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년차, 이제 이혼합니다 - 네이트판 레전드 슬픈 사이다 썰
어제 비가 주룩주룩 오지만
친정부모님께서 수육을 삶아 놓으셨다고
하셔서 저도 선물 드릴 게 있어서 갔어요
집에 오니 오후 6시 남편은 하루 종일 자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우유에 시리얼 먹고 있으면서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그다음만 밥 달라고
배고파 죽겠다고 밥해준다 해놓고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저도 피곤은
했지만 밥을 해줬습니다.
강아지 산책을 다녀와
급하게 밥을 했습니다.
메뉴는 엄마가 싸주신 수육에 소스랑
고기는 더 익혀서 오향장육과 마트에서 샀지만
쌀뜨물에 불리고 쪄서 만든 보리굴비에 녹차물에
돌솥밥까지 정신없이 밥을 차렸습니다.
하도 배고프다 하여 맘은 급하고
맛있는 건 해줘야 하기에 급하게 하다 보니
손도 데인 상태에서 밥상을 차렸습니다.
남편은 밥을 조금 먹더니 강아지 털 나왔다고
짜증을 내더니 라면을 끓어먹더라고요
저는 1시간 30분 동안
삽질을 한 느낌이더라고요
음식을 여러 가지 해서 그런지 설거지랑은
많은데 손은 데이다가 안 먹어서 음식 쓰레기가
한가득 눈물이 너무 나더라고요
그 후남편은 직장동료와 이 관련
통화를 하다가 직장동료가
저녁 뭐 먹었냐고 하는데 "라면이오"
직장동료가 밥도 못 얻어먹고 다니냐는 식으로
이야길하는게 수화기넘어로 들리더군요
남편이 " 뭐 돈 더 잘 벌면 제대로 주겠죠 "
남편의 마지막 말에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4년 동안 밥 먹고 설거지 한 번을 안 해도
참고 살았으며, 저는 밖에서 돈도 벌고
집에 들어오면 식모 일을 하면서
사는 이 생활에 너무 지쳐간다 참다 참다
어제 결국 너랑 못 살겠다고 하니까
갑자기 왜 그러냐고 하네요
제가 갑자기 가 아니니
네가 한번 잘 생각해보라고 하고
그냥 그길로 짐 싸고 설거지 거리도
내버려 두고 집에 통장부터 제가 키우는
강아지도 데리고 나와버렸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일이 많았습니다.
남편은 4년 동안 설거지 및
부엌에 들어오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랑 지금 결혼+연애까지 7년인데
본인이 밥 챙겨 먹은 게 딱 3번이네요)
옛날에는 그래도 벌이가 제가 훨씬
많았고 남편은 일은 많지만 벌이가
좋지 않았을 때였는데 그때부터도
제가 집안일을 다해왔습니다.
유산이 되었을 때도 남편 벌이가
없어서 쉬지 못하고 출근했었습니다.
다정다감하고, 연애+결혼기간 동안
여자문제로 속 썩인 적도 없었고 그리고 저도
많이 믿었던 남편이었지만 더 이상 제가
100% 집안일, 경조사 이런 결혼생활에
지쳐서 종지부를 찍으려고 합니다.
제일 어이가 없는 건 지금도
뭣 때문에 저랑 싸운지를 모르네요
4년 내내 말을 해도 그때뿐 모든
집안일부터 경조사까지는 저 혼자 해야 하니
어차피 혼자 하는 거 저 혼자 살면서 제 것만
치우면서 살아가려고 해요
그리고 이해가 안 되는게 돈을 더 잘 벌면
제가 더 잘한다고 말했을까요
제가 지금도 100% 집안일하는데
얼마큼 더 잘하길 바란 걸까요?
저 4년 중 1년은 집안일로 매일 싸웠어요
한 번은 제가 최대한 참고 참고 설거지
쌓여 있어도 정리하지 않았고 그게 3일이 지나가니
집에서 냄새도 너무 나고 집 정리도 3일 안 했더니
제가 못 참아서 청소를 해왔어요
남편은 제 성격을 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집이 더러워지면 네가 하겠지라는
생각이 있던 거 같아요
저는 화가 나면 말을 안 하고 속으로
삭히는 스타일인데 남편은 그게 지속되어오니
오히려 그게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저는 한마디 한마디 하다 속으로 삭히다
안되겠다 하면 평생 인연을 끊을 생각으로
마지막으로 이야기한 건데요
강아지는 호텔리어 맡기고 저는 방 잡고
회사도 휴가 내버렸고요 집 알아보고 있어요.
어제저녁에는 남편이 아직 이혼
실감 못하길래 시댁에는 전화드렸고요
친정에는 직접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평소에 남편 술 취해서 진상 부리는
동영상부터 집 청소부터 아주 다
보내드리고, 보여드렸어요
(술 취한 동영상은 알코올중독자들에게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로 알고 있어서 촬영해서
보여주고 했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있었구요)
어머님이, 다시 생각해보라고 내가 지금은
일을 하고 있으니 내일 직접 보자고 해서
알겠다고 했고요 오늘 오후에 뵙기로 했어요
저희 부모님이 노발대발하셨고 남편은
이제야 현실감 오는지 아침부터
전화 문자 난리네요
어차피 지금 남편과 사는 집은 제명의 락
부동산에 전세로 바로 내놓았어요
있는 제가 남편 명의로 적금 들어놓은 거 빼고는
현금 싹 빼서 제 통장을 옮겨놓았네요
보험료나, 가스, 전기료 이런 거 제가 납부해왔어서
얼마가 나가는 줄도 몰랐던 사람이에요
오늘은 시댁 부모님께도 확실히 말씀드리고
이혼서류 밟으려고요 양가 부모님 마음에 못을
박는 거 같아서 제 마음도 너무 안 좋지만
제 친구 말을 빌리자면 인생동반자를 원했지
아들 새끼 원해서 결혼한 거 아니지 않냐는 말에
정말 힘든 4년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확실히 하려고요
그나마 여기에 글 올리니
속이 약간 후련해지네요
베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 말아요
어차피 그 인간은 죽었다 깨어나도
자기가 뭘 질 못했는지 몰라요
아마 글쓴이가 내용에 적진 않았지만
시집 분위기가 딱 저랬을 거예요
시아버지 평생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앉아서
밥상 받으며 맛이 있네 없네 음식이 식었니
뜨겁니 물 떠와라 어쩌고 시엄마는 평생 찍소리
없이 온갖 수발 다 들고 살았겠죠 그런 환경 속에서
보고 배운 게 그거뿐인데 님이 무슨 말을 한들
알아듣겠어요? 그냥 포기하시고 님 갈 길 가세요
베플
당연하게 좀 해주지 말았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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