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벌남의 최후 - 오유 레전드 사이다 썰
본인은 3호선을 타고
꽤 먼 거리를 가는 중이었다
목적지는 경복궁! 경복궁에서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었다
수서에서는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나는 중간 자리에 앉았다 내 옆의 사람이 나가고
어떤 남자가 왼쪽에 앉더니 다리를 쫙 벌렸다
각도는 60도 이상 나는 남자의 다리에
닿지 않도록 잔뜩 웅크렸고 그 남자는
넓어진 간격만큼 다리를 더 벌렸다
그 남자에 질세라 오른쪽 남자도 다리를 쫙 벌렸다
나는 중간에서 최대한 그 남자의 다리에
닿지 않도록 몸을 수그리며 최대한 다리를 오므렸다
그리고 옴짝달싹 못하는 채로
경복궁까지 스트레이트로 그 불편한 자세로 갔다
왠지 일어나는 건 귀찮고 싫었기 때문이고
여기서 일어나면 왠지 지는 것 같았다
남자 둘은 다리를 쫙 벌린 채 팔짱을 끼고
머리를 뒤로 돌리고 자고 있었다
꽤 먼 거리를 가는가 보았다
경복궁역에 도착했고 나는 일어섰다
어떤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잡고 들어서
내가 일어나 빈자리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할아버지는 들고 있던
지팡이로 왼쪽 남자의 다리를 탁탁탁 쳤다,
왼쪽 남자의 다리가 오그라들었다
할아버지는 반대쪽 오른쪽 남자의 다리를
탁탁탁 쳤다 오른쪽 남자의 다리가 오그라들었다
그리고 나서 자리가 확보되자 엣헴헴헴헴
하시며 자리에 앉으셨다
남자 둘은 나처럼 불편한 자세가 되었다
왜냐면 할아버지가 가운데서 다리를
쩍 벌리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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