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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완벽한 내편 사이다 남편 3편 - 네이트판 레전드





완벽한 내편 사이다 남편 3편 - 네이트판 레전드




1. 고양이를 사수하라 

이 썰은 아마 반려동물과 

함께하시는 분들이라면 

좀 더 이해하실 듯. 


현재는 반려묘 한 마리를 키우고 있음. 

두 마리였으나 한 마리는 

몇 달 전 갑작스러운 병으로 일찍 안녕

(아직도 꿈속에서 아른거림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꼭 다시 만났으면

두부 얌 ㅠㅠ) 

  


썰다 시는 두 마리일 때였음.  

내가 한 마리 신랑이 한 마리 

키우다 합치면서 두 마리가 된 거임. 

감히 표현하자면 자식처럼

아끼며 키우는 아이들이었음.

(사람 아이와 같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아낀다는 의미로) 


하지만 시댁 어른들은 옛날 

어르신들이다 보니 탐탁지 않아 함. 

주기적으로 고양이들에 대한 

언질 하셨지만 신랑이 

칼같이 끊어내며 지켜 냄. 

  

  

그러다 결혼 후 1년쯤 지났을 때

(이미 이때는 어느 정도 사이다 남편으로 

인해 표면적 트러블이 많이 사라진 상태였음) 


갑자기 2세 얘기를 하시며 

고양이 때문에 애를 안 가지는 거냐며 

대화를 시작하심. 

(참고로 저희는 딩크족 희망 부부입니다. 

둘 다 처음부터 얘기하고 만났어요 

하지만 시댁에서는 역시나 2세를 

계속 바라시긴 했음.) 


그러다 얘기가 번지고 번져, 

고양이를 내보내야 한다는 

얘기까지 갑자기 막힘없이 하심

 

아 이번엔 나도 뭔가 말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딱 들을 때였음. 

  

남편) 갑자기 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시부모님) 어디 빨리 보내고 

너희도 2세를 준비해야지 

또 고양이를 그리 계속 키우니까 

애 키우기 싫다 하지 

  

남편) 근데 누나들은 지금 왜 있노, 

내 낳을 때 내보내뿌지 

  

시어머니)갑자기 뭔 소리냐? 

  

남편) 자식을 내보내고 

자식 품으라 하니 하는 소리지요 

그리고 우리가 2세는 더 생각해본다 안 했나 

얘들도 우리가 품은 내 새낀데 

왜 내보낸다만 다 엄마 아빠가 정하려 하니. 

  

시아버지) 고양이랑 사람이랑 어찌 같냐 

  

남편) 다르지요. 다르지만 

마음만큼은 그만큼 

아끼고 있다 이 말이라고요. 


우리한테 그렇게 갖다 버리란 말하면 

듣는 우리 마음은 생각 안 해봅니까 

아빠가 그리 말 하이 우리 아

(고양이)들이 아빠만 오면 기겁하지 


신랑이 흥분하며 다다다 

하는 통에 난 달래는것밖에 할 수 없었음. 


시어머니는 그 후 말씀 안 하셨지만, 

시아버지는 한동안은 그런 말씀하심. 

다행히 그때마다 받아치는 

신랑 덕에 우린 고양이들과 

함께 무사히 지낼 수 있게 되었음. 

  

  

  

  

2. 가구는 우리 선택 

  

1편에서 적었지만 

우린 잠시 살 목적으로 

시댁 근처에서 살았음. 


금방 이사 갈 집이라 

생각했기에 모은 돈도 아낄 겸 

가구를 저렴한 것들로 구매함. 


(우린 결혼비용을 반반으로 사용했음

모은 돈도 비슷했음. 최대한 부모님 

도움 안 받자는 약속.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집은 

우리가 모은 돈으로는 아파트 전세는

 턱도 없어서 ㅋㅋ 좀 더 모아 나가기로 약속. 

결국은 합격해 버렸지만... 하핫 ) 


대신 가전은 끝까지 

쓸 수 있는거라생각해 비싸게 구매! 

우린 분명히 반반하여 같이 구매한 것인데 

시어머니와 시누에겐 그것이 

여자가 해오는 혼수처럼 느껴졌나 봄 

  

  

결혼 초반 어느 날 신랑과 

뒹굴뒹굴하고 있는데  

반찬을 주시겠다며 시누와 찾아오심. 


