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연애, 여자의 프로포즈 - 네이트판 레전드 연애 고민 상담 썰
사랑의 결실은 결혼일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결혼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친구들에게 왕자님 와 공주님의
결혼으로 끝나는 동화 속 해피엔딩은
시대착오적 결말이라고
술을 마시며 자조적으로 너스레를 떨곤 했는데
나와 그는 언젠가는 꼭 결혼을 할 거라는
자신감에 오만을 부렸나 봅니다
몽환 한 달빛 아래 멋진 생음악이 흐르고 적당히
취기가 올랐을 때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 결혼할까?
나의 꿈대로 전문직 여성이 되려면
아직 해야 할 공부가 많고 둘 다 모아둔 돈도
얼마 없지만 그런 계산은 미뤄두고
그 순간, 이 남자와 함께 인생을 보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감상적인 기분에
젖어들었습니다
조금은 두려운 미래가 이 사람과
함께라면 활기차고 설레는 느낌이랄까요?
그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이 무척 듣고 싶었는데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모르겠다고 나와의
결혼이라는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답니다
결혼과 가정이라는
단어들은 아직은 두렵다고 하네요
덤덤하게 그래 남자들에게 가장이 된다는 건
무게가 크니까 하고 말하려고 입을 여는데
바보같이 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오는지
눈물 콧물 범벅된 얼굴이 창피해서
결국 밖으로 뛰쳐나오는 추함까지 보였네요
도망치듯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12시간을 죽은듯이 잤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얼굴에 팩을 하고
정성 들여 화장을 한 다음 다시 그와
점심을 먹기 위해 만났습니다
어제 말이야 응, 내가 괜한
얘기 꺼내서 미안해 못 들은 걸로 해
항상 지나치게 신중한 그 사람과 대조되는
충동적인 성격의 저이기에 그래,
원래 우리 성격이 많이 다르잖아,
그치? 하고 넘어가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데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 사람을
보니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습니다
결혼에 대한 물음을 받고 뛸듯한
기쁨보다 당황함과 두려움이 앞선다는 건
우리의 관계에 조금은 문제가
있다는 거겠지 하고 말하네요
나의 크고 작은 감정 기복에 한동안 지쳤었다고요
자신에게 있어서 가정이란 건 좀
더 안정적인 것이었으면 한다고
순탄치만은 않은가정사 때문에 힘들어할 때
나의 부족함을 다 감싸 안아주는
이 사람 덕분에 힘을 얻었는데
한없이 베풀기만 했던 그가 속으로는
나와의 헤어짐을 가늠했던 건가 생각하니
순간 배신감도 들었다가 그에게 기대기만 했던
나 자신에게 화가 나고 미안한 마음도 들고
지금도 나를 너무 사랑하는데 그만큼
힘들었던 시기도 많아서 확신이
서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내가 너무 기대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네가 확신이 들지 않는건 내 탓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7년을 만난 후에도 확신이
서지 않으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고 물었습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헤어지게 되어있는 거
같다고 차라리 질질 끌 바에야 빨리 끝내는 게
최선이 아닐까, 하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서로
너무 사랑하니까 노력해보자고 하네요
헤어짐과 결혼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백 번도 더 결혼을 고르겠다고 하네요
이 와중에도 웃음이 나옵니다
나는 결혼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능력 있는 여자라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스스로가 초라하고 나약하게 느껴지네요
외동딸이다 보니 조언 구할 형제자매도 없고
남자친구 그렇게 예뻐해 주시던 엄마 이런 얘기
들으면 뭐라고 하실지는 글쎄요 모르겠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에서라도 하소연할 수 있어서
마음이 좀 편하네요
베플
여자는 말이죠 결혼이 하고 싶다기보다
그남자한테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이길
바라는 거예요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여도
사랑하고 평생 함께 하고파하길 원하죠
베플
7년 연애하고도 결혼해야겠다는 감정이
안 생기는 거면 영원히 안 생길 거 같은데요
원체 결혼 생각이 없는 사람일수도 있고
님이 저 남자의 소유욕을 자극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사실 프러포즈한 거나
마찬가지인데 차였으니 자존감에 상처가
됐을법도 하긴 하네요
여하튼 그 남자가 님이랑 결혼하게 되더라도
정말 글쓴님과 결혼하고 싶어서 하지는
않을 거 같단 생각이 잠시 드네요
베플
그럼 정말 아닌 거예요
그분이랑 인연이 안되려고 그러는 건지
다른 사람이 생긴 건지 뭔가가 있어요
저희도 칠 년째 사귀고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확신 이딴 건 예전부터 그냥 있었고
서로 사정이 있어서 결혼을 연기 연기하게 되었어요
둘 다 나이가 많아서
이십대에 사귀다가 지금 삼십 대가 되었거든요
언제 결혼할는지 되도록 빨리 하자고 그렇게
말하고 있고 계획 중입니다
올해는 일들이 많고 여건상
못하고 내년 봄에는 하려고 합니다
너무 보고 싶고 좋아죽어 못 살고 그런 거 없어요
함께 일하다 보니
매일 만나고 주말마다 가까운 근교
드라이브하고 둘 다 술 좋아해서 가끔 술 즐기고
여름엔 시원한 생맥 막걸리로 속 달래고
뭐 그냥 함께 내 옆에 있어야만
하는 동반자 같은 느낌입니다
결혼할 사람은 그냥 필이 오는거 같아요
듬직하고 믿을 수 있고 믿음이 가는 사람
신뢰할 수 없는 분이라면 다시 생각해보세요
아직 늦지 않았고 더 좋은 분
얼마든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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