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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고민 & 건강

제가 양성애자입니다, 추억의 연애이야기 - 82cook 82쿡 자유게시판

제가 양성애자입니다, 추억의 연애이야기 - 82cook 82쿡 자유게시판








누구에게 한 번도 털어놓은 적 
없는 이야기인데 아래에 양성애자 글을 보고.  
모두 잠든 새벽이니 글을 써봅니다.  

저는 결혼했어요. 아이도 둘 있고요.  
다정한 남편을 사랑하고 결혼생활도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결혼 전에도 세 명의 남자친구가 있었고요.  


전 양성애자이긴 한데 음 뭐랄까,  
남자라서 좋다. 여자라서 좋다, 
이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냥 그 사람이라서 좋았던
첫사랑이 여자였어요.  

고2 때 같은 반 친구.  
얼굴은 이쁘장하게 생겼는데 외형은 
보이시한 친구였고  말수는 별로 없지만 
공부도 잘했고 학교에서 인기가 아주 많았어요.  

커트머리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했었지만 날라리는 아니었고
지금 생각해도 카리스마 있고 비밀스러운 친구였어요.  

여고였는데 좀 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어요.  

후배들에 동급생에 선배들까지 쉬는 시간마다 
수많은 쪽지들과 과자들. 어린 마음에 질투가 
하늘 끝까지 났던 부끄러운 과거가 떠오르네요.  

쓴 김에 흑 역사를 더 써보자면.  

저 혼자 일방적으로 
매우 매우 많이 많이 좋아했어요.  
편지도 많이 썼고 티도 많이 냈고  

얼마나 철이 없었는지 사랑에 눈이 멀어 
질투의 화신이 되어  이 친구를 좋아하는 후배들이 
찾아오면 앞문 뒷문 다 잠그고 어느 날은 그 애를 
좋아하는 동급생과 다투기도 하고요.  

한 번도 저에게 왜 그러냐. 
그러지 말아라 한 적이 없어요.  
그런 절 바라보며 그 애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정말 일생에 흑 역사네요.  
그걸 기억하는 동창들이 가끔 놀리기도 해요  
너 그 애 진짜 좋아했었다 나 ㅋㅋㅋ 이러면서 오후

적극적인 구애 때문인지 우린 사귀게 되었어요.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뭐 제가 하도 귀찮게 구니 받아준 것 같기도 하고.  

사귄다고 해서 뭐 막 뜨겁진 안았고.  
아, 정정할게요. 저만 뜨거웠어요. 
그 친구는 온돌 같달까,  

제가 편지를 10번 써주고 답장 쓰라고 징징대면  
작은 편지에 제 얼굴을 그려서 이름 옆에 
하트를 그려서 준다거나.  

어느 날은 표현 없는 그 친구에게 
넌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막 울기도 했는데.  
피식 웃으며 내가 뭐가 그렇게 좋으냐 하며 
안아주고 했었어요.  

당시엔 삐삐 세대였는데 
저는 하교 후에도 두세 개씩 메시지를  
녹음하고 했는데 그 친구는 저에게 
안 남겨서 또 삐지

그럼 며칠 뒤 목소리 대신 
임창정의 별이되어를 녹음해두고
지금 생각해도 김 쿵하네요.

 자식...지금 보니 밀땅쩔었구나
나는 애송이라 그렇게 밀기만 했고


글을 쓰면 욕도 많이 먹겠지만
(욕하지 말아주세요ㅠㅠㅠ)  
입맞춤도 했었어요. 
분명 제가 먼저 했을 거예요.  
첫 입맞춤이 정말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라 후회도 없어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  

그 애와 사귀면서 제 질투 때문에 
엄청 다퉜던 기억이 많아서 슬퍼요.  
어느 정도였냐면.  

당시에 그 친구가 불치병에라도 걸려서  
내 옆에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평생 케어해주면서 나만 보고 
나만 느끼고 싶다는 철없던 생각들.  
그 애가 보고 싶어서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수업시간에도 그 애 얼굴만 보고 있고
저는 올가미였나 봐요. 으 질려ㅠㅠ 
미안했어.. 친구야



제가 고3 때 이사를 가면서 헤어지고  
간간이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각자 
다른 지역으로 대학을 가서  

연락이 모두 끊겼는데 고향 친구들도 
그 아이와 연락하는 친구가 없어요.  

