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대우 하다가 내 덕을 보겠다고? - 네이트판 레전드 친척 썰
안녕하세요
이제 27살 되는 젊은 새댁입니다.
늘 글만 읽고 가다가 오늘은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저한테는 그리 잘 살지 못하는
친가와 나름 잘사는 외가가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같은 종교활동을 하면서 만났고
둘은 사랑해서 결혼을 했습니다.
좀 서로에게 단점이 있다면 엄마는 직장생활중
신체부위를 다쳐 불편하다는 것과 아빠는
지지리도 가난한 집의 장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없는 집에서 커와서 아빠는 친가 식구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어릴때부터 일을 해서 학력이 낮아,
그에 따른 반동으로 사회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낮은 연봉으로 참 힘들게 살았습니다.
엄마와 결혼해서 처음으로 차를 가지고
자기 집이 생기고 (외할머니 할아버지의 도움이 컸죠)
요 근래에 와서야 사업 수완이 생겨 조금
숨통이 트일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친가는 그야말로 지병이 있으신
할아버지와 툭하면 두통을 달고 사는 할머니,
특히 할머니는 별다른 병명이 없음에도 시도때도
없이 병원에 가 정밀 진단을 받고 진료비를
몇십만원씩 내곤했습니다.
단 한번도 살면서 제대로 된 직장이 없던
친 할머니와 친 할아버지, 물론 그 분들의 병원비는
다 아버지를 비롯한 7남매가 부담했습니다.
어릴때는 잘 몰랐는데 크고나니 알겠더라구요.
아빠는 항상 능력없는 부모를 대신해
온갖 잡일을 다했고 장남이라 온 식구를 먹여
살려 다른 동생들이 그동안 고등학교라도
나왔지만 아빠는 그것 마저도 없었죠.
무슨일이 생기면 할머니 할아버지의 부름을
받는 것은 아빠와 작은 아빠였고, 저희 가족은
매주 교회를 다녀오는 길에 친할머니 할아버지
집에서 거의 여섯시간씩 있었습니다.
아빠는 돈만 없지 대단한 효자였습니다.
엄마도 그러면 할머니댁에서 늘 밥을 두번씩 차렸고,
설거지도 두번, 커피 한번, 과일 깍기, 가끔
집 청소해주기 어린 저로서는 전혀 이해가 안되게
매번 할머니 댁에서 고생을 했었습니다.
물론 아빠도 몸이 불편한 엄마를
많이 돕고 청소나 과일깍기등을 도왔습니다.
그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는 당시엔 결혼하지 않은
미혼 막내삼촌과 고모가 같이 살았습니다.
저는 그 둘이 엄마 아빠를 대신해
무엇을 도운것을 하나도 본적이 없었죠.
부모님이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는 동안
저와 제 동생은 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티비에 나오는 만화프로그램이라도
보면 얌전히 있을 수 있는데 티비가 있는 작은
방엔 막내 삼촌이 늘 문을 잠그고 자고 있었고,
거실에 있는 티비에선 늘 진품명품과
전국노래자랑만 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열살도 안되던 저희는 어떤 방에 들어가서
노는 것도 안됐고 (삼촌 고모가 크게 화를 냄)
할머니 할아버지가 크게 화를 내서 들어가서
술래잡기도 못했고, 옥상에 올라가서 놀면 뛴다고
혼났고, 늘 혼난 기억 밖에 없습니다.
가장 억울 한건 어른들 입맛에 맞는 음식 밖에
없어 저랑 동생이 계란을 먹으려 하면 엄마에게
눈치를 주시는 할머니 때문에 늘 맛 없는
음식만 먹은 것이죠.
한번은 두부 조림이 제일 그나마 먹을만 해서
(엄마가 밥 차릴땐 메인요리 하나만 만들고
할머니가 만들어놓은 기본 반찬을 깔았습니다.)
그걸 먹으면 나중에 삼촌이랑 고모
먹을거 까지 다 먹는 다고 눈치를 줬었습니다.
거의 15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기억을 합니다.
