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있는 임산부에게 시조카까지 보라고? - 네이트판 레전드
29개월 아이를 키우고
둘째 임신 6개월입니다.
남편은 직장 다니고
저는 사업자 내고
핸드메이드 일을 하는데요.
제 욕심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안 보냅니다.
아이가 어려서부터 모든 게 느리고
아직 말도 못하는데 자기 고집은 생겨서
울고 짜증 내는 일이 많아졌거든요.
엄마인 내가 봐도 힘든데
다른 사람은 어떨까 싶기도 하고
사실 사건 사고가 하도 많아서
어린이집에 믿음이 안 가서 안 보냅니다.
제 일과는 아침에 10시쯤
늦게 일어나서 일 시작하고
2시쯤 아이랑 점심 먹고
재료 주문하고
(일에 쓰이는 재료가 많아서
서너 곳에 주문을 넣어야 합니다.
이때 엄청 정신없습니다)
아이 낮잠 재우고 놀아주다가 저녁 먹고
밤 10시 전후로 일을 시작해서
새벽 4~5시까지 일합니다.
얼마 전에 시댁을 다녀왔는데
아버님께서 자꾸 시조 카를
데려다가 며칠 보라고 하십니다.
네. 몇 달도 아니고 며칠인데 봐줄 수 있죠.
그런데 전 정말 싫습니다.
예전에 데려와서 며칠 데리고 있었는데
그 며칠.. 너무 스트레스받았습니다.
시조 카가 초등학생 3학년인데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가정교육이 잘 안되어있습니다.
시누가 이혼을 하고 혼자 키우고
그게 안타깝다고 아버님이
오냐오냐 하셔서 더 그렇습니다.
(시어머니가 안 계십니다)
시할머니가 뭐라고 해도 들은척도 안 하고
시아버님이 옷 같은 걸
사다 줘도 고맙습니다라고
할 줄을 모릅니다.
예전에 시할머니께서
뭐라 뭐라 이야기하면서
시조 카 손등을 찰싹 때리셨는데
할머니를 손바닥으로
마구 때리길래 때리지 말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먼저 때렸다고 씩씩대더라구요.
할머니는 네 엄마도 키워주시고
너도 키워주셨고 네가 잘못했으니
때려도 된다! 그렇지만
너는 할머니 6개월입니다.
라고 이야기했더니 한동안 삐쳐서
제가 말해도 대답도 안 하더군요.
얼마 전에는 열감기에 걸렸다가
다 나았다고 하는데
기침을 하더라고요.
입을 안 막고 기침합니다.
제 아이는 29개월이고 전 임신 중이라
감기에 걸리면 안 되는데
에치에 치 마구 합니다.
그런데 그걸 아무도 지적 안 합니다.
그게 더 문제인 것 같네요.
(제가 이야기했네요. 손으로 막고 기침해라.
할머니가 말씀하시면 대답해라 등등..)
전에 데리고 왔을 때 힘들었던 이유가..
사소하지만 엄청 신경 쓰이는 것들 투성입니다.
밥 먹을 때 쩝쩝 거립니다.
이불 지지 밟고 다니고
베개를 깔고 앉고 침대에
쿠당쿠당 앉고 눕고
걸을 때 쿵쿵 거리고..
살살 걸으라고 이야기해도 안 고쳐져서
밑에 집에 연락하고 사과하고
양해 부탁했습니다.
하루 종일 부산스럽습니다.
애가 둘이에요. 집에서 쉴 수가 없어요.
아버님은 시조 카가 애도 봐주고
하니까 얼마나 좋냐고 으아 참 답답하네요.
아버님 어찌 그렇게 모르세요?
제가 뱃속에 애 하나, 시조 카 하나,
29개월 된 애 하나 총 셋을 봐야 하는 거예요.
이야기했는데도 쇠고집이시네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제가 일을 못합니다.
애가 커서 스스로 다 한다고는
하지만 저에겐 봐줘야
할 아이가 둘이 된 겁니다.
낮에 일하고 새벽에도 일해야 하는데
밤이 되면 녹다운 됩니다.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요즘엔 배가 불러오고
몸이 무거워져서 더욱 그렇고요.
지금도 일 끝내고 자려고 누우면 배가 뭉칩니다.