흔한 페북도 카스도 인스타 하나도 
연결고리가 없고 10년전쯤 개명하고 성전환해서 
외국에서 산다는 이야기 들은 것 같아요.  

하도 비밀스러운 친구라 
그것도 소문일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꽁꽁 아무도 못 찾게 비밀처럼 살고 있나 봐요..  

제가 두더지 기질이 있어서 한 번은 
심도 있게 땅끝까지 찾아봤는데 실패...  


지금 생각해보면 그 친구는 
성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던 거 같아요.  
늘 교과서에 죽고 싶다는 글을 많이 적었어요.  

노트 앞장엔 늘 i want to die라 쓰여있던 게 기억나요.  

그 아이의 깊은 내면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봤으면 좋았을 텐데. 그저 맹목적인 사랑만 
갈구하다 끝나버린 애송이 같은 사랑..  

그 친구는 저를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아마 좋은 기억은 아닐 것 같아요.  
많은 고민들에 사로잡혔을 텐데. 
그저 네가 좋다 좋다만 했으니.  

한 번도 그 친구를 잊고 산 적이 없어요.  
대학교 때 남자친구를 사귀고 행복할 때도 생각났어요.  
지금 네가 내 눈앞에 있다면 난 널 택할 텐데.  

40을 바라보는 나이에요.
요즘도 가끔 꿈을 꿔요. 
그 애가 나를 안아주는 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꿈.  

깨면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보고 싶은 마음이 크게 밀려와요.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20년 넘게 품어온 사랑
제 현실에 만족하고 살고 있지만 
문득 그립고 만나보고 싶어요.  

사실 만나도 제 삶 속엔 변화는 없을 거예요.  
내 가족 내 가정이 1순위고.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지키고 싶으니까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이라 그런 걸까요.  
누구 나처럼 만나고 나면 환상이
깨지고 그런 걸까요.  

참, 그 아이 이후로 여자를 
좋아했던 적은 없어요.  

쓰다 보니 이건 양성애자가 
아닌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제 마음 깊은 곳에 있던 이야기를  
새벽.. 그리고 익명을 빌려 한번 
적어보고 싶었던 글이에요...  

주절주절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댓글 
양성애자로 구분할 만한 감정일까요? 
사춘기 시절에 흔하지 안게 
발생하는 감정인 듯싶은데...  

그냥 그 사람이 특별하게 좋아서 몰두하는 상태.  

성별이 뭐든 그런 상대를 만나 
그런 특별한 감정을 느껴보는 건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누가 대단히 좋지도 안고,
 누가 절 사랑한대도 덤덤한 사람으로서는 
사랑에 빠지는 것도 굉장한 능력으로 보인답니다.



댓글 
요즘 서양에 여자애들은 중고등 때 
자기가 양성애자라고 페북에 올리고 그래요. 
양성애자 아닌 애들도 재미로요. 

그 단계가 지나면 이제 정말로 양성애자, 
동성애자로 밝히는 애들도 있는데 고등 때 
본인이 밝히고 나오기는 쉽지는 안은 거 같아요. 

그래도 주변 친구들은 다 알고 있고요. 

부모한테 알리는 게 좀 늦겠죠. 
부모가 받아들이기 힘들 테지만 요즘 대세가 
받아들이는 거니 인정하는 분위기예요. 

저도 누구누구 양성애자, 동성애자라고 
들을 때는 처음엔 충격이었지만 곧 받아들였고요. 

또 사실 내 애가 아니니까 괜찮았던 거도 있겠죠. 
그런데 내 애라 하더라도 사실 또 비슷하게 
느낄 거 같아요. 정말로 내 애라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에요.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나요.  

제가 링크 단 얘는 성전환 수술까지 
마쳐서 동영상 보니 정말 남자네요, 

진짜. 주변에서 아는 사람이 이런 경우 
처음이라 이때 참 놀랬는데 그 후 보니 요즘 
여자애들은 양성애자나 동성애자 면 
그렇게 비밀로 안 해서 그런지 꽤 많아요.  