엄마가 불고기를 하면 불고기는 할머니 할아버지
입으로 거의다 들어 갔고 나머지 절반은 막내
고모와 막내삼촌이 먹을 분으로 남았습니다..
왜 남겨 놓았냐구요. 전날 술마시고
늦게 들어와 일요일 오후 늦게까지 잠자면서
엄마가 밥을 다시 새로 차려줘야했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제시간에 일어나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없어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미운건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이 되어서 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같은 사촌끼리라도 저희가 유독
고종사촌들에 비해 차별을 많이 받아서입니다.
아까 전에 언급했던 두부조림, 불고기 등등
그나마 맛있는 음식은 저와 제 동생에게는
금기였지만 당시 결혼을 한 둘째 고모의 자식들
그러니까 고종사촌들은 마음껏 먹을수 있었거든요.
무엇을 사주어도 고종사촌 언니
오빠들에게는 참 잘 사주시던 할머니 할아버지,
저와 제 동생 그리고 친 사촌두명은
매일 차별을 받고 컸습니다.
새뱃돈을 받을때도 그 차별이 드러났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엔 주욱 천원을 받았고
(중학교때는 5천원) 같이 초등학교를 다니는
고종사촌언니 오빠는 오천원, 그 언니 오빠들이
중학교를 갈땐 만원 고등학교를 가니 5만원.
늘 금액에 차이를 두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있었죠.
"너희도 저만큼 크면 더 줄게"
그렇지만 금액의 차이는 절대 줄지가 않더군요.
저는 중학생이 되어서 만원을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제 동생은 고등학생이 되어도 5만원을
받아본적이 없다합니다.
없는집이라 금액을 적게 주시는 것,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지만, 같은 사촌끼리 누구는
더 받고 덜 받고, 늘 금액에 차이가 있는것. 어린 저는
차별로 느꼈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점점 더 싫어졌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어서 저는 외가가
이민을 간 나라로 외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에피소드가 참 많아요.
동생과 엄마 말에 의하면 일요일에 저희가
찾아가니까 곶감이나 이런 간식 주시기 싫어서
할아버지가 장농안에 숨겨 놓으셨대요.
그리고 까먹으셔서 몇주뒤 발견했는데
거기서 개미가 우글우글 거렸다고
그거 곶감 얼마한다고 한개도 주기싫어서
다 숨겨놓고 ㅋㅋ
아무튼 외국에서 고등학교도 무사히
마치고 대학도 마치고 현지 한국인과 결혼을
하게 되어 한국에 인사차 들렸습니다.
몇년동안 거의 교류도 없었고, 굳이 먼저
할머니 할아버지께 전화를 한적도 없었고,
연락이 온 적도 없었습니다.
처음에 유학중 한국을 방문했을때 갑자기
친한척을 하시면서 무엇인가 선물을 가지고
오지 않았나 기대를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정이 떨어져서 그 뒤로는 아무것도 사가지 않았습니다.
외가집 돈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무엇인가 해드리기 싫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결혼할 사람을 데리고 와서
부모님께만 인사시키려 했는데 엄마아빠의
권유로 마지못해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친척들에게 인사를 시킨다고 한 식당에 갔습니다.
(엄마가 계산하셨습니다.)
그런데 쥐뿔도 없는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것
마냥 생색 내시면서 좋은 집안에 장가드는 거라면서
제 남편에게 얼마나 뭐라 하던지 창피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대대로 양반집안이고 집안에 무슨 좌의정이
있었고 어쩌고.... 좋은 집안과 결혼한다면서
제 남편에게 으름장을 놓던 할아버지 그 뒤로
아주 실날 같은 정 마저 다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좋은 집안이면 살림도 여유있던가 사람들
인성이 좋던가!!! 둘 중에 하나라도 돼야 하지 않습니까???)
저희 시댁은 박사와 교수집안입니다.
솔직히 급으로 비교하면 저희집이 많이 딸립니다.
