달려야 하잖아요  

시차가 다른 나라 일을 보는 것,
 제 남편도 그래서 잘 아는데 남편이 밤낮이 
바뀐 상태로 일하고 그럴 때 보면 

안타깝고, 제가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라고 하는 편이에요  

그게 밤낮이 자주 바뀌면 머릿속에서 
피가 마른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아주 실감하게 
되거든요 거기에서 회복되려면 거의 식물과 가까운 
상태로 몸과 두뇌가 다 쉬어야 되고요  

댓글 
근데 밖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가정에선 그저 쉬고 싶은 남자 마음 이해해요  
제가 요즘 그런 종류의 에너지 방전을 느낍니다  

제 일하고 오면 손도 까딱할기 
힘들고 자녀와 전화도 못해요  

댓글 
집에 살림해주는 전자기기 많은데 무슨 걱정이세요 
남편의 따뜻한 마음? 포기하시고요 남편 벌어다 
주는 돈으로 좀 쓰시고 저축 잘해놓으시면 
15년 후남편 퇴직 후 딱 반으로 가를 수 있어요 

그동안 재산 관리(님 명의로 하면 좋음) 
잘해놓으시고요 아내를 집 지키는 강아지 
취급하는 놈한테는 은퇴 후 이혼이 정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