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와서 신혼살림 검색하는 시댁 - 네이트판 레전드 썰
처음 써보는데 어떻게
써내려가야할 지 조금 떨리네요.
이 글을 시댁 식구들이 볼 리는
거의 없겠지만 당사자라면 자기라는 걸
단박에 알 것 같고 남들한테는
아직 얘기 못하겠고요
얼마 전 아파트로 이사하고
시댁 식구들 집들이를 했어요
참고로 신랑 돈 제 돈 반반으로
결혼 준비 간소하게 하고 나머지는
집에 쏟아붓자 해서 1년 동안 빌트인 된
투룸에서 살다가 대출 끼고 분양받은
새 아파트로 이사를 했어요
양가 모두 집 구할 때에는
도움 주신 거 없어요
시부모님, 시동생 + 친척분들 오셨는데
다들 모델하우스 오신 것처럼 뿔뿔이
흩어지셔서 여기저기 다 들어가서
구경하시더라고요
전 음식 준비하느라 크게 신경은
안 썼는데 시동생이 냉장고를 찍더라고요?
그러더니 다용도실 가서
세탁기를 또 찍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티브이도 찍더라고요
밥 먹는데 저희 부부 앞에 앉아서
핸드폰 만지작거리더니 시어머니한테
핸드폰 화면 보여주고 자기들끼리
뭐라 뭐라 얘기하고 핸드폰하고 티브이,
냉장고 번갈아 쳐다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죠
"도련님, 아까 냉장고나 티브이 사진 찍는 것
같더라니, 지금 가격 검색해본 거예요?"
그제야 신랑도 시어머니+시동생
빤히 쳐다보더라고요
그랬더니 시어머니 멋쩍은 듯 웃으시며,
"아니 뭐 그냥.." 이러시고 시동생 뚱한
표정으로 "아,,, 네.. 뭐 겸사겸사,,
형네가 제대로 된 거 잘 샀나
기능도 좀 보고요.." 이러더라고요
네 뭐 궁금하면 검색해볼 수 있는데
나중에 집에 돌아가서 하면 될 것을
그렇게 밥도 안 먹고 앉아서
그 자리에서 검색하고 확인하는 게
전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고요
거지 같은 거 샀으면 어쩔 거고 좋은 거
샀음 또 어쩔 건데요
저 결혼하고 신행 다녀오고 인사드리며
밥 먹는 자리에서 시동생이
"형수님 다니는 회사 이름 뭐라고 했죠?"
묻더라고요
엄밀히 회사는 아니고 뭉뚱그러셔
공공기관에 속하고 이름이 좀 길어서
처음 들으면 생소하긴 해요
저는 어디 어디라고 대답해줬는데
그 자리에서 핸드폰 만지작만지작하더니
아, 여기 형수 이름있네.
형수님 영 팀이네요?? 이러는 거예요
봤더니 검색해서 들어가서 조직도
하나하나 열어봐서 제 이름 찾는 거였어요
전 이게 뭔지 모르게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
아 이 새끼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거짓말했을까 봐 저러는 거야 뭐야
사기결혼이라도 했을까 봐
저러는 거야 뭐야 이런 맘도 들고
근데 집들이와서도 저 짓 하고 있으니
전 은근 짜증이 났지만 일부러 둘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다른 분들하고
더 웃으며 얘기하고 무시하긴 했지만
아 이거 은근 기분 더럽게 나빠요
시어머니가 저희 가고 살 때
엄청 관심도 많고 간섭도 심하셨어요
저희 가구 사러 갈 때마다 본인이
내려와서 같이 보러 다니고 골라주면
안되냐고도 하셨고요 전 정말 싫었죠
그래서 어머니가 가구 언제 보러 가니?
물어보실 때마다 지금 틈틈이
보고 있긴 해요 이러고
따로 말씀 안 드리고 신랑하고만
결정해서 계약하고 결제하고 그랬어요
나중에 또 물어보시길래
아, 어머니 저희 가구 다 계약했어요.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그때 어머니가
소리 지르셨어요 저한테
저희 친정 언니는 형부랑 몇천만 원이나
되는 차 바꿀 때도 따로 시댁에 말씀 안 드리고
자기들끼리 결정해서 잘만 사던데
가구 하나 사는 것도 내 맘대로 못 사면
앞으로 힘들겠다 싶어서
더더욱 어머니한테 선 그은것도 있었어요
아, 시동생 저렇게 검색하는거 짜증 나요
선물 들어오는 것도
얼마짜리인지 검색한다니깐요
보통 자기가 답례를
해야 할 경우면 이해를 해요
상대가 비싼 거 해줬는데 싼 거 돌려주면
기분 나쁠 테니까요 근데 자기 앞으로
들어온 거 아닌데도 얼마짜리 받은 거야?
이러면서 검색하더라고요
이거 저만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신랑한테는 좀 이상한 거 아니냐고
말해봤지만 신랑도 쟤 왜 저러냐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뭐 딱히
검색하겠다는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지켜만 봤다고 하더라고요
마무리는 어떻게 지어야 하죠 ㅋㅋ
끝입니다. 감사합니다.
베플
저능아 시동생에 그걸 키운 시모인데
남편은 멀쩡하신지?
베플
담번에 또 그러면
'내가 사기결혼이라도 한 것 같나 봐요?'
비웃어주세요. 눈은 절대 웃지 마시고
입으로만 웃는 시늉하시고
웃는 끝까지 쏘아보시고요.
다 웃고 나서는 '아무리 그래도 기분 나쁘네요.
나 안 보는 데서야 검색을 하던 뒤를 밟던
상관없지만 내 눈에는 띄게 하지 마시던가
오지 마세요.' 하세요.
한번 세게 경고해주시는게 좋겠네요.
베플
또 검색하고 확인하는 거 보면 말해요.
그거 확인해서 뭐 하게요?
남네 부부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니
산 걸 테고 비싸게 샀든 싸게 샀든 돈 보태줄 것도
아니면서 왜 확인하냐고 주변 사람도
도련님 그런 행동하는 거 아냐고
이상하다고 대놓고 말해요.
안 그럼 그런 거 싫어하고 화내는
님만 이상한 사람 됩니다.
금전문제에 흐리멍덩한 것도 문제지만
솔직히 님 시동생 여자친구 집 알아내면
인터넷 들어가서 부동산 시세
알아볼 인간이에요.
진짜 정떨어지고 재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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