그러다 갑자기 가구를 

싸악 스캔하시더니 

  

시어머니)너(글쓴이)는 뭐 이런 

장난감 같은 가구만 구입했냐 

좀 값어치 있어 보이는 걸로 

구매하지, 이런 건 오래 못써~ 

  

둘째 시누)그래 엄마 말이 맞다 

내 산거 봐봐, 지금까지도 

쓰는데 이건 이사 가면 끝이겠다 

  

신랑, 소파에 앉아서 

고양이 쓰다듬으며 그 말 다 

경청하고 있다가 한마디 던짐 

  

남편) 누나 그 촌시런 가구들 말이가? 

우린 그런 거 돈 주고 사라 해도 안 산다 말을 마라 

우린 요새 인기 있는 북유럽풍이다 모리나? 


(요당시 북유럽풍이 인테리어 커뮤니티에서 

핫해지기 시작함 ㅋㅋ 신랑 이런 거 좋아함) 


그나마 저렴한 예산으로 oo 이가 

센스가 있어서 이래 해놓지

누나가 해놨으면 조지 놨다. 


(조지 놨다는 표현은 거칠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사투리와 함께 섞으면 

거칠지 않습니다.. ㅜㅜ 

있는 기억대로 쓰려다 보니 ㅋㅋ) 

  

시어머니) 아무리 유행이라 해도 

이런 걸 사면 얼마 쓰도 못할 것을.. 


참고로 우리가 구매한 게 

이케아+무지+인터넷 구입 등의 제품이었음. 

그중 저렴하고 가성비

괜찮은 것들만 구매한 거임. 


물론 어른들 보긴 저렴하고 별로일 수도 있음.ㅠㅠ 

내가 혼수로 그런 저렴한 

물건들만 해왔다 생각하시는 거임. 

속상할 찰나도 없이 신랑이 다시 한번 


남편) 아까 누나가 말했잖아 이사 가면 끝이라고 


우리 곧 이사 갈 건데 뭐, 

그럼 상관없는 거 아니가 

안 그래도 요새 다 집 해오는데 

난 집도 못해오고 거기다가 좋은 것도 

못 사줘가 내가 미안한데 

엄마아들 자꾸 부끄럽게 그러지 좀 마요 

  

시어머니) 네가 샀다고? 

  

남편) oo 이가 내한테 돈 다 줘가 내가 다 사뿌따 

그나마 그중에서 

oo 이가 이쁜 거 같이 고른 기다 

그러니 이제 그만! 


시어머니)그래도 시집올 때 

혼수는 좋은 걸 해와야

  

남편) 혼수가 뭔 소리고 우리가 반반해서 다 산긴데, 

그래치면 난 집도 못해왔는데, 

그래도 oo 이가 내 잘 이해해주고 

같이 빨리 돈 모아가 집사 자고 

파이팅도 넣어주고 하는데 


내가 oo이 앞에서 엄마랑 

이런 얘기하면 더 미안하고 부끄럽지..어휴.. 

  

한숨 푹푹 내쉬며 신랑이 

얘기하니 시어머니와 둘째 시누는 

더 이상 가구에 대한 말은 하지 않음. 

아들이 산 가구라는 말에 더 이상 

나에게 뭐라 하실 수 없다 생각한듯함. 


그리고 이사 가면 못 쓸 거란 말이 무색하게. 

현재 합 가하며 그 가구 

아주 튼튼하게 다 잘 사용 중임


거기다 우리 친정은 

인테리어 자체를 모던하게 

하는 걸 좋아해 더없이 잘 어울려서 이득! 


거기다 좋은 가전 시댁에도

 좀 드리고 와서 시댁도 이득! 

지금 와서는 잘했다며 

오히려 칭찬! 해피엔딩!ㅋㅋ

  

 

3. 합가는 윈윈전략 

이번엔 냉정한 사이다 말고 

합가 및 친정에 관한 썰림 

시댁뿐 아니라 친정에도 

사이다 패기 넘치는 이 남자

  

우린 초반 시댁이 근처다 보니 

시부모님이 우리 집을 염탐하는 

일이 잦아지며 

우린 이사를 계획하게 됨. 

