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레전드썰/결혼 & 부부

결혼생각이 전혀없는거 이상한게 아니죠? - 미즈넷 혼자살기 레전드





결혼생각이 전혀없는거 이상한게 아니죠? - 미즈넷 혼자살기 레전드

이제 나이 서른이 되고 나니 
주위에 친구들도 많이 결혼하고 
같이 입사했던 직장동료들도   
하나둘씩 시집 장가를 가고 있네요. 
  
주위에서는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인데 왜 혼자 있냐고 묻지만 
전 결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잠깐 옛날 얘기를 할게요.
상처 하나 없는 사람 누구 있겠냐 
마는 저도 그랬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이 참 안 좋게 
헤어지셨어요 저랑 동생은 어머니 
밑에서 크면서 참 모진 고생
많이 했습니다. 

제가 크를 당시만 해도 그래도 주위에 
배곯는 친구들은 없었는데 어머니 밑에서 
크면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참 배도 많이 고프고 화장실 휴지살 돈도 
없어서 빌려 쓸 정도로 힘들게 살았어요 

어머니는 매일매일이 술로 지새우시면서 
저희는 밤새 잠을 자지를 못했죠
악몽 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친아버지와 재혼하시고 
고향으로 내려가 살게 되었어요 
  
조금 안정되나 싶었던 삶이 여전히 
부모님은 또 만나면 싸우고 계셨죠
  
아버지가 1달에 한두 번 정도 
들어오시면서 저와 동생 어머니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어머니는 또 술에 찌들어 사셨어요 
술 드시고 매일 신세한탄 울고 자는 
저희를 깨워서 또 울고
  
저희는 어느 순간 어머니께 
화를 내고 있었습니다.. 우리 너무 
괴롭다고 어머니 힘든 거 아는데 
  
우리 진짜 힘들다고 하루가 멀다 하고 
잠도 못 자고 이게 뭐냐고
  
그래도 저랑 동생 단 한 번 
삐뚤어지지 않았어요 술 담배 한번 안 하고
사고도 안치고 학교생활도 
  
나름 우수하게 잘하며 지냈어요.
그래도 저와 동생은 항상 긍정적으로 
잘 사려고 노력 많이 했었죠
  
제가 고3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냥 말없이요 슬퍼야 되는데 속이 참 
후련하다는 생각도 들고 
어머니가 많이 미웠습니다. 
  
그 후에 아버지가 좀 바뀌셨어요 
차로 왕복 4시간 거리신데 
자주 집에 와서 저희도 챙겨주시고 
  
바뀐 모습을 많이 보여주셨어요 
저도 동생도 그렇게 아버지와 
3이 살게 되었습니다. 
  
20살 때 저는 대학을 멀리 와서 
혼자 살게 되었고 1년 후 군대를 다녀오니까 
새어머니 될 분이 생기셨더군요.  

저와 동갑 여동생 3살 어린 남동생도 생겼네요 
한 2년 잘 지냈습니다 친동생 1명과 
새 동생 2명이 생겨 전 좋았어요 

평범한 가정이란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했고 우리 4명 정말 
친하게 잘 지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는 또 저희를 실망시키셨어요.
어머니와 안 좋게 또 헤어지셨고 
저희는 또 희어젔습니다. 

위자료도 참 많이 주셨던 거 같아요. 
저하고 동생은 처음에는 화가나더라구요 
  
경제적 원조 솔직히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전 고1 때부터 주말마다 횟집 할 바며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로 고등학교 등록비 
저와 동생 용돈 벌어다 썼었고요 
대학 등록금 월세 다 저희가 벌어서 
다녔습니다. 

그런데 위자료로 그 큰 금액을 떡하니 
주시는 거 보고 허무하더라고요 
저 큰돈이 저렇게 아버지에게 있었구나.

우린 왜 이렇게 혼자 힘들게 
살아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참 힘겹더라고요 직장생활도 
처음 가보는 부산으로 발령이 나서 
근무하던 터라 외로웠었는데 

더 힘들더라고요. 아버지는 그 후에도 
계속 여자친구들이 생겼다 없어지셨다 
하시면서 또다시 결혼을 하시려고 하더라고요 

적극적으로 말려서 하지는 못했습니다. 
  
