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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고민 & 건강

친한친구인데 축의금을.. 눈물납니다 - 네이트판 레전드 감동 우정 썰

친한친구인데 축의금을.. 눈물납니다 - 네이트판 레전드 감동 우정



식 올리고 여행 다녀오고 
이래저래 바빴다가 축의 명단 
보는데 정말 친한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 나이는 27살이에요

친구가 축의를 안 했더라고요  

사실 조금 의아하기도 해서 
그날 식 온 다른 친구한테 물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저랑만 
친하고 사실 내성적이기도 해서  
저와 친한 다른 친구들과는 안 친한 편인데 
이야기 대충 듣자 하니 그날 결혼식 와서 
혼자 식 지켜보길래 친구가 챙겨주다가  
뷔페 이용하자니까 당황하더니 
볼일 있다면서 나와버렸대요  

생각해보니 친구가 
요즘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어하는데  
저한테 줄 축의금조차 정말 힘들었나 봐요  

친한 친구인데 오만 원도 안되는
돈 주기가 미안해서  아예 안 낸 것 같은데 
이 친구가 정말 저 어렸을 때 엄마 
돌아가실 때에도 장례식에 삼일 내내 
있어준 친구인데  돈 때문에 친구 눈치 보여 
식사도 안 하고 지금 연락도 식 이후 없거든요 

이 친구 성격상 미안해서 
연락도 못하는 거 같은데 그깟 돈이랑 
밥이 뭐라고 멀리 식장까지 와서 밥도 안 먹고 
간 친구 때문에 속이 상하고 눈물만 나네요  
얼마나 그 친구도 속상했을까요 

바빠서 이제야 확인한 건데 
그간 친구가 제가 돈 안내서 연락 
안 했다고 생각할까봐 더 속상하네요  

혹여나 이 친구가 
저한테 아무 연락 없이 한다고 
욕해주지는 말아주세요 

주변에 이런 애 없다 싶을 정도로 
예의 바르고 성실하게 사는 친구입니다  
너무 내성적인 부분이 있어서 
말 못하는 거라고 확신해요  

제가 어떻게 친구한테 연락해야 할지  
  
  
글 올리고 나서 저도 빨리 
연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젯밤 11시 쯤에 자냐고 카톡 했더니 
안 잔다고 답장이 와서 바로 전화 걸었어요 

전화로 그냥 여행 잘 다녀왔다 
너무 바빴어~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 
꺼내다가 식장에서 왜 밥 안 먹고 그냥 갔어
했더니 바빠서 안 먹었고 갔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여차여차 이야기하다가 
그냥 제가 먼저 이야기 꺼냈습니다  

혹시 축의금 때문에 
연락 못한거였냐고 그런 거 안 받아도 
너는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무 고마운 친구라고요  

그냥 솔직한 제 마음 이야기했어요  
나는 네가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친구라고 너무 소중한 친구니까 
돈 못 냈다는 거에 절대 연연해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라고요  

그간 네가 나한테 해준 거는 
그 어떤 축의보다 가장 감사하고 
고마운 거라고 지금 당장에 없는 것 
때문에 우리가 어떤 친구인데 그런 
눈치 보지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얘기하면서 제 목소리가 파르르 
떨리니까 친구가 듣다가 울었어요
저도 결국 울었고요  

친구가 네가 그걸로 연락 
안 할 친구는 아니지만 바빴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기도 먼저 연락하고 
싶었는데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으니까 
항상 친구랑 농담 식으로 건네던 말이 
너나 나나 둘 중 누가 먼저 결혼하면 
축의금 백만 원이
냉장고 사줄게~ 티브이 사줄게

해왔었는데 막상 닥친 제 결혼에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미안하고 서글펐다네요  

이 친구가 어떤 친구냐면, 정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친구가 죽는다는 
생각만 해도 저는 눈물이 바로 나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내 위주로 생각해주고 
친구 사이에도 정말 친할수록 고맙다, 
미안하다는 말이 오글거리기도 하는데 

이 친구는 항상 제 이름을 
불러주면서 영아 고마워, 영아 미안해 
항상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저를 
이해해주고 위해주는 친구예요  

장례식 때도 제가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 장례 치르게 되었었는데 
그때도 삼일 내내 갑작스러운 일에 
경황없는 저를 대신해서 다 도와주고 
그래서 이모들도 아직까지 제 친구 
이야기를 하시면서 입이 닳도록 칭찬하세요  

또 그렇게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주변에서는 대부분 저희 엄마 이야기 
꺼내는 걸 조심스러워하는데 친구는 
오히려 예전에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뭐가 정말 맛있었고 그때 
이러저러해서 정말 즐거웠어!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해줘서 
오히려 많이 위로받고 그랬네요 

어떤 감정인지 이야기 하기 어려운데
그게 참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졌는데 여전히 주변에서는 
어려워하고 얘가 힘들겠지? 
라고 눈치 보는 듯한 모습이 
(물론 그것도 그 친구들의 배려니까요) 

어색했는데 이 친구는 오히려 
예전에 좋았던 추억들을 함께 기억해주니 
그게 더 고맙고 참 속이 깊은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여러 고마운 얘기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만큼 좋은 친구라서 축의 명단 보고 
또 전화로 다른 친구에게서 밥도 안 먹고
갔다는 소리를 듣고 더 서글펐던 것 같네요  

친구가 미안할까 봐 안 울면서 이야기 
하려고 꾹 참았는데 친구 우는 소리에 
저도 그냥 툭 터져버렸어요  

친구는 계속 또 고맙다고 
돈 많이 벌면 꼭 지금 일 갚을 게 
해서 그냥 됐고 빨리 신혼집 놀러 와서 
도란도란 즐겁게 수다 떨자고 했어요 

너 그날 밥 못 먹고 간거 내가 
배 터지게 밥상 차려줄 테니까 
어서 오라고 닦달 아닌 닥달했네요

세상에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거울 보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이 친구에게 이야기할 때가 
가끔은 제 모습이 더 진실된 모습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하세요  


베플 
친한친구인데 눈치 볼 거 있나요
전화하셔서 신혼여행 잘 다녀왔다 
하시고 식 참석해줘서 고맙다고, 

그날 왜 식사 안 하고 갔냐고 
물어보세요 그리고 일상적인 대화 
나누시면 될 것 같은데요

혹시나 친구가 먼저 축의금 미안하다고 
하면 괜찮다고 우리 사이에 그런 거 
이해한다고 잘 얘기하시면 될 것 같고요


베플 
와줘서 고맙다 바빠서 이제 
락한다 진짜 아무 일 없듯 전화해요 

베플 
돈 백만 원 축의금보다 
엄마 돌아가셨을 때 그 어린 나이에도 
삼일 내내 있어준 그 마음이 더 애틋한 것 같아요 

힘든 상황에도 참석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시고 그냥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