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싫습니다. - 다음 미즈넷 미즈토크
저는 올해 31살인 여자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을 단 1%로도 하고 있지 않아요
독신주의 자라는 의미보단 나름의
사정이 있는데 그건 부모님의 가정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빠라는 저의 기억은 단
한 군데도 좋은 기억이 없어요
가장으로서 생활력 제로 화투에
미쳐서 날린 돈만 집 몇 채에 술만 먹으면
폭력에 폭언, 엄마가 저를 안고
도망친 기억이 아직도 나는군요
밖에선 조용한 사람 집안에선
큰소리치는 사람 어렸을 적 기억나는 건
항상 엄만 일하고 있었고 아빤 농땡이 부리며
술 먹고 놀음하는 기억이 전부
가족끼리 외식? 피크닉? 한 번도 기억에 없네요
엄마가 겨우 오빠와 저를 데리고
놀이동산 가서 고생한 기억밖에는 이
술 먹고 오는 날에 기분이 좋으면
잔소리 몇 시간으로 끝나지만 기분 안 좋을 땐
하루 종일 불러서 소리 지르고 괜히
청소 안 했다고 난리, 술만 먹으면
왜 그리 먼지에 집착하는지
저녁 일곱 시만 넘으면
심장이 두근거리던 때도 많았어요,
단 한 번도 저의 진로 문제를
걱정해준 적 없었고 시험 전날이든
중요한 시험이 있든 상관없이 술 먹고 오면
조용히 숨죽여 살기 바빴습니다.
지긋지긋한 집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랬던 적도 있었어요.
그래도 엄마라는 존재가 저를
간신히 붙잡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단계 한다고 서울 가서
1년 너게 안 올 땐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쌀살 돈이 없어서 겨우 끼니 때워도
아빠가 저녁에 집에 안 온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엄마가
집안 사정 좀 봐달라며 억지로
원치 않던 일을 하면서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성인이 된 후에도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오진 않더군요
독립? 그게 말차럼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상황이 그렇게 저에게 주어지지도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아빠가
저를 한 어른으로 대해주셨을까요?
똑같습니다.
폭력이며 폭언은 그대로더라고요..
이렇다 할 연애도 해본 적 없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아빠라 크게 뚫어놓은 돈을 메꾸느라
그흔한 친구들과 여행도 가본 적이 없으니깐요.
한 살 한 살 더 먹어가면서 아르바이트,
뒤늦게 겨우 들어가 본 대학,
사회생활을 겪으며 한가지 생각한 건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는 확신이었어요.
물론 저의 아빠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보장이 없지만 엄마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 해도
이미 저에게 깊숙이 낙인찍힌 결혼과
남편이라는 문구는 행복과
연결되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났고
엄마는 한 번도 단 한 번도 결혼이란
이야기를 꺼내지 않다가
갑자기! 한두 달 만에 선을 보라며
난리를 치시네요.
본인 사는 거 생각하면 저런 생각,
저런 말을 꺼내고 싶을까란 생각이 드는데
왜 갑자기 결혼을 하라며 강요를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 있을 때 결혼해 라라네요.
솔직히 토할뻔했어요.
제가 너무 부정적인 탓도 있지만
결론은 저는 그래서 남자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아요
어떤 사람들은 가끔 이런 말도 하더군요
좋은 사람 만나면 또 생각이 달라진다고요.
맞습니다 당연히 좋은 사람 만나면 달라지겠죠.
좋은 사람은 만날 수 있어요
하지만 굳이 그걸 결혼으로
마무리 짓고 싶진 않습니다
솔직히 아빠도 무척 싫어하지만
폭력과 폭언을 그저 견디기만 한 엄마도
사회생활을 하고 인생을 살다보니
점점 원망스러워지는 것도 있더라고요
왜 진작 고리를 끊어버리지 못했을까 하는
왜 모든 걸 안고 살아야만 했던 걸까요?
진작 아빠와 헤어졌더라면
더 나은 삶을 살았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지금이야 많이 성질이 죽었다곤 하지만
완전 새사람 된 건 아니니깐요
어쨌든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일을
나열해볼 수 있지만 생각하기도 싫고
기억하기도 싫어서 여기까지만 적어요
아빠야 자기가 한 이력들이 있으니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한적 없고
엄마는 유독 이야기를 하고 한살이라도
젊을 때 하라는 둥
좋은 곳 있을 때 하라는 둥
정말 짜증 나고 화나고 하네요.
하루에도 몇 번을 이 문제 가지고 싸우는지
이젠 엄마 얼굴도 그다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친구들의 부모님이나 가정이야기를
들으면 남의 나라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아요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차라리 그냥 혼자가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엄마는 절 이해해 줄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모든 걸 훌훌 뒤로 남겨놓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싶네요.
베플
결혼하든 독립하든
둘 중의 하나는 하셔야 합니다.
성인이잖아요?
엄마도 노후가 걱정되시는데
당신까지 계속 짐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눈을 크게 뜨고 좋은 남자를 보는
안목을 키우세요.
베플
토닥토닥. 많이 힘들었겠어요.
베플
님도 자라면서 다른 가정의
행복한 모습을 봤을 텐데
내 부모가 피 터지도록 싸워서
난 결혼 안 한다
내 부모가 그랬으니깐 난 안 그래야지
하는 생각이 옻은 생각이 아닌가?
'레전드썰 > 결혼 & 부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하려고 인사드렸는데 첩이라고? - 네이트판 레전드 막장 시댁 썰 (0) | 2017.05.27 |
---|---|
쓰레기 남편 이제 분리수거 할겁니다 - 82쿡 자유게시판 (0) | 2017.05.25 |
남편과 사이 안좋은 부부, 공감대 형성 - 82쿡 자유게시판 (0) | 2017.05.25 |
남편의 외도, 가장 우울한 생일 - 다음 미즈넷 미즈토크 (0) | 2017.05.24 |
5월 3주차 네이트판 레전드 모음 [ 부부생활, 부부싸움 ] (0) | 2017.05.22 |
여자동창과 만나면서 말안하는 남편 - 다음 미즈넷 부부토크 (0) | 2017.05.22 |
주식으로 날린 2억, 빚까지, 이혼합니다 - 다음 미즈넷 미즈토크 레전드 썰 (0) | 2017.05.22 |
와이프와 의견충돌, 사소한 부부싸움 - 다음 미즈넷 부부토크 (0) | 2017.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