여자친구는 계속 만드시라고 
평생 그렇게 사신 분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바뀌냐고 다만 1년에 3~4번 오는 

내 집 동생과 아버지와 함께 만나는 
그 집 불편하게 만들지만 말아달라고 
1년에 기껏해야 열흘 정도 쉬러 오는 집 

편하게 쉴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해서 다행히 결혼은 막을 수 있었어요 
  
저도 외딴곳에 혼자 있다 보니 
여자친구들도 생기더라고요

좋게 헤어진 경우도 있지만 양다리에 
당하고 제 후배 놈과 눈 맞아서 결혼하는 거
보니 참 여자 못 믿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원망한 적도 있었어요.
  
부모님의 저런 안 좋은 모습만 보다 보니 
결혼 자체에 회의감이 생기더라고요 

저렇게 살면서 여러 사람 피해주는 거 
보단 혼자 사는 게 낫겠다 싶더라고요.

여자한테도 심하게 대이고 나니 
여자도 참 못 믿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남에게 그 이유를 
찾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봤자 
여자가 못되게 굴면 집안이 망하겠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자신이 보이더라고요 
나름 힘들게 살아왔지만 삐뚤어지게 
살지 않고 살아온 제 삶이 나름 대견했습니다. 

전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한데 아니더라고요 

저한테서 억압돼있던 모습들이 
커가면서 나오고 있었더라고요 
  
아버지에게서 본 나쁜 모습 어머니에게서 
나쁜 모습 온전하게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저에게서 보이고 있더라고요 

무서웠어요 이런 모습이 나에게도
있구나 결국 부모님 자식인 건가
  
싶기도 했고요 
여자친구들도 중간에 있었지만 
결혼 얘기가 나오면 무조건 헤어지고 
피하게 되더군 
  
요 제 스스로가 잘할 자신이 없었어요 
좋은 남편이 좋은 아버지가 
될 자신이 없어지더라고요 
  
거기다 혼자 10년 정도 살게 되다 보니 
혼자가 어느 순간 너무 편해졌습니다 
  
혼자 버니 혼자 쓰기에 참 적당하더라고요 
작지만 전세집도 대출도 다 갚고 차도 사고 
나름 좋은 옷도 사고 어느 순간 
자 지내니 편해지더라고요.
  
하나 주위에서 그래도 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다 꼭 이상한 사람만 있는 거 아니다   
좋은 남편 좋은 아빠 될 거같다 말해주다 보니 
점점 제가 생각해오고 있던 혼자여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내 생각이 옳지 못한 것인가 싶어지더라고요.
  
쓸데없는 긴 과거 주저리 글이었어요 
아무한테도 못했던 말들이에요 익명이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맘이 한편 편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실진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후련하네요.





베플 
어렵게 살았지만 자기성찰과 
자기반성이 몸에 배어 있군요. 
당신은 근사하고 멋집니다. 

결혼을 하든 않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기를 돌아 볼 줄 아는 자세가 훌륭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베플 
부모의 결혼생활이 원만치 않아 
상처받으며 자란 자식들은 성인이 되면 
둘 중의 하나의 길을 선택하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님처럼 '결혼'에 대해 아주 비관적이거나
(그래서 결혼할 생각조차 안 하거나)

성장과정에서 못 받은 애정결핍 때문에 
조금만 잘해줘도 곧바로 결혼부터 하고 보거나.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과 다르게 
그 상처가 살아갈수록 두드러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마셨으면
님과 비슷하게 상처받고 큰 사람들도 많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없듯이). 

님의 사정을 이해하고 그래서 
로를 배려하고 살 수 있는 배우자 감이 
나타나면 님도 님만의 가정을 만들어서 사시길

베플 

옳게 생각하고 계시는 거고요, 
처음 생각대로 쭉 지키세요. 

어차피 보고 큰 게 그런 거니 괜히 
남들이 부추긴다고 덜컥 결혼해봤자 
결혼생활 잘 하기 힘들어요. 

멀쩡한 남의 집 처자 망치는 격이죠. 
주관을 가지시고 여유 있는 싱글 생활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