밑에 이 아이가 16살쯤이니까 
아직 성전환하기 전이었지만 느낌이 
참 남자 같았어요. 

그때 방과 후에 슈퍼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가 동영상 보니 정체성으로 
괴로워하던 시기였네요. 

예전에 우리 애가 엄마 쟤가 영국에 가서 
승전환자가 됐다고 거기 신문에 가지 났대 해서
 제가 그 신문 찾아본 적 있거든요. 

지금 구글 해보니 이제는 뉴질랜드 뉴스 
동영상에 나오네요. 성전환 수술은 여기서 
하고 간 거네요. 지난번 신문기사에서는 
보니 남자가 되려고 식스팩 만들려고 
운동 맨날 했다는데요. 

성 정체성 찾고 밝게 사는 모습 보니 좋네요. 



댓글 
여고 때 꼭 남자 같은 애들 한 둘씩 있어죠.
저희 반에도 순정 만화에서 나온 듯이 키도 
크고 너무 마르고 얼굴도 뾰족한 애가 하나 있었거든요.

엄청 인기 많았죠. 애들이 서로 싸우고 
삐지고 울고불고 걔가 손이라도 잡으면 
난리 난리. 그런데 그 아이가 그렇게 사람을 
설레게 하긴 했어요.

저 같은 둔한 사람도 걔가 말을 걸면 
좀 두근거렸거든요. 일본 순정만화에 보면 
가끔 등장하는 이쁜 남자들의 동성애 코드를 
그때 애들이 되게 좋아했는데 그것과 비슷한 거 아닌가요? 

제 생각엔 춘향이나 줄리엣처럼 
맹목적인 연애 욕구가 엄청 강한 시기인데 
고에, 입시에 사회적으로 억눌린 시기에 
연애를 할 수가 없으니 남자 같은 여자애들에게 
그렇게 대리만족을 하나 보다 싶어요. 

저희 반 순정만화 왕자님 같던 친구는 
대학 가서 미니스커트에 긴 머리를 휘날리고 
다닌대서 동창들끼리 엄청 웃었어요.

배신감 느낀다고.. 졸업 후 걔도 미국 갔다던데 
그 후 소식은 모르겠네요.



댓글 
원글님은 양성애자가 아니고 
그 친구가 보이시하고 그 당시는 고교시절이라 
남자 만날 기회도 없고 하니 그 친구를 
남자 대신 사랑하게 된 거 같아요. 

사랑도 미성숙한 과정을 거치고 성숙되는 거겠지요. 



댓글 
저런 일이 학창시절에 종종 있긴 해도 
미성숙한 태도로 치부하는 댓글에 원글님 
더 상처받을 듯. 성적 지향은 본인 스스로도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고, 그러다 나이 먹어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평생 남들 하는 대로 
살면서 자기 진짜 욕구를 억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세상 기본값이 이성애가 아니었다면 
이런 반응도 쉽게 안 나왔을 겁니다. 




댓글 
사람마다 어느 정도 양성적인 성향이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은 모르고 지나갈 수 있겠지만 
어느 순간 누구를 만나면 방아쇠가 
당겨질 수도 있는 게 인생인 듯. 

캐나다 살 때 저희 동네에 정말 예쁜 아주머니가 
이혼하고 동성이랑 살면서 책 낸 분 계셨는데. 
젊어서 결혼해서 아이 둘 있는 분이었어요. 

그분은 자기가 현재 파트너를 못 만났으면 
그냥 여자의 성과 삶이 이런 거구나 대충 자기를
 맞추면서 살았을 거라고. 

그런데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힘들게 
노력하지 안아도 자연스럽게 행복해져서
본인이 가장 놀라고 있다 이런 내용으로 
책 쓴 분 있었는데. 정말 그 파트너 분이랑 
죽고 못 산다는 표현이 딱이였어요. 



