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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진상 & 사이다

동네 장사는 다 이런건가요 - 네이트판 레전드 진상 썰





동네 장사는 다 이런건가요 - 네이트판 레전드 진상 썰

너무 답답해서 한밤중에 글 써봅니다.
약 한 달 전에 개인 카페를 냈습니다.
동네 장사고요.  

제가 커피에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 자격증을 일찍 따서 
나이가 좀 어려요. 

그래서 그런지 고객들이 좀 
막 대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개업기념으로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리필해드리는 행사를 
2주간 진행했었어요.  

덕분에 예상보다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이 
많아져서 첫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아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한 손님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에기도 하구요  

4,50대 정도 돼 보이는 
여덟 분의 아주머니들이 우르르 들어오셨는데, 
서너 시간 정도 지나자 한 아주머니가 
더 시키자고 하니 문제의 아주머니가 

"여기서 돈 내고 커피 먹으면 
손해야 기다려봐!"  

하며 컵들을 모아서 카운터로 
성큼성큼 오더랍니다.. 

팔천 원입니다 하니 생긴지 얼마나 됐다고 
아메리카노 리필하는데 벌써 돈을 받냐고 
물어보셔서 그건 개업행사였다고. 

행사기간이 끝나서 지금은 정상가격 
받고 리필해드리고 있다고 하니까  

아주머니께서 저희 가게가 생기고 
나서부터 일주일에 네다섯 번은 왔었는데 
조금 지났다고 단골한테까지 
이렇게 대해도 되냡니다. 

그런데 저는 기억 안 나는걸요.
생판 처음 보는 분이었고 그런 걸 떠나서 
저렇게 당연하다는 듯한 말투로 말씀하시는 게 
왠지 제가 잘못했다는 듯이 
몰아붙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분이 너무 나빴지만 웃으면서  
어쩔 수 없다고 죄송하다, 다른 분들도 안 해드렸는데 
아주머니만 해드리면 그분들께도 죄송해진다, 
장사 잘되면 다른 행사로 보답하겠다고 
차근차근 말씀드렸어요.  

그랜더니 판에서 자주 보던 말... 
"동네 장사는 그렇게 하면 안 돼." 
...왜 안 나오나 했습니다 하하

개업 한 달도 채 안됐는데 저 말을 들을 줄은..  
덧붙여서 야박하게 굴다가 망한 가게 
이야기까지 하심. 결국엔 무료 리필 
해달라는 말인데 뭐가 그리 장황한지. 

아니 ㅋㅋㅋ 
동네 장사는 그렇게 하면 안 되고 
어디 장사는 그렇게 해도 되나요? 

동네 장사하는 분들은 구호단체에서 
나오신 무료봉사자들인가요?

..라는 말이 머릿속을 꽉 채웠지만 
앞으로를 위해 꾹 참고 죄송합니다만 
연신 내뱉었습니다. 그래도 사이드 메뉴 
나 주문하시면 한 잔은 무료로 
해드리겠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나름 센스 있게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분이 하는 말이 지금 나보고 
돈 쓰라고 강요하는 거냐, 

지금 굉장히 후회할 짓 하는거다
동네 장사는 입소문으로 먹고사는 거 어려서 
잘 모르나 본데 내가 똑똑히 알려주겠다

내가 이 동네 마담인데 내 소문 하나면 
너 하나 쫑 나는 건 시간문제 다라며 
인터넷이고 뭐고 야박하고 억지로
 돈 쓰게 한다고 이리저리 다 소문 내버릴 거다

 버럭버럭하시는데 같이 있던 
아주머니들이 그만하라고 말리시면서 
서둘러 나가시더라고요. 

무슨 태풍이 훑고 지나간 듯했습니다.
첫 진상 손님이 엄청난 1급 보스일 줄이야
결국 그날 장사 일찍 접고 퇴근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하려는데 좀 무섭더라고요
또 오면 어쩌나 .. 하루 종일 걱정했습니다. 

진짜 그 아주머니 때문에 애써 모은 
손님들 발길이 끊어지지는 않을까
그리고 요즘엔 맘 카페 같은 지역 카페들이 
몇몇 있다던데 제가 찾는 방법을 몰라서인지 
저희 동네 인터넷카페는 못 찾겠더라고요. 

혹시나 제가 모르는 사이에 그런 글이 
올라오면 어떡하나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냥 한말이겠지요?ㅠㅠ 

차라리 그때 팔천 원 손해 보더라도 
무료 리필 해드렸어야 하는 건가요.
점점 자책하게 돼요 아닌 거 알면서  

장사가 처음이라 그런지 참 힘드네요 하하  
동네 장사하시는 분들 제 대처가 
이상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노하우 좀 공유해주시면 
평생 복받을 겁니다..ㅠㅠ





베플
그런 진상 아줌마들 오냐오냐해 주다 
보면 정작 매상 올려 줄 고객들은 
진상 등쌀에 죄다 떠나고 진상들만 남아요. 

그럼 가게 접는 건 시간문제겠죠. 
차라리 타깃을 20~30대 미혼 남녀 혹은 
커플 정도로 잡아서 운영하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본문 글 정도의 인성이라면 우아하게 
앉아서 차만 마시고 가는 게 아니라 
자리 죄다 차지하고 왁자지껄 떠들다 
가는 부류들 같은데, 저라도 그런 
손님 있는 가게 가고 싶지 않거든요.

베플
현재 커피숍 운영 중인 사람입니다 
무료 리필 안 해주신 건 잘 하신 것 같아요 

저도 20대 후반에 시작해서 
지금 30대 중반인데요 

그럴 땐 제가 사장이 아니라서 
마음대로 해드릴 수 없다고 하세요 
사장님 아니에요?라고 하면 그냥 손님분들도 
저를 어떻게 부르실지 몰라 사장님이라고
하는 것 같다. 대답은 해야 하니 
그냥 부르시면 네~라고 한 거다. 

저는 사장이 아닙니다^^라고 하세요 
진상 무서워서 해달라는 대로 해드리면 
님 가게는 진상으로 가득 찰 겁니다 

저 가게는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준다, 
큰소리치면 다 해준다고 소문나요 
신기하게 그런 소문들은 빨리도 퍼진답니다

처음부터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고 그러면 안 됩니다 

이것 또한 소문나거든요 어쩔 수 없어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거든요 
확실한 룰을 정하시고 소신 있게 나가세요
마음 다잡고 출근하시고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