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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진상 & 사이다

도를아십니까 따라가면 이렇게 됩니다. 조심하세요 - 엠팍 불펜 레전드 레전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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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제가 홍대에서 잡혔었습니다 

평일이었고 친구 만나러 갔었는데 
친구가 못 나온다고 해서 혼자 커피 
마시다가 집에 가려고 했죠 

그때가 한 2시쯤이었습니다 
그러다 그놈들을 만나게 됩니다 
첨에 홍대 가는 길을 물어보더군요 

나이가 홍대 갈만한 사람들이 
아닌데 30대 중반 아줌마처럼 보였어요 

일단 그땐 한 명밖에 없었고 
나중에 한 명이 따라옴 길을 알려줬는데 
저보고 대뜸 인상 좋으시네요 점심 드셨나요? 

이런 질문을 해대는 겁니다 
그래서 이게 뭔가 나이든 여자한테는 
먹히는 얼굴인가 내가 했었죠 

그때만 해도 도를 아십니까 
이런 게 있다는 걸 전혀 몰랐었어요 
고맙다 점심 먹어달라고 하자 자기가 
점심을 안 먹은데 혹시 빵 하나만 
사주면 안 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뭐 도와준다 치고 빵 하나 
못 사주겠냐 하고 알았다고 하니까 
그제야 어디서 남자가 튀어나옴 
그 남자는 40대로 보였고요 

편의점에서 빵을 샀는데 웃긴 게 
1+1이 있어서 그거 살려고 했더니 
다른 거 자기가 고르더군요 

암튼 음료수도 1+1 
살려고 했더구먼 다른 거 고르고 
그렇게 한 4000원 정도를 썼어요 

고맙다고 점을 봐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뭐 그늘진 곳으로 데려가데요? 

그날 약속도 파투고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아 그냥 따라갔습니다 

인상이 좋다 혹시 영문이라는 거 아냐? 
영문도 모른다의 그 영문 선하게 보인다 
이딴 소리 늘어놓더니 대뜸 하는 소리가 
집안에 최근에 돌아가신 분 있죠? 
이러대요? 

그래서 없는데요? 
하니까 있을텐데 하더라고요 
그래서 8년 전에 할머니 돌아가셨어요 
하니까 봐요 맞잖아요 이러더라고요 

8년도 참 최근이구나 
그건 20세기 일이었는데 했죠 

암튼 그분 모습이 느껴진다고 이러면서
무슨 치성을 드려야 한대요 

그래야 일이 잘 풀릴 거라고 
치성이 뭐냐니까 조상님께 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요새 일 잘 풀리는데요? 
토익도 좋게 나오고 학점도 좋고
여자친구도 있어요 하니까 

앞으로 뭔가 나쁜 일이 있을 거라고 
그걸 풀기 위해선 꼭 필요하다고 하대요 
암튼 그래서 빵 다 먹고 자기네 
있는 회관으로 가야한대요 

어디냐고 하니까 왕십리래요 

지하철 타고 금방 간다고 어차피
집이 그 근처라 그냥 시간 때울 겸 
알았다고 했죠 

그렇게 홍대에서 
왕십리까지 지하철 타고 갔어요 
가면서 무슨 조상님이 어쩌고저쩌고 
옥황상제가 어쩌고 하길래 
그냥 네네하고 넘어갔죠 

그렇게 왕십리역에 내려서 회관이란 
데에 들어갔습니다 한 4층 건물에
3층이었는데 4층은 태권도장이었어요 

그때 시간이 한 4시 좀 안됐었어요 

가니까 20대 초중반 애들이 여럿 있더군요 
얼굴은 잘 씻은 것처럼 깨끗했는데
죄다 피곤해 보였고 불쌍해 보였습니다 

신발 벗고 들어오라길래 
들어갔는데 향을 피우더군요 

그러더니 조상님께 절하라고 절하고 
나니까 치성을 드려야 하는데 돈을 
좀 달래요 뭐 좀 사 온다고 

제가 현금이 만 원밖에 없는데요 
하니까 카드도 괜찮대요 
그래서 카드 없는데요 

하니까 한참 생각하더구먼 
그럼 그거라도 주세요 하더라고요 
만원 주니까 그걸로 배랑 과일
몇 개를 사 오더라고요 

그때 들었던 생각이 이 사람들한테 
과일 어디서 샀는지 물어봐야겠다 옇어요 
왜냐면 만원 치고 과일을 엄청 많이 
사 왔더라고요  

거기다 좀 웃긴 게 칸초를 
하나 사 왔는데 그건 왜 사 온 건지 
암튼 그걸 접시에 놓고 절을 시키더라고요 

향 피우고 뭔 소리를
계속하는데 뭔지는 모르겠고 
암튼 저도 그때가 취업을 앞두고 있을때라 
괜히 나중에 이거 걸려서 좀 그럴까 봐 
진심으로 조상님께 절을 했죠 

그러더구먼 저녁을 먹어야 한다는 거예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좀 오래 굶었다고 
돈 좀 있냐고 대충 봐도 8명은 됐는데 
그걸 어떻게 밥을 삽니까? 

첨 본 사람들인데 암튼 그래서 
돈 없다고 하고 집에 간다고 했죠 
그러니까 안된대요 

여기서 내일까지 함께 있쟤요 
여기서 자도 된다고 예쁜 애 하나라도 
있으면 그럴까도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곳에서 
잘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간다니까 
신발을 숨겼대요? 제 신발을? 
그래서 제가 경찰에 전화할게요 

이러니까 막 전화기 뺏을라고 하고 
그래서 첨에 저 데려온 여자분께 말했죠 
아까 빵도 사드렸는데 양심도 없냐  

그러니까 미안하대요 
모든 게 절 위해서라고 그래서 
신발 버리고 그냥 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경찰이랑
같이 와서 신발 가져왔어요 

아마 저처럼 거기 가서 어리바리 대다가 
못 나오면 거기 살고 그러는 것 같아요 

딱 하루 경험이었지만 느꼈던 게 이 사람들 
진짜 불쌍하다 옇어요 한 20평? 조금 넘는 
공간에 30명 정도가 같이 생활하고 밥도 
잘 못 먹고 댕기고 이러는 게 참 
질문도 받습니다  



베플 
저는 길거리에서 그런 사람들 만나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는데 
그런 일들이 있었군요 

대충 보니 제사 핑계 대고 
금전 착취하는 사람들이네요 


베플 
저희 친누나는 따라가서 
절 열라 하고 멍청하게 4백 날렸어요  


베플 
보니까 걔네들도 짝 지어서 
그렇게 다니는 거 같더라고요 팀을 이뤄줘요 
두 명씩 그래서 자기들끼리 연습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하루에 5천 원 주고 내보낸대요 
그걸로 점심 저녁 해결해야 한다고 
가끔 돈 많이 내는 호구가 잡히면 
그 호구가 한 달 생활비 내주는 거죠 


베플 
저는 택배나 뭐 미리 약속 잡은 거 
아니면 누가 집에 벨 눌러도 무시합니다 
인터폰으로 얼굴만 한 번 보고 시답지 않다 
싶으면 그냥 하던 일해요 


베플 
만 원이라는 게 신기하네요 
저는 호구로 보였던지 연도 즉 가령 
2014년이면 2014만 원을 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해서 성질나서 때려치우라고 한 기억이 
그 이후로 낯선 사람이나 방문판매자에 
아주 냉랭하게 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