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번다고 맨날 욕하는 아내, 이혼할까요 - 다음 미즈넷 부부토크
어디 가서 다 까놓고
얘기할 데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나마 몇 자 끄적여 봅니다.
저는 30대 직장인이고 아들 둘을
두고 있는 가장입니다.
와이프는 집에서 애들 보고 있고요.
첫째 낳고는 맞벌이하다가 둘째
낳고 외벌이 3년 차입니다.
그래서 매일 돈 때문에 싸우기 일쑤입니다.
제 와이프는 유독 돈에 민감합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돈 좀 빌려 달라거나
돈이 관련된 일이 생기면 불같이 화를 냅니다.
막말은 기본으로 섞어 가면서요
그나마 밖에서 만나는 사람이라면
정도가 덜하지만 집안 식구들한테는
망설임도 없이 막 튀어나옵니다.
결혼 한지는 6년쯤 됐고요.
결혼 전에도 와이프의 성격 결함 때문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근데 제가 맘이 약해서
와이프가 미안하다고 숙이고 들어오니
결혼까지 하게 되었네요. 그게 잘못일까요?
그때 이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의 연속입니다.
며칠 잠잠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소 대상은 오롯이 저입니다.
제가 잘했든 못했든 짜증부터 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더 열받으면 아오 답답해 바보냐?
돌 xx 피냐? 10원짜리 백 원짜리 욕에다
멍멍거리기도 하고 x 같네 등등 막장까지
간 부부 아니면 하지도 않을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처음엔 어리니 이해하자 하고
다 받아 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 인내심에도 한계가 생기더라고요.
그게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한 4년쯤 되니까
도저히 듣고만 못 있겠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싸움이 됩니다. 그랬더니 처음엔 놀라더군요.
이 사람이 이렇게 반격도 하는구나 하고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더 강하게 막말을 해댑니다.
죽이네 살리네 그러면서 그러다 돈이 생기거나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왜 그래~~ 화 풀어~~'이럽니다.
그렇게 며칠 지나면 또 화내고
이렇게 반복적인 일상을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조그만 빌라에 살다가 아파트로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전세로 오게 됐습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안 싸운 날이 없네요.
거지 같은 시댁이라 돈도 한 푼 안 보태 준다고
'너 까짓 게 내 맘을 아냐? 나도 돈 많은
남자 만났음 떵떵 거리고 살 텐데 너같이
거지 만나서 내가 이렇게 궁상떨고 살고 있다'
'내가 사고 싶은 게 있는데 당신이 월급을
쥐꼬리만큼 벌어와서 못 사니까 돈 더 벌어와'
등등 진짜 사랑하는 부부라면 쉽게 못할 말인데도
그냥 남 얘기하듯이 쉽게 잘 하네요
이렇게 속을 뒤집어 놓으니 제 속이 말이 아닙니다.
그러다 저번 주쯤 집에 오니
와이프가 울고 있더군요.
친구가 결혼하는데 시댁에서 1억을
해주기로 했다더라. 친구 누구는 돈 많은
남자 만나서 강남에 아파트에 산다더라.
그러면서 내 인생이 불쌍해서 눈물이 난답니다.
내가 당신 같은 거지 남편 만나서
이렇게 개고생하고 산다고 펑펑 웁니다.
그런데 예전 같으면 내가 미안하다고
돈 많이 못 벌어서 미안하다고 했을 텐데
그런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오히려 속에서 불덩어리 같은 게
명치를 콱 막고 있는 답답함이 생겼습니다.
제 연봉은 5000 정도 됩니다.
많이 번다면 많은 거고 적다면 적은 연봉이죠.
빌라에 살 땐 그래도 쪼들리면서 살지는
않았는데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나서부터는
매일매일이 전쟁입니다.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매일 돈은
마이너스라 와이프는 거의 매일
화가 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냥 이것 좀 가져다 줘할 수 있는 것도
큰소리로 소리지르고 한 번에 안 들으면
또 쌍욕 튀어나오고 사람이 사는 게 아니네요.
그래서 다시 빌라 가자고 우리 형편에
너무 무리라고 얘기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덤벼듭니다. 죽어도 못 간다고
처음 결혼을 할 때 둘 다 없는 형편이라
제가 모아논 돈 5천 정도에 와이프
5백 들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전 항상 죄인 취급을 받았네요.
남자가 그거밖에 안 해와서 이렇게
고생시킨다고 그 말도 맞는 말입니다.
제 능력이 그거밖에 안되고 우리 집안에
돈이 없으니 좋은 집에 못살게 해줘서
미안해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악 밖에 안 남네요.
내가 뭐 때문에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결혼한 게 그렇게 죄인가? 욕심 좀 버리고
형편에 맞게 살면 안 되나?
빌라 살면 그렇게 사람들이 무시하나?
도대체 얼마나 더 벌어야 저 욕심을 채워줄 수 있나?
등등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습니다.
제가 잘못한 건가요?
돈 없는 무수 저라서 이렇게 살고 있는 게 죄인인 거죠?
애초에 시작을 말았어야 했지만
이미 애들은 둘이나 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애들 때문에
꾹꾹 참고 있습니다. ㅠㅠ
머릿속이 복잡해서 두서없이
끄적여 봤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베플
아내분이 돈 이갸기 하면서,
남과 비교하면서, 또 울고 짜증 내고 하면
아주 담담하게 아내분한테
"미안하다, 너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능력이 안되네, 지금이라도 놓아줄 테니까,
능력 있는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
이렇게 말씀하시고 이혼 신청서 탁자에
올려놓으시고 글쓴이는 조용히 짐 싸서 나오세요.
그리고 양가 부모님께, 이혼할 거다,
다 글쓴이 잘못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절대로 집으로 돌아가지 마세요.
늘 언제나 글쓴이가 숙이고
들어가니 아내분이 저러는 겁니다.
같이 소리치며 싸우는 것보다
이렇게 차갑고 담담하게 대응하는 게
더 효과 있을 수가 있어요.
베플
아내더러 돈 벌으라 하세요.
베플
아오 진짜 내가 다 열이 받네요.
집구석이 서 하루 종일 남자 빠져 있음서 세상에
저 남편은 머가 못나서 전생에 뭔 죄를 져서
저따위 여자를 만났대요.
꼭 착한 남자에게 저런 여자가
얻어걸리더라고요.
아주 성질 더러운 남자 만나서
뒤지게 처맞고 살아야 될 여자 고만요.
이 사연 보니 정말 나도 여자지만
주먹이 불끈 쥐어지네요. 욕은 못하겠고
속으론 지금 욕 엄청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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