민망한 인사 뒤 착하디 착한 제 남편은
아무말 없이 웃기만 했고 며칠뒤에 다시
직장때문에 다시 지금 사는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 남편이 돌아가고 없을때 할머니께서
제가 한국을 떠나기 전 저희집에 오셔서 하는 말이
"에고 나는 ㅇㅇ(저) 덕을 언제 보나, 비행기는 언제 타보나"
이러시는 겁니다.
순간 화가 얼마나 나던지요.
차별이란 차별은 있는대로 다해서 키워놓고
제 덕을 보겠다고요? 외할아버지가 외국에서
다 키워주신것은 다 잊어버리신 모양입니다.
대기업다니는 연봉 빵빵한 손녀사위 들이시니까
자기 공인마냥 말씀하시길래 화가 너무 났습니다.
그래도 웃으면서 이렇게 대꾸했네요.
"할머니~ 할머니는 할머니가 예뻐한 딸하고
아들하고 손녀들 많으시잖아요. 그 사람들이 할머니
호강 시켜드릴거에요. 저는 엄마아빠
챙기는 것만으로도 벅차요^^"
그때 옆에 앉아있던 막내고모와 할머니는
벙찐 눈으로 눈만 끔뻑끔뻑 하시다가
"그래 하하하하" 이러고 마셨죠.
얼마나 속이 시원했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엄마 아빠가 고생한것, 내가 차별 당한것들
그런 울분이 싸일대로 싸인 저에게 덕을 보자는
소리를 하다니, 저는 제가 번 것은 단 한푼도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삼촌을 위해 쓰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이제야 엄마도 며느리 햇수가 20년이 훌쩍
넘어 할머니에게 싫은말도 하실 수 있고 아빠도
살림 어려운거 아니까 혼자서 할머니 할아버지
가끔 먹을거나 챙겨주시는 수준으로
살가움을 좀 낮추셨거든요.
그러니까 저한테 저런 소리를
하는 것 같기도하고. 하하하
저는 저 이야기 하고 한국을
떠나 결혼도 잘하고 잘살고 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는 교류안하고 그냥
외가쪽만 잘 챙기고 살아요.
하루는 친정엄마와 통화를 하는데 엄마가 묻더군요.
"너 할머니한테 덕볼생각 마라고 했다면서"
진짜 못된 할머니 아닌가요, 그거 기억했다가
엄마한테 조금더 부정적인 뉘앙스로 말 전달하는거.
지금은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눈치 보면서 지냅니다.
장남이라서 기댈생각을 하시나봐요.
아빠도 현실적으론 어렵다 생각하시고
엄마는 모실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은것 같아요.
저랑 제 동생이 하도 차별받고 큰 걸 보시고
많이 속상해 하셨거든요.
(엄마가 할머니 할아버지께 발걸음을 뗀 이유기도 하구요) .
작은 아빠 (이집 자식들도 할머니한테 차별받음 ㅋㅋ)와
아빠는 그동안 자기가 부양했으니 이제 혜택 다 받고
연봉도 제법 높아진 막내 삼촌이 모셔야 한다는 쪽이고요.
근데 막내 삼촌은 이제
막 노총각 딱지떼서 안모시려는것 같고
고모들은 아들들이 모셔야한다는 주의
그렇게 여기저기 차별 많이하시더니
이것 보세요 아무도 안 모시려고 하잖아요.
몇년전 일인데 너무 통쾌해서 적어봅니다.
아마 엄마가 아주 만만한 며느리가
(며느리 도리만(생신 명절만) 하고 싫고 좋고를
분명히 말씀하심) 아니라 더 저와 제 동생을
차별하신걸지도 모르죠.
그런데 결과적으로 손녀 손주들은 아무도
할머니 할아버지 안 좋아하고 특히 제일
잘 사는 제가 제일 싫어하죠.
그런데 제가 무슨 선물이라도 할까 요즘은
전화하시면 잘지내니 하면서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 말투로 물어보시는데 소름이
아무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쓰지 못한 말이 훨씬 많지만 저는 속풀이
하듯 다다닥 적고 갑니다.
혹시라도 저처럼 할머니께 차별받고 크신 분들
너무 속상해하지 마시고 꼭 보란듯이 성공하세요!
그리고 무시하는게 최고의 복수 방법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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