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넘치는 사이다 형님 - 네이트판 레전드 사이다 썰
전 참고로 고구마 백만 개 며느리에요
시댁에 빚진 게 많아서 온갖 구박과
괄시에도 찍소리못하는ㅠㅠ
제가 대학 2학년 때 같은 과
복학생인 남편이랑 눈 맞아 임신했거든요
친정에선 기다렸다는 듯이
절연당했고(사연 있는 집이에요ㅠ)
남편도 졸업 2년 남은 상태였는데
시댁 지원으로 아기도 낳고 몸조리도
해주시고 저 복학해서 학교 다니는 동안
저희 아들도 키워주셨어요
취직할 때까지 2년 넘게 생활비
학비 다 지원해주셨고요
덕분에 사고 치고 결혼했지만
둘 다 번듯하게 대학 졸업도 하고
국시도 쳐서 지금의 직업도 가질 수 있었죠
글 써 시댁엔 찍소리 못해요
가장 큰 빚을 졌으니까요ㅠ
근데 시어머니가 엄청 독하게 말씀하세요
저 재혼가정에서 컸는데 애교 없는 걸 두고
저더러 사랑 못 받고 커서 사랑 줄 줄도
모른다 그러시고 계집년 잘못 만나
우리 귀한 아들 팔자 꼬였다
부모복 없는 년이 남편복은 있네 등등
등짝, 손등 때리는 건 예 사고
맞벌이지만 집안일은 절대 남편 못 시키게 하고
물론 남편은 가만있습니다..
집에 와선 저보다 더 흥분해서 지 엄마
욕하지만 앞에선 남편도 찍소리 안 해요
어쨌든 아직도 그렇게 사는 중이에요
그래도 10년 정도 가족으로 지냈더니
어머님 왈 첨엔 찢어 죽이게 밉더구먼
요샌 더러 좋기도 하다
더 살다 보면 맨날 좋다가 간간이
미운 그런 날도 안 오겠냐 하시네요
사이다 형님 이야기하려다
제 이야기가 더 기네요ㅋㅋ
어쨌든 우리 아주버님이 재작년에
결혼하셨는데 형님이 아주 걸작이에요ㅋㅋ
때 안 묻은 천진함이 아니고 때는
덕지덕지 묻었는데 어딘가 천진하고
해맑고 푼수 같고 외국인같은?ㅋㅋ
애교도 엄청 많고 쾌활하고 명랑하고
어머님이나 제 팔짱 끼고 포옹하는 건
당연하고 아버님하고도 포옹해요
만나면 반갑다고 껴안고
헤어지면 아쉽다고 껴안고
차 타고 가면서 창문 내려 손뽀뽀 날리고
그러면서 할 말은 다하는데
요새 형님 덕에 시댁 가는게
너무 좋을 지경이에요
몇 가지 공유하고 같이 웃어요ㅋㅋㅋㅋ
1. 어머님이 3년 전부터 교회를 다닙니다
교회 강요에 저는 찍소리 못하고
다니지만 역시 형님은 다르더군요
시모ㅡ하나님 안 믿음 지옥 간다
형님ㅡ내가 그래서 그 양반을 싫어해요
유치하게 편가르기나 하고
시모ㅡ하나님 믿고 회개해라
형님ㅡ내가 또 이래서 그 양반을 싫어해요.
잘못은 엄한데 해놓고 왜 지한테 빌래?
그럼 용서해준다고? 뭔 수작이래
시모ㅡ하나님 안 믿음 지옥 간다 2
형님ㅡ아따 지옥 가서 세종대왕도 만나고
석가모니도 만나고 간 김에 시외할머니하고
엄니 조상님들 만나서 효도하고 있을게 요잉
시모ㅡ....
시모ㅡ교회 안 다녀서 아기가 안 생긴다
(형님 부부 아직 아기 없음)
형님ㅡ하나님 그 양반 속 좁네
지 안 믿는다고 삐졌대요?
엄니는 그런 양반이 진짜 좋아요?
2. 결혼하고 얼마 안 됐을 때임
밥 다 먹고 남자들이 잘 먹었습니다
인사하니까 잘 먹었음 밥값 하셔들?
하면서 설거지 시키기는 거임
참고로 우리 엄니.. 아들 둘
김치 찢어 숟가락에 올려주고
생선 살 발라주는 어머니이심
아들들 설거지하는 꼴 못 보심
시어머니가 노발대발 어디 남자들한테
설거지 시키냐?! 집에서도 그러냐?!
