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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술먹으면 쌍욕하는 남편, 진심일까요? - 네이트판 레전드 이혼 고민 썰

술먹으면 쌍욕하는 남편, 진심일까요? - 네이트판 레전드 이혼 고민 썰 





어디 가서 물어봐 봤자, 하소연해봤자 내 얼굴에 
침 뱉는 거라 그러지도 못하겠고 답답한 마음에 
일하다 말고 익명으로 글 한번 써봅니다  
    
결혼한 지 6년 차 됐고요  
아이 한 명 키우고 있어요  
  
평소에는 다른 부부들과 다를바 없습니다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일 끝나고 집에 오면 
대화도 많이하고 여느 부부들과 똑같이 생활하고 
주말 되면 멀리는 아니어도 가까운 곳이라도 
꼭 함께 다니고 맞벌이하면서도 

돈은 내가 더 벌지언정 시간적 여유가 내가 
더 되니, 육아도 내가 전적으로 담당 집안일도 
내가 다 담당  빨래 한번 시켜본 적 없어 남편은 
아직 세탁기 돌리는 법도 모릅니다  

어쩌다 한 달에 몇 번 아이 하원 한번씩 시켜주는 게 
육아에 전부여도 일하느라 피곤하니 어쩔 수 없다 생각했고, 
주말에라도 두어 시간 놀아주니 만족했습니다  

똑같이 일하면서 나는 빈속에 아이 먹다 남은 
우유 털털 털어서 마시고 출근하더라도 
남편 아침에 출근하는 길 배고플까 선식이라도 
한잔 타서 먹여보내고 어떤 날 너무 피곤해서 
그거 한잔 못 타 먹이고 10분 늦잠 자서 그냥 보내면 
괜히 눈치 보이고 미안한 마음 갖고 문자 한 통씩 
미안하다며 날려줬었는데  나름대로 맞벌이하면서 

남편 챙기고 아이 챙기며 집안 살림 깔끔하게 해가며 
잘하고 있다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어쩌다 한 번씩 
술 마시고 들어온 남편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너무 기가 막히고 가슴을 후벼파고 그동안 잘하고 있다 
생각했던 제 자신을 한순간에 무너뜨립니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아니지만 몇 달에 한 번 
술자리 나가서 기분 좋으면 끝을 보는 사람이라, 
그런 자리 나가는 게 꺼려지는 게 사실이고, 자신도 
자기가 술을 못 이기는 사람인 걸 알아서 술 자체를 
잘 안 마시면서 한 번씩 꼭 그렇게 실수를 하는데, 
  
이게 결혼 6년째 몇 번씩 반복되다 
보니 내가 한 살고 있구나 싶어요  
  
어제도 만취가 돼서 새벽 네시에 
들어와 다섯시까지 그럽니다 혼자 떠들어요  

떠드는 말에 대꾸해 주지 않으면 '무시한다' 
'여자가 집에서 무시하면 되냐' 하며 더 끝이 안 납니다 
그러고는 그동안 있었던 자잘한 사건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며 평소에는 입에도 담지 못할 
쌍스러운 욕설까지 섞어가며 불만을 
가득 이야기합니다  
    
정말 사소한 것들요 진짜 있었던 사건들요  
한 시간 동안 떠들었던 이야기 중 기가 막혔던 한가지  
자기가 필요해서 자기 물건을 그냥 저도 모르게 몰래 
(운동용품) 결제해서 시켰어요  

저한테 결제해달라고 했어도 됐을 건데 
그냥 자기가 혼자 여기저기 둘러보다 결제하고 
주문하고 택배가 왔어요 택배 봤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괜히 혼자 눈치 보는 느낌?은 들었어요  

그렇지만 거기에 대해 
서로 일절 이야기하지 않았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만취가 돼서 그럽니다  
'씨 x 내가 사고 싶은 것도 마누라 눈치 보여서 
사지도 못해~~ 씨 x 년 네가 잘났냐 네가 돈을 
나보다 더 벌면 얼마나 더 잘 버냐' 등등  
  
제가 뭐라 했나요 제가 돈 잘 번다고 
유세 부렸나요 뭘 어쩌라고  
  
  
길이 점점 길어질 것 같은데 아무튼 이런 일이 
반복되니 이젠 너무 충격적이고 취중진담이라고 
그동안 나에 대해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행복한척 숨기고 살았구나  

나 혼자 착각하며 난 잘하고 있다 
생각했었구나 부끄럽고 숨고 싶고 죽고 싶네요  
한편으로는 이 사람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기도 하고요  

그냥 혼자 사는 게 편한 사람 
같은 게 놔줄까 싶기도 하다가 아침에 아이 
얼굴 보니 아빠 없이 살 아이가 또 불쌍하고요  
  
뭐가 문제일까요  술이 문제일까요 취중진담일까요  
제 잘못도 있으니 취중진담을 하고 있겠지만 참 상처네요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잡생각만 머릿속에 한가득  








베플 
술만 처먹으면 꾹꾹 눌러 담아놨던 
자격지심이 폭발을 하는가 봅니다 

기억 안 난다고 잡아떼지만 아무리 기억이 
안 나도 대부분 자기가 어떻게 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술 먹고 술 주정이다 
기억 안 난다 잡아떼니 그런가 보다 하는구나  
앞으로도 제 맘에 쪼끔이라도 스크래치 생겼다 
싶으면 술 처먹고 퍼부을 겁니다  

그게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요 

나중엔 알코올성 치매와 더불어 맨정신에도 지랄합니다 
우리 집 아빠 이야깁니다  본인도 알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술 마시고 주변에 
폭발시키는 게 자기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였기때문에 
술을 잘못 배웠다고 얘기합니다 

지금은 암 수술하고 당뇨에 본인이 술 안 마시긴 합니다 
그런데 평소 행실은 술 마실 때와 똑같습니다 
왜냐 수십 년을 그리했으니까요 안 달라집니다 



베플 
마음과 술 두 가지가 모두 문제겠지요  
또 술 마시고 주정하면 녹음이라도 
해놨다가 들려주세요  

술 먹었을 때의 기억이 없다면 
자신의 모습을 볼 기회 정도는 줘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의 주사 녹음해 둔 것을 듣고도 지금과 같은 
반응이라면  다음 조치로 적절한 상담이라도 
받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베플 
술이 문제가 아니죠 
인격 문제 슬 먹었다고 마누라한테 쌍욕하고
술김에 실수했다는 거 모두 핑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