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제왕절개 디테일한 리얼 출산후기 - 네이트판 레전드 임산부 썰
산모 나이 : 26살
수술일 : 2011년 3월 25일 am 9:57분
2.45kg 공주님이네요
*수술 준비
내 몸의 사정상 제왕절개를 하게 됐다.
신랑하고 아침 7시에 병원 도착!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너무나
무섭고 떨린다. 간호사 언니가
옷을 다 벗고 누워있으란다
옷을 갈아입고 누워있는데
간호사 언니가 들어왔다.
이때부터 초긴장
나는 주사를 정말 정말.무서워한다
아이가 주사를 무서워하듯
링거 바늘이 들어오는데
이건 너무나 두꺼운 바늘이다
눈물이 글썽글썽. 그리고 바로 항생제
테스트 너무 아프다
주사를 다 맞고 산모 나이 휴
제모하면서 창피하기보단
'아! 이제 시작이구나'
다 끝나고 신랑이 들어온다 주사가
넘아프다구 칭얼댔다. 무섭겠지만
조금만 참으랜다. 아직은 마음이 편안하다.
드디어 수술실로
*수술 시작
수술복을 위로 올리고
하반신을 덩그러니 오픈한 채 누웠다.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바로 수술도 안 할 거면서ᄏᄏ
내 하반신을 다 보이게 해놓고
30분가량 자기들끼리 바쁘다 부끄부끄.
마치 샘이 들어오셔서 허리를 새우처럼
구부리라는데 이때부터 시작됐다.
주사 울렁증.
심장이 마구마구 뛰더니 숨을 잘 못 쉬겠다.
눈물이 마구 나오니 어지럽다.
간호사 언니가 날 보더니 ㅡㅡ
무슨 겁이 이리 많냐며 뭐라고 한다.
짜증 날 만도 하겠지만
난 진짜 주사 울렁증이 엄청나게 심하다.
우는 날 보더니 엄마 렌즈끼셧냐고ㅋㅋ
아가 보고 파서 렌즈 끼고
수술할라고 했는데 안된다. 흑흑
렌즈 빼고. 하반신 마취가 도저히
안될 것 같다고 해서 결국엔 전신마취. ㄷㄷ
의사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엄마 겁 많은 건
알았는데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며 마취 시작
우윳빛 주사액이 들어온다
그 상황에서도 난 너무 무서워서
선생님 선생님 저 어지러워요.
숨이 막혀요. 목구멍에서 이상한 공기가
*회복실
눈 떠보니 나는 꺼이꺼이 울고 있다.
흐릿하게 신랑이 보인다. 펑펑 또 눈물이 난다.
목이 너무 말라서 물물.
물도 못 마시게 한다.
신랑이 따듯한 물손에
묻혀와서 손가락 쪽쪽 빨아먹었다.
배가 아프다.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통.
진짜. 뭐라 글로 표현이 안된다.
신랑이 수고했다며 날 쓰다듬는다.
근데 이것마저 싫다 너무 아파
호흡기 끼고 있는데 울다가
코가 막혀서 숨이 너무어간다.
이 상황에서 간호사 언니가
친정엄마 들어오게 한다고.
안돼요 하며 소리쳤다.
엄마 보면 더 울 걸 아니깐.
그럼 아가를 보여준단다.
안 봐요 안 봐요 나 때문에 힘들게
나온 아가 보면 또 울 것 같다
그래서. 신랑만 보고 있었다
신랑이 나가고
간호사 언니가 피를 뺀다고 한다.
간호사 언니가 "조금 아플 거예요"
수술 부위 위쪽 부위를 손으로
꾹 누르며 내 아래에 손을 넣고 -_-헐
간호사 언니 팔을 막 세 개 붙잡고 꼬집었다.
수술한 것보다 약 50배는 더 아프다
아래서 피가 쭉 콸콸 쏟아진다
나도 모르게 '살려주세요'라고 말해버렸다.
'엄마가 되는 건 정말 힘든 거구나.'
하며 엄청나게 울었다.
*입원실
조금 안정이 된 나는ㅋㅋ
아기를 보여달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는지 아기 괜찮냐고
엄마 아빠가 날 쓰다듬는다
왠지 모를 씁쓸함과 죄송함
다 나 때문이라는 생각 그동안
죄진 것도 많고 못해드린 게 많아
또 눈물이 난다 시어머님이 내 손을
잡고 수고했다고 아가가 너무 이쁘다며
두 시간 정도 있다가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첫 대면.
