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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고양이 수술비 어짜피 죽을거니까 시어머니 여행비로 쓰자는 남편 - 네이트판 레전드 썰

고양이 수술비 어짜피 죽을거니까 시어머니 여행비로 쓰자는 남편 - 네이트판 레전드 썰









지금 12살 된 
냥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학생 시절에 길거리에서 부모 잃고 
다친 채 쓰러져있던 애를 주워와서 
계속 제가 키웠고요. 제 자식이나 
다름없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지난주에 갑자기 무슨 쇼크가 
왔는지 애가 경련을 하더라고요. 

2분도 안 되는 시간에 끝났고 
후속으로 증상이 아직까지 없긴 하지만. 
병원에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며 의사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그러다가 원인을 찾아서 
치료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소견서를 써 드릴 테니 

큰 병원 가서 MRI를 찍어보시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 

돈은 좀 들지만 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비, 취직한 후에는 월급에서 일정 부분 
떼어서 냥이 치료비로 따로 저금해 왔고, 

남편도 동의한 사항이기에 MRI 비용 
및 치료비로는 충분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 얘기를 하니까 남편이 좀 아깝다더군요. 

어차피 애 수명도 다 되었고 
나으리라는 보정도 없는데 그냥 그 돈 담 달 
자기 어머니 생일 맞춰 여행 보내드리는 게 어떠냡니다. 

솔직히 눈 뒤집히더라고요. 
냥이 유사시 쓸 비용 터치 안 하기로 약속했고, 
그 대신 그의 취미생활에 드는 돈을 전 
일절 잔소리 안 했습니다. 

대포 같은 카메라랑 렌즈 산처럼 
사서 쌓아둬도, 드론 몇 대를 사서 두어 번 날리고 
먼지 뒤집어쓴 채로 방치해 놔도,

전동 휠 사서 타지도 않고 처박아 두어도, 
게임기를 몇 대 사도, 음향기기를 직구해도 
일절 얘기를 안 했지요. 

그런데 집요하게 그냥 드리자 응? 
어차피 얘 나이도 들었잖아. 

냥이 쓰려고 모아놨던 
돈 어머니 드리면 얼마나 널 이뻐하시겠어? 
(시어머니랑 냥이 문제로 번번이 충돌해서 사이 안 좋습니다) 

이럴 때 어필하고 점수 따면 좋잖아? 
사이 좀 좋아지게 나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며. 곧 수명도 다 되고. 
그냥 더 이상 고생시키지 말고 편하게 해 주자. 

오만전이 다 떨어졌습니다. 
다른 건 다 그렇다 쳐도 어차피 나을 것도 
아니고 곧 세상 뜰 앤데 돈 들이지 말자고. 

그 말 듣고 정신이 나가서
"너 어머니도 곧 돌아가실 거 여행은 무슨 
여행이야! 그냥 편하게 계시게 해 드려! 
정하고 싶으면 네 새끼 저 물건 다 팔아서 보내드리던가! 
마누라 돈 믿고 저축 하나 안 하고 저리 사재 꼈냐! 
너 새끼가 사람 새끼냐! 내가 얘 얼마나 키웠는지, 
어떻게 키웠는지 알면서 그걸 말이라 지껄여!?" 
하고 엄청 소리 질렀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어머니 대상으로 저런 소리 
한 건 심했던 것 같지만. 

툭하면 내다버려라 죽여버려라 저걸 
내가 탕을 끓여먹어야 관절이 좀 제구실을 하려나 
이딴 소리 듣고 살았기에 별로 죄책감은 없고요, 

여하튼 저 이후로 냉전 상태입니다. 
제가 작은방에 이불 베개 들고 와서 자고 
남편도 뭐라 말하고는 싶은 거 같은데 
전 사과 이외의 말은 듣고 싶지 않아요. 

남편도 많이 이뻐했었는데 
너무 배신감 들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남편과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반려동물 문제로 이렇게 싸워본 분 계시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베플 
아픈 개 키우면서 전국 유명하다는 
수의과 대병원 다 찾아다녔던 사람으로서 
한마디 드리자면, 남편 놈을 갖다 버리세요. 

삶에 있어 내가 전 부인 그 조그만 생명체 
하나 책임지지 못하면 자기 가족은 
어찌 책임진답니까. 



베플 
고양이 문제도 문제지만 
여태 생활은 아내 돈으로 버티고 
자기 돈은 자기 취미생활에만 쏟아부은 것 
같은데 게다가 시어머니 여행 보내드리고 싶음 

자기 돈으로 하지 왜 자기 엄마한테 
자기 돈 붓는 건 싫은데 아내 돈 고양이한테 
주긴 아까운 건가 ㅋㅋ 

그냥 고양이에서 문제가 크게 터진 거지 
평생 같이 살 배우자로서는 
기본적인 것부터가 영 아닌데요 



베플 
난 또 뭔 일 있는 줄 알고 
어쩔 수 없이 부탁하는 줄 알았네요
고민할 건더기도 없는데요?? 남편을 버려요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