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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진상 & 사이다

도를 아십니까에게 얻어먹은 썰 - 오늘의유머 레전드 사이다 썰

도를 아십니까에게 얻어먹은 썰 - 오늘의유머 레전드 사이다 썰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는 터라 
도인을 정말 많이 만났는데, 그중에도 인
(대순 진리교)에게 얻어먹었던 이야기입니다  
  
  
재수 후 2002년 새내기로 대학을 입학하여, 
적응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지내던 때였음  

2시간 공강이 있었는데 밥 먹기는 
이른 시간이고,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혼자 캠퍼스 이곳저곳을 걸어 다녔음  

이때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어옴  

"공강이세요?" 

"네? 아, 네 " 

"저도 공강인데, 요 밑에 매점 가서 
같이 시간이나 때우실래요?" 하는 거임  

평생 당해보지 않았던 헌팅을 처음 
당하는 순간이었음 물론 떨림 따윈 없었음 
나도 남자기에 "아, 네 " 하고 어정쩡하게 따라갔음 

아저씨라고 했지만, 나이는 24 5 정도 
돼 보였고, 생긴 것도 멀쩡하게 생겼는데 
옷만 좀 추레했음  

한 10분 정도 시답잖은 잡담을 하다 
(전공 같은 거? 자신은 철학과라 함) 

"혹시 우주의 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는 거임  

'아 철학과라 그런 건가? 특이한 질문이네?'
라고 생각했지만 "아뇨, 딱히 생각해 본 적은 "
이라 했더니 예상했던 반응을 본 듯 차근차근 말을 
이어가며 설명을 해주는 거임  

노트에 큰 나무를 그리더니 뿌리쪽은 조상, 
자기 쪽은 부모, 열매는 자식 이렇게 표현을 하고 
땅에서 주는 양분이 우주의 기라고 표현함  

근데 뿌리가 썩으면 당연히 가지와 
열매에 양분이 가지 않아 복이 있어도 
복을 받지 못한다고 함  

나무를 그릴 때부터 쎄 했는데 설명을 듣고 
'아 이게 도를 아십니까?구나!!' 했음  

워낙 남이 말할 때 경청하는 습관이 있다보니, 
그 도인도 뭔가 희망이 보였는지 정말 열의를 
다해 설명하고 있었음  

어차피 시간은 때워야 하고, 이것도 
경험이겠거니 했지만, 뭔가 잃은 거 없이
억울하여 배고픈 척을 했음  

"배고프세요?" 눈치를 챘는지 물어봐서 
"네 아침을 걸렀더니 "라고 했더니 
빵하고 우유를 사줌 
(예의상 거절은 한 번이라 배워서 
한번 튕겨본 후 얻어먹음) 
  
올해가 천년에 한번 하늘이 열리는 해라는 둥 
그래서 올해 조상신께 정성을 들여야 조상님이 
천국에 갈수 있다는 둥 

올해를 놓치면 안 되니 꼭 정성을 들여야 하고
그래야 내가 받은 복을 온전히 쓸 수 있다는 
그런 밑도 끝도 없는 얘기였음  
  
우유와 빵을 맛나게 먹고 2시간 동안 열심히 들어주고 
"이제 수업시간이 돼서 먼저 일어날 개요 " 
하고 미련 없이 일어나는 나를 보고 
그 도인도 그때야 뭔가 깨름찍한거 같았음 

내가 워낙 잘 들어줘서 그런지 같이 갈 줄 알았나 봄  
"아, 네 시간 되면 꼭 우리 공방에 들러봐요 " 
떨떠름하게 마무리하고 명함을 건너 줬었음  

받은 명함은 강의실 들어가기 전에 
음료 자판기 옆 쓰레기통에 버려둠  
  
  
그 후 삼성 코엑스 네가 박*에서 영화를 
예매하고 2시간 정도 남아서 반디*루이스 
서점에서 책을 사고 근처 의자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 때우고 있었는데  

젊은 남자+여자 학생이 다가와서 
설문조사를 해달라 함 예상대로 도인들이었음  
내가 편한 자리로 가자고 리드해서 
롯데*아로 끌고 감  

그리고 햄버거 세트를 얻어먹음 
(사 달라 강요는 안 했음 '뭐 (마실 거)드실래요?
'하길래, '햄버거 세트요' 했을 뿐임) 

영화 시간 전까지 열심히 얘기 들어주다가 
"아, 제가 영화를 예매해 놔서요 지금 안 가면 
 보는거라 말씀 중 죄송하지만 이만 가보겠습니다 " 
하고 미련 없이 자리를 뜸 

그 둘은 황당해 했지만, 뭐 내 알 바 아녔음  
  
아 그 둘이 하는 얘기도 첫 번째 도인과 별반 차이 없었음  
나무, 뿌리, 가지, 열매, 우주, 천년에 한번
(매년 천년에 한번 이라 함), 조상, 정성 등등 
대순 진리교의 교리는 다 똑같은듯 함  
  
  
요약 
1 대학 공강시간에 도인 만남 
2 열심히 경청하고 빵 우유 얻어먹음 
3 코엑스에서 다른 도인 둘 만남 
4 영화 시작 시간이 남아 열심히 경청하고 햄버거 세트 얻어먹음 
5둘 다 미련 없이 일어나 내 갈 길 감 
  
이후에 도인을 따라 대순 진리교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기회 되면 써볼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베플 
배고플 때마다 나타나는 
그들은 우주가 도와준걸 내가 알겠다 



베플 
오 저도 02학번인데 저도 새내기때 나무그리면서 
뿌리가 중요하단 사람 있었어요 그때 그당시의 
대순진리교 공식멘트였나보네요? 

저는 근데 뿌리도 좋지만 이파리가 중요하죠 
이파리가 없으면 광합성을 어케 해요 
이러고 말대답했더니 포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