눈물이 왈칵. 이 기분은 뭐지 얘는
뭐야 내가 낳은 우리 아가가 맞는 건가
누가 낳아준 걸 내 새끼라고 하는 게 아닌가
너무나 가슴 벅차다 작년 7월에
처음 만났을 땐 볼펜으로 점찍어놓은 거
마냥 작았는데 말이야
*입원 중 있었던 일
엄살이 아니라
너무 아파서 3일간 죽어있었다.
제왕절개는 피를 빼줘야 해서
수술날 했던 배 누르는 걸 계속
해줘야 한다고 헐.
진짜 부탁인데. 그것만은 제발
부탁해서 안 좋은 건지 알면서도
피 빼는 거 안 했다.
그 며칠 사이 항생제와 여러 가지 약들.
주사로 맞는데 이게 웬일 갑자기 오한이
오는 것처럼 춥더니 몸이 달달 달
떨리고 어지럽고.
주사를 맞을 때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숨을 헐떡거리며 울었다.
처음엔 간호사샘들이
엄살 피우는 건지 알았는데
내가 주사를 맞다가 몸에 쇼크 증세
같은 게 와서 그런 거라며.
일주일 입원해 있으면서 한 4일 정도는
계속 주사 맞을 때마다 이 증세 때문에
산후조리하고 심장검사를 할 예정이다.
*방국 끼기
방귀가 이틀째 소식이 없다.
신랑한텐 나 신경 쓰지 말고 자기 먹을 것
꼭 챙겨 먹으라고 했더니.ㅋㅋ
편의점에서 내가 젤 좋아하는
소시지 샌드위치 새벽에 간식 먹기
하루 정도는 괜찮았는데
이틀째 지나니까 짜증이 표현은 안 했다.
그러다 도저히 배가 고파서
변기에 앉아서 신랑하고 이야기를 했다.
방귀가 안 나와 하며 배고프다고.
신랑이 방귀 잘 뀌는 법을 알려줬다.
허리를 쭉 펴고 숨을 들이마셔봐. 뿌웅
하더니 자기가 시원하게ㅋㅋ
아 뭐야 저리 가
그러다 신랑이 티브이 보고 있는데
신랑 따라 해보다가 푸드든?ㅋㅋ하며
꼈다 자기야! 물 좀 갖다 줘 ㅠ
변기에 앉아서 미적지근한 물
마시고 죽을 먹었다ᄏᄏ
반구 끼기 어려워요
*모유 수유
아프지만 아가한테 먹여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이끌고 수유실로 갔다.
이 작은 것 잘 안지도
못하겠다 어디 가 부서질 것 같아서!
수유 선생님이 젖을 물려주시는데
너무 아프다 가슴도 아프지만 등이
너무나 아팠다 구부정한 내 자세 때문에
그래도 아가나 나에게 좋은 거니까
수유 열심히 했다. 아픈 것 참고
혼자 있을 땐 수유가 힘들어서
내 몸 상태를 체크해보니
피를 빼지 않아 배가 엄청 안 들어가서
수유가 힘들고 임신 7개월 때부터
등이 너무 아파 구부정한 자세로 다녔더니
아가 낳고 만신창이가 되었다.
*퇴원 후
집에 와서 정리
조금 하구 첫날은 푹 잤다
그 다음날부터 전쟁 시작
왜 우는 건지 기저귀는 어찌 갈아야 하며,
젖 물리기 너무 힘들어 유축기로
짜서 여태껏 먹였다.
하루 푹 자고 신랑하고
정형외과가 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목이 C자 여야 하는데 I자라고 신경 검사도
해보니 신경이 부어서 등이 아픈 거라고
모유 수유 때문에 신경 약음 못 먹고 물리치료만.
엄마 되기 참 힘드네요
엄마가 된지 이제 10일째지나고 있어요.
어제 신랑하고 날 꼴딱 새 거
아가 보니 아가맘을 조금 알겠네요
아가를 품고 있는 엄마들
제 글 보고 혹시나 겁먹지 마세요
저는 주사 공포증이 정말 어마어마해서
그런 거니까요 남들이 주사 무서워하는 것
하곤 비교가 안되네요
힘 네시고요 파이팅입니다
예쁘고 건강하고 멋진 아가들 낳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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