그렇게 며칠 일을 못하면
기다리는 고객님들한테 연락이 옵니다.
언제 보내주냐고요..
사정 설명하고 죄송하다고
한 분 한 분께 말씀드립니다.
그것도 스트레스입니다.
사정 설명 다하고
딱 잘라 힘들다 말씀드리고
남편도 안된다고 이야기
했는데 막무가내시네요.
애 데리고 오시겠대요.
정말 막무가내로
애 데리고 찾아오실까 봐 걱정입니다.
시누는 고맙다는 말 안 하고요.
저 아이 낳고 티 쪼가리 한 장 받은 적도 없어요.
예전에 피 터지게 싸운 적이
있어서 사이도 안 좋고요.
시누랑 싸울 정도로
제 성격이 할 말하는 스타일인데도
아버님은 제가 뭐라 하든 말든
시조 카가 방학하면 며칠 데려다 놓겠답니다.
남편한테 협박도 하고 타일러도 보고
하면서 잘 좀 이야기해보라고 했습니다.
당신 손에서 해결 안 되면
내가 연락드리겠다고..
그렇지만 내가 연락드리면
조용히 이야기 못할 거라고..
(예전에 사건이 있었었어
제가 두 번 뒤집어엎은 적이 있습니다)
남편은 조카가 안쓰럽다네요.
그 마음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아빠 없이 자라고 아버님이나
삼촌들이 잘해준다 해도
그 빈자리 채워줄 수 없으니까요.
시누는 남자 만나다가
몇 번 경찰서 가고 헤어졌고
그렇게 아빠라고 부르던
사람이 또 사라진 거죠.
그런데 지금은 제 코가 석자입니다.
하루에 잠을 5~6시간 밖에 못 자고
일하는데 애를 하나 더 볼 여력도 없고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며칠 전에는 꿈까지 꿨네요
그리고 그동안 받았던
설움도 잊히지가 않고요.
다 쓰려면 아무래도
몇 시간도 못 잘 것 같아 패쓰하구요,
아마 애 손잡고 오셔서
저한테 전화하실 것 같은데..
(주말마다 시누 집 가서
애 데리고 시댁에 가십니다)
전화 안 받으려고요.
전화 안 받고 남편한테
패스하려고 합니다.
자야 하는데 생각이 너무 많네요.
내가 이기적인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잠 못 자고 일하는 며느리 입장 생각 못해주시는
시아버님이 더 이기적인 것 같고.
이번에도 며칠 데리고 있으면
다음에도 또 맡기려고 하실 것 같고
못된 며느리가 될랍니다.
베플
시아버님도 이제 지친 거죠
불쌍해서 오냐오냐해줬던 건 맞지만
도가 지나치니 자기가 그렇게
망쳐놨다는 건 생각 않고
꼴보기 싫은 것만 있는 거지
그러니 내 새끼들은 귀하니까
고생시킬 순 없고 그저 네네 하는
아랫것한테 떠넘기려는 거지
남편도 자기가 직접 보는게 아니니까
그저 불쌍한 마음만 가득 차서는
입으로는 무슨 말을 못하겠어요
그저 불쌍하다 네가 이해 좀 해줘라
그뿐이지 자기가 손수 챙길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을걸요
시누이도 시부가 데려가 주면
자기 몸은 편하니까 애를 망치 든
어쩌든 신경 안 쓰는 거고 시부가
보든 올케가 보든 자기가 안 보는 건
매한가지니까 데려가게 내버려 두는 거지
이기적인 인간들의 집합소네요
데려오면 남편한테 넘기고 친정 가죠
불쌍한 시조 카 남편이 돌보든가
지도 피곤해지면 알아서 못 오게 하겠죠
베플
애 둘도 힘든데 시조 카를 왜 봐야 해요?
자기 자식은 자기가 챙기라 하세요.
시아버님이 조카를 멋대로
님 집에 데려다 놓으면 아이 챙겨서
친정집으로 가세요.
한 번 봐주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겁니다.
베플
남편 있는 주말에 데려오라고 해서
님 첫째랑 조카 놔두고 님 친정에
가서 쉬고 오세요.
제 생각에 주말 이틀이면
남편이 일요일 가기 전에 조카 보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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