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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연애 & 데이트

내 생일날 감자탕집 데리고 간 자린고비 남자친구 - 네이트판 레전드 연애 썰

내 생일날 감자탕집 데리고 간 자린고비 남자친구 - 네이트판 레전드 연애 썰






남자친구랑 사귄 지 
7개월 다 돼가는 26살 직장인 여자예요  
오늘 아니 어제 제 생일이어서 남자친구가 
제 회사로 데리러 온다고 하더라고요.

옷도 신경 써서 입었고 기대했던 게 사실이에요.


제가 남자친구 생일 때 케이크도 손수 만들고 
레스토랑 예약도 해서 계산도 다 제가 하고 
선물도 따로 명품 벨트랑 넥타이 사줬거든요.

비용은 30만 원 들었고요.
당연히 저도 제 생일에 좋은 곳에서 
밥 먹고 선물도 받고 데이트하는 줄 알았죠.

근데 정작 간 곳은 감자탕집 저녁 시간이라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아저씨들이 술 먹고 
떠드느라 귀가 멍~ 할 정도로 시끄럽더라고요. 

20살 때 딱 한번 클럽을 갔었는데 
그 정도로 시끄러웠던 거 같아요. 

6천 원짜리 해장국 감자탕을 2개 시키고 
음식이 나왔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거 같아요.

생일 나이 들면 대수롭지 않아진다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 번뿐이고 매일 같은 일상인데 
하루 정도는 특별하길 기대해도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 정도는 욕심 아니잖아요.

뜨거운 감자탕을 혼자 훠훠 불어가며 
먹는 모습을 보는데 오만전이 다 떨어지고 
생일날 이렇게 시끄럽고 번잡한 감자탕집에 앉아서 
보내는 제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싫더라고요.

감자탕집 비하 발언 아니에요. 저 감자탕 좋아해요.
혹시 입뒀다 뭐 하냐 하실 수도 있는데 이게 꿈인가 
싶고 그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 가고 
머리가 안 돌아가더라고요.

우는 제 모습을 보더니 남자친구가 아차 싶었는지 
선물을 주는데 글쎄요. 제가 며칠 전에 사야겠다고 
봐둔 파운데이션이더라고요.

가격은 6만 원.. 그거 주고 생일 축하한다며 
어색하게 웃는데 그 모습도 보기 싫어서 
그냥 나와버렸어요.

그 와중에 전 감자탕 손도 안 댔는데 
그 고기 아깝다고 싸달라고 해서 싸갖고 
나왔더라고요. 그리고 저에게 주며 집 가서 
먹으라고 그러면서 분위기 좋은 바에 가서 
술이라도 한잔할까? 하며 눈치 보는데

화내고 돌아설까 하다가 여자에 잘 모르면
그래. 실수할 수 있지 싶어서 못 이기는 척 따라갔어요..  

근데 웬걸 분위기 좋은 바는 없고 
또 아저씨들이 득실득실한 다방 분위기의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음산한? 그런 곳이더라고요.

평소엔 저 검소하게 다니고 알뜰한 스타일인데 
하루 정도는 야경 보면서 멋진 곳에서 대화하고 
싶었는데 결국 섭섭하다고 얘길 했어요.  

난 오빠 생일에 좋은 레스토랑도 
2주 전에 예약해서 밥 사고 케이크도 만들었고 
좋은 선물도 했는데 감자탕은 너무 하지 않냐고
그리고 여긴 또 뭐냐고 그랬더니 돈바른다고 
다 좋은 데이트가 아니라네요..  

자기는 내가 챙겨준 거 좋다고 받아먹어놓고
말하는 뉘앙스가 전 꼭 비싼 곳만 좋아하고 
밝히는 속 무녀인 것처럼 느껴지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는 평생 좋은 곳 한번 못 가보고 
그렇게 살아라 난 싫다 하고는 나와버렸어요.  

평소답지 않게 왜 그러냐고 하는데 평소다운 
내 모습이 뭔데? 하니까 우물쭈물하네요.
데이트 비용도 많이 쓰고 오빠한테 선물도 
잘 해주고 그런 모습은 좋고 그런 모습은 
내 진짜 모습인 거고 이렇게 한 번쯤 생일만이라도 
좋은 곳 가고 싶어 하는 내 모습은 가짜인 거냐고 
소리치니까 아무 말도 안 하네요.

아니 못한 거겠죠. 왜 만나온 건가 싶고 그동안 
내가 너무 호구처럼 퍼준 건가 싶기도 하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친구들이랑 보낼걸 싶기도 하고요..  

생일이 별거냐 의미 부여하지 말아라 
하실 수도 있지만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른 거잖아요?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인데 하루 정도 자기가 
태어난 생일날에만큼은 좀 다르게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도 남자친구 생일을 특별하게 챙겼고요.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바란 것만은 아니잖아요. 
사랑은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니 해준만큼 
받을 생각하지 말아라라고 얘기는 하지만

전 그래도 어느 정도는 성의를 보여야 
맞는다고 생각해요. 이런 제가 속물일까요? 
참 바보같이 느껴지네요.. 






베플 
어디서 그런 지질한 놈을 만났어요? 
글쓴이가 26인데 오빠면 한 30쯤 되나요? 
나이 그 정도 쳐 먹었으면 여자가 뭘 좋아하는지 
모를 수가 없어요 그냥 돈 아끼려고 했던 거 같은데
헤어지고 더 좋은 사람 만나요. 

굳이 그런 찌질이한테 돈과 시간 쏟지 말고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요. 파이팅! 


베플 
어휴 모르겠다 저런 
새. 끼랑 계속 사귈 거잖아 끊고 후기 쓰자 


베플 
생일날 3만 원짜리 감자탕이라니 하면서 
왔다가 6천 원짜리 뼈해장국 시킨 거 보고 
헛웃음만 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