(5분도 안되는 거리라 지나가면서 

고지서도 뜯어보심.) 


일단 무엇보다 신랑이 

그런 부분을 어마 무시하게 

스트레스받아 함. 


감시카메라 달린 집에 

사는 것 같다는 말도 함. 

어디로 이사를 가나 마나 엄청 고민함. 


그 와중 합가 얘기는 신랑이 먼저 꺼냈음. 

우리 부모님만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자긴 그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아마 그 당시엔 우리끼리 

살게 되면 또 시댁에서 찾아올 것이 

걱정되었던 것 같음) 

  

난 사실 친정에 들어가기 싫었음

친정 근처도 별로 안 가고 싶고

(엄마 아빠 미안) 


그때까진 문제가 없었지만 

친정 근처나 처가살이를 하게 되면 

우리 시댁과 있었던 트러블들이 

우리 가족들과도 생기게 될까 두려웠음. 


아! 우리 가족을 소개하자면 

나름 과묵상 남자 아버지

(하지만 경상도 츤데레)와, 소녀소녀 한 어머니 

그리고 캐시 시크한 시집 간

(나보다 1년 늦게 감) 


언니(신랑이랑 붙여놓으면 겁나웃김 

사이다를 넘어서 맥주임)+

그리고 내가 키우던 고양이 

  

나에겐 아무리 좋은 가족이라도 

함께 살면 부딪힐 것 같아 

처음엔 합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만  


신랑이 나에겐 늘, 친정에는 

놀러 갈 때마다 합가의 비전을 제시함 


1. 생활비가 절약된다. 

저희가 밖에서 쓸 집세 및 공과금을 

생활비에 보태서 함께 쓰면 절약이 된다. 


2. 집안일의 부담이 적어진다. 

어머니가 도맡아 하시던 집안일

우리가 함께 해드리겠다. 


3. 사생활을 지켜드리겠다. 

함께 사신다고 불편해 마시라. 

그저 이 집안의 부리기 좋은 

일꾼이라 생각하시라. 


4. 즐거워질 것이다. 아버님

(어머니처럼 장인어른이라 안 하고 아버님이라 함 ㅋ)

은 저와 함께 한잔하시는 재미,  

어머니는 든든한 아들 하나 

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등등 몇 가지를 제시하며 

내 맘과 부모님 마음을 흔들어놓음. 


처음에는 이걸 a4용지에 

간추려 적어서 왔는데 왠지 

찾아보면 아직 있을 것 같음 ㅋㅋ 


특히 마지막 것에 울 

아버지가 매우 흔들림 ㅋㅋ

그게 뭐라고 ㅋㅋ

(사실 우리 가족은 아버지 제외하고

술을 잘못함. 신랑은 말술ㅋㅋ) 


거기다 언니 내외도 그게 좋겠다며 부추김. 

언니 내외는 현재 서울에 삼

(형부가 서울 사람, 부드러운 남자인 

형부는 언니한테 잡혀서 삼 형부 미안..) 


늘 걱정돼던 부모님 

갑자기 죽 잘 맞던 제부가 함께 

살겠다 하니 옳다고나 부추김. 


결국 반년을 고민하다. 

함께 합 가하기로 함. 


더 큰집으로 가야 하는 비용은 

우리가 다 보태어서. 

그렇게 일사천리로 이사함. 

(지금 생각해보니 저희 부모님도 

신랑한테 홀린 듯;;) 

  

아무리 그래도 30년 가까이 

따로 지내온 남남인 사람들이 

어찌 갑자기 죽이 착 맞겠음 


생활 시엔 서로 굉장히 조심하며 

어색어색 모드로 한 달가량을 보냄


아침에 만나면 어색하게 

아침인사하고

어쩌다 화장실 앞에서 만나면 쭈뼛거리고


하지만 그 와중에 신랑이 

약속한 모든 공약은 이행됨. 