어디서 배웠냐하고 소리 지르니까
형님ㅡ네! 시켜요! 지 똥도 지가
닦는데 밥그릇은 왜 못 닦아요!
하고 같이 소리침ㅋㅋㅋㅋ
시어머니ᅳ 똥이랑 같냐!
형님ㅡ다르죠! 그 드러븐것도 닦는데
지가 방금 가지 먹던 거 왜 못 닦아요!
시어머니ᅳ남편한테 제가 뭐냐!
형님ㅡ그러게요 죄송해요 여보 미안
아 쓰고 보니까 별로 안 웃긴데
그때 그 상황이 진짜 대박이었어요
아무 말 대잔치 시트콤 같은
어머님이 막 소리치니까
형님도 따라 소리 지르면서
죄송해요! 하는데ㅋㅋ
막 다들 웃으니까 엄니도
광대가 씰룩씰룩하고ㅋㅋ
결국 아주버님 설거지한다고 나서니까
시어머니가 또 한마디 하셨지만
아~똥도 닦는데 이게 뭐라고
못하게 하는 데라고 한마디 하심
그 뒤론 설거지는 남자들 몫
물론 잡음은 있었지만 그놈의
똥도 닦는데! 로 승리함ㅋㅋ
3. 꼬박꼬박 말대꾸함ㅋ근데 안미움ㅋㅋ
시모ㅡ영(우리 아들)이 가 지 아비 닮았음
공부머리가 있을 텐데 어쩌고
형님ㅡ둘이 같은 대학, 같은 직업인데
엄니 심술도 참 .. 굳이 며늘 머릴
무시하고 싶을까
시모ㅡ....
시모ㅡ(아주버님이 형님 쌈 싸주면)
너무 마누라 챙기면 되려 미움받는다(나한테)
형님ㅡ엄니 질투해요?
아버님 뭐 하셔? 엄니 쌈 좀 빨리 사드려요♡
시모ᅳ뭐 하니 안 치우고!
형님ㅡ그니까요! 여보 뭐 하니!
시모ㅡ우리 아들들 담배 끊게 하는것도
다 며늘들 몫이다 어쩌고저쩌고
형님ㅡ엄마야.. 엄니도
못한 걸 왜 우리한테 떠넘겨요
우리야 담배 피우는 남자를 만났지만
엄니는 안 피는 아들을 낳아서 피게
만들어놓고는 우리더러 책임지래
시모ㅡ... 넌 내 말에 흙 묻을까 겁나냐,
어째 내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따박따박따지냐
형님ㅡ히히♡찡긋♡
시모ㅡ... 넌 내가 한마디 하면 열 마디를 하냐
형님ㅡ히히♡ 찡긋♡
그만 쓰고 자야 하는데 계속 생각나서
미치겠음ㅋㅋ 난 울 형님 정말 좋음
한 달에 달랑 한번 보는데
그날이 그렇게 기다려짐ㅋㅋㅋㅋ
웃긴 건 아버님은 두말할 것 없이
형님 이뻐죽고 어머님도 형님이
말대꾸할 때 얼굴에 미소가 깔림ㅋ
그것도 우리 형님 재주임
이만 자야겠어요
낼 우리 형님 시댁에 오신다 해서
저희도 시댁 갈 거거든요ᄒᄒ
다들 굳밤하세요ㅎㅎ
베플
전 쓰니 님도 성격 좋으신 거 같아요
보통 그런 상황이면 형님한테 질투하거나
시어머니한테 미움 가질 거 같은데
상황을 그대로 즐기니 말이죠ㅎㅎ
베플
쓰니 형님 참 대단하네요.
센서 있는 말대꾸, 상황에 맞는
대처가 쉽지 않거든요...
좋은 형님 만나셨네요. 제가 본문 글
읽으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쓰니 남편도 많이 느끼겠네요.
화목한 가정되세요. 굿 밤...
베플
팩트 폭력 당해서 성질은 나지만
웃음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으니
시모도 당해내질 못하네요ㅋㅋ
시모님이 님한테 사람 줄 줄을
모른다고 한 거.. 시모님이 먼저 마음 넓게
사랑을 베풀어 주시면 글 쓴 님도
따라 배울 텐데 하는 생각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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