댓글 
님 양성애자 아니세요~
그 시절에 그런 친구 한둘 있잖아요. 
보이시한 매력 가진. 저희 학교에도 
있었는데 언젠가는 저를 좋아한다고 
노래방에서 볼에 뽀뽀하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은 여자지만 
남자친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던 남자친구가 있어서 
사귀지는 않았지만 제가 좋아했다면
사귀었을 거 같아요

그런 추억이 있다는 게 님도,
저도 추억하며 산다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댓글 
조금은 이해 가네요. 
저 여고 때 그런 애가 있었어요.  
목소리도 좀 남자애 같고, 유머감각 최고라 
교실이 빵빵 터지고, 리더십짱, 성격 좋고 호탕 
그냥 남자라고 하면 더 어울릴 거 같은 친구였죠. 

여자애들이 대놓고 팬질하는 친구는 
아니었는데 저처럼 속으로 좋아하는 
애들 있었을 거예요.  

걔가 저보고 이쁘다고 하거나 머리 
쓰다듬어주면 콩닥콩닥 뛰었거든요.  
말 걸으면 떨려서 대답 겨우하고 
눈도 잘 못 마주치겠고 그 후에는 
한 번도 여자를 좋아해 본 적은 없네요. 



댓글 
저도 고등학생 때 동성친구와 3년을 
다른 친구들 몰래 편지 주고받은 친구 있어요. 

너무 설레고 좋았지만 성적인 쪽으로는 
눈곱만큼의 감정도 없었어요. 
그 시기에 지나가는 감정인 듯. 

그리고 죄송하지만 그 친구는 님을 
사랑하지는 안은 듯. 대하는 게 
우러나오는 전혀 행동이 아니에요.. 

무면허 아닐 겁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는 만 16세부터 
딸 수 있어서 고등학생들 많이 따고 
배달 알바도 하고 그래요. 



댓글 
제 생각에 그 친구는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성에 심각했고 원글님은 아직 
잘 모르는 초보 단계였을 거라  

그 친구가 원글님을 
확 잡아당기지 안았을듯해요 
그 친구는 원글님을 사랑한 거죠 

스스로 각성하고 진짜 선택할 때까지 
저는 그 반대의 경우였어요 

정말 평범한. 키가 큰. 나름 활달한. 
친구가 많은 아무 생각 없는 여고생 
언젠가부터 얌전하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반 아이가 제 주위에 항상 있었어요 

체육시간 줄 설 때 나 짝 바꾸려 줄 설 때 
청소당번 정할 때.. 전 정말 몰랐는데 
반 아이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어리기도 했고 당황스럽기도 
무섭기도 해서 많이 피해 다니고 

그 아이가 슬프게 쳐다보면 또 
반 아이들이 수군거리고 힘들게 학년을 
보내다 겨울방학 지나도 왔더니 
전학 갔다고 하더라고요 

가끔 그 눈빛이 생각날 때가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 다시 돌아가도 
전 받아들이기 힘들듯해요 



댓글 
사춘기 때 가수던 선생님이던 
동기 친구던 대상 하나 찜해서 사랑하는 거 
욕망이 불타오르는 시기니까요 

그런데 중년 나이까지 그 시절 
그 느낌에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게 자기애 같아요 

사춘기 때 보이시 하던 애들도 
성인이 되고 하면 잘 꾸미고 시집 빨리 가던데요
현실적으로 그 친구는 님 기억도 못할지 몰라요 

살짝 과대포장해서 환상을 즐기시는 것 같아요 



댓글 
이게 무슨 양성애자인가요. 
못 갖는 것에 대한 소유욕이죠. 

아시나요? 여자들이 게이들을 
어떻게든 꼬셔보려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왜냐면 게이들은 일반 여자에게 관심이 없거든요.
그러니 더 애달아요.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서요. 
자기한테 너무어오는 순간..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 없어지죠.근데 게이는 절대 일반 여자에게 
안 넘어가거든요.

그러니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거에요. 
동성애, 양성애는 소유욕이 아니라 성 정체성과 
연관된 거예요.님 같은 경우는 그냥 소유욕이에요. 
그 사람을 갖고 싶은.. 지금도 그 사람 마음이 궁금한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