저녁엔 내가 삐질 정도로 

우리 아버지랑 잘 놈


어머니와 내가 밥 차리면 

늘 설거지는 본인 담당, 

쓰레기처리도 확실히


그러면서 은근히 울 아버지도 

꼬드겨서 같이 쓰레기

버리러 가면서 술사 옴


반찬 재료 아버지랑 같이 

앉아서 다듬고 ㅋㅋ

(콩나물, 메추리알, 나물 다듬기 등등 ㅋㅋ) 


울 어머니 부업 잘했다며 

용돈 주면 그걸로 술이랑 안 주사 오고 ㅋ 


엄마 아빠가 한 번씩 

가벼운 말다툼

(이라고 해봤자 투닥거림..)

하시면 눈치 봐가며 


이쪽 붙었다 저쪽 붙었다 박쥐처럼 ㅋㅋㅋㅋ 

아버지랑은 등산도 한 번씩 다녀주고,

어머니랑은 장도 보러 가는 

기특한 사위가 되어줌. 

(난 그사이에서 찬밥 딸이 됨) 

  

  

난 솔직히 걱정됐음. 아무리 

합가라 하지만 따지고 보면 

어려운 어른들과 함께 사는 것인데..  

너무나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함. 


그래서 하루는 신랑 불러 얘기해봄. 

힘들면 얘기하라고. 

억지로 무리하지 말라고. 


날 배려해준 만큼 

나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고. 

나도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고. 

  

그랬더니 신랑이 날 갑자기 

똑바로 마주 보며 


난 싫은 거 안 하는 거 알지 않나. 

난 우리 가족 어릴 때부터 화목과는 

거리가 멀게 사는 것만 보다가 


너희 집 처음 인사 오고 너무너무 부러웠다. 

이런 집을 만들고 싶었다. 

나도 저런 아버지를 갖고 싶었고 

저런 어머니를 갖고 싶었다.  


처형이 널 챙겨주는 모습에 

우리 누나들도 저랬다면

하고 생각했다. 이 집이 내 이상향이었다. 


그래서 여기 있으면 

너무 편하고 즐겁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서운하다. 


라며 따스한 눈길로 

나를 오히려 설득하듯 얘기함. 

그리고 난 넘어감. 

이 말발을 어찌 당해


그리고 마음속 깊이 

본인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감춰오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마음도 찡함. 

  

그리고 결혼 3년을 다 채워가는 현재~ 

이젠 단호박 사이다 터지는 

신랑 성향을 울 가족도 100% 이해해주심! 


(울 엄마 아빠에게도 아닌 건

 아니라 단호하게 말하는 그런 성향 ㅋㅋ) 


그리고 나도 우리 가족에게 

너무 잘하는 신랑을 보니 

자연스레 시댁을 챙기게 됨. 


물론 개별 연락을 싫어하는 

신랑의 의견을 존중해 신랑을 

꼬드겨 한 번씩 시댁을 찾아 뵘. 

  

이제는 시댁에서도 크게 터치하지 않으시고, 

100% 만족은 하지 못하시는듯하지만, 

성깔 있는 아들 때문에 내가 

고생하겠다 정도로 발전하심. 


우리 부모님께도 아들 잘 부탁드린다며 

아버님들끼리도 한잔하시고 회포를 부심. 


현재는 적당히 해피 ing. 이랄까.

아직 살날이 한참 많이 남았으니까. 

마지막은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음. 

결혼생활 중 사이다 설이라고 

말할 것이 사라지는 게 가장 

사이다 같은 결혼생활인 것 같음. 

  

  

  

아마 이 글을 읽는 분이 

늘어나면 저희를 어렴풋이 

아시는 분도 나타날듯합니다만ㅎ 

각자 친구들에게도 시트콤 부부로 

오르내리곤 합니다.

(혹은 비글 부부) 


저런 시댁 사정은 모르는 

부분이 더 많지만요. 

또 썰로는 못 풀 많은 일들을 

겪으며 경험치가 쌓이고 쌓여.

이때까지 온 거지요. 

크게 부끄러운 부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 적응해가는 

과정 중 하나였다고 할까요. 

왜냐면 현재는 해피하므로! 




베플

교훈: 시집 커버는 남편이 

어떻게 하느냐에 결혼생활이 달려있음. 

잘 읽었어요!! 진짜 신랑 100점이네


베플

이렇게 완벽한 내 편이 있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좋을까요 

진심으로 행복해 보여서 글 읽는 

내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너무 부럽네요ㅠ 

앞으로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