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진상 아저씨, 제대로 엿먹인 사연 - 오유 사이다 썰
10여 년 전에 이야기입니다
어찌 음슴체를 써야 하는 지
알 수 없어서 음슴체임
맡았던 프로젝트 때문에
새벽 북터 출근해야만 했던 시절임
아침 6시 반쯤 드문드문 빈자리가
있는 버스를 타고 고속 터미널을
지나고 있었음
사십 대 초반 아줌마가 타면서,
기사 아저씨께 이상한 남자가 자꾸
찝쩍대는데 따라 탄다고 함
기사 아저씨 묵묵부답이고
아줌마 자리에 앉자, 뒤따라
탄 남자가 아줌마 뒤에 앉아 지분 댐
버스는 반포대교를 통과하는 중
지켜보니, 그 아줌마와 아저씨는
모르는 사이인 듯 보였음
그냥 새벽이라 인적도 드무니,
터미널에서 처음 본 아줌마를
만만히 보고, 쫓아 다니면서
만지려 하고 옷을 당기고 그러는 중임
그러다, 심심해졌는지
그 남자가 내리려고 문가에 앉아
있던 내 좌석 바로 뒤에 앉음
느낌이 안 좋아서, 나는 속으로
다른 자리 많은데 왜 저 자리에
앉는 거임 어쩌지 하고 생각했음
그러던 중 이 인간이 갑자기
내 뒤쪽 머리카락을 잡아서 댕김
나는 순간 소리를 빽 지름
버스 안의 온갖 시선이 집중됨
내가 돌아 보면서 큰 소리로 외침
"왜 남의 머리를 잡아 당겨요?"
이 아저씨 갑작스러운
나의 도끼눈과 꽥 소리 지름에 어버버함
"지금 내 머리 잡아 땡 꼈잖아요!
왜? 왜 땡 꼈어요? 왜? 왜? 왜?"
나 열받아서 속사포처럼 쏘아 붙임
참고로, 나 소싯적 엄청 사나움
이 아저씨
사나운 여자는 처음 괴롭혀 보나 봄
내 물음에 계속 눈만 커지고 어버버함
아까부터 당했던 아줌마가 지원사격함
"저 아저씨 진짜 이상한 사람이라고
나를 그리 괴롭히더니 "
조용히 새벽 출근하던 뒷좌석의
아저씨들도 한마디씩 하기 시작함
"이상한 사람이네 아침부터 뭐야 "
다들 엄청 재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저씨 쳐다보며 한마디씩 함
그 사이, 버스가 한강을 건넜음
기사 아저씨가 한강 건너자마자,
차를 정거장도 아닌 미군부대 앞에 세움
뒷문을 열며 한마디 하심
"야 너 내려"
그 아저씨 찍 소리 못하고 내림
루저 맞음
나를 포함한 나머지 승객들
다시 조용히 버스 타고 고요한
아침을 맞으며 가던곳 계속 갔음
베플
기사 아저씨도 스타급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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