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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결혼 & 부부

시부모 안모셔서 파혼, 무개념 예랑과 후기 - 네이트판 결시친 레전드 썰

시부모 안모셔서 파혼, 무개념 예랑과 후기 - 네이트판 결시친 레전드 썰



안녕하세요 
전에 판에 고민 글 올렸던 사람입니다  
일단 감사하단 말하고 싶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어찌해야 
할 바도 모르겠고, 내가 유별난 건가 싶어 많은 
속앓이를 했는데 많은 리플들을 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갈피를 잡았습니다  

언니 동생처럼 가져주신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리플 달아주신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후에 일어난 일을 알려드리는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솔직히 별 기대하지 않고 글을 썼는데 
의외로 속이 다 후련한 리플들이 많이 달렸더군요  

하나하나 읽어보고 난 후에 
왜 그땐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어 
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말주변과 순발력이 없는 편이라 조리 있게 
내 생각을 말하는데 서툰 편이라 앞으로의 
일도 걱정스럽더군요  
  
결정적으로 마음을 돌리게 된 건 
지금은 어떻게 넘어간다고 해도 앞으로 
부딪힐 일이 더 많다는 어느 분의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여태껏 성격적으로 크게 마찰이 일어나지는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제 오산이란 걸 
이번일 때문에 크게 알게 되었어요  
  
단지 시부모님에 대한 문제를 떠나서,
이 남자와 내가 거의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반문했습니다  

내 부모님은 되고  부모님은 안된다는 
그 마음과짐이 생각할수록 괘씸하더군요  
  
제 선택이 감정적으로 한순간에 
이뤄진걸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이 남자와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여태껏 나이가 차면 
당연한 수순으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혼자 사는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결혼 준비로 여태껏 일까지 뒷전이 
되어가며 분주하게 움직였던 시간이 아깝더군요  

직장에서도 제가 곧 결혼한단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데 파혼했다는 말을 꺼내기가 
매우 힘들듯합니다 

그래도 할까 말까 할 때는 하지 않는 게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의 말씀대로
결혼은 등 떠밀려 하는 게 아니니까요  
  
판에 글을 쓴 후 그 
음날쯤에 다시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루 정도 더 생각한 후에 
토요일 남자친구에게 연락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서로 연락을 끊고 지냈던지라 
좀 당황스러워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사과하려고 불렀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큰집에 가있었는데 그 큰집이 
저희 집에서 도보로 15분 거리라 금방 오더군요  
  
길게 말하고픈 생각은 없어 
집 앞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남자친구를
기다리는데 가슴이 쿵쾅거렸습니다 

저번처럼 또 할 말 못하고 당하기만 하거나 
남자친구의 언변에 말려들까봐 
심하게 긴장되더군요  
  
위에 썼듯이 말주변이 정말 없는 편이라 
미리 할 말을 외기까지 했습니다  
저 멀리서 남자친구가 보이는데 손에 땀까지 
  
할 말이 뭐냐고 묻는 남자친구 앞에서 
잠깐 뜸을 들이며 할 말을 골랐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확인해보고 싶어 
"자기는 자기 부모님 모시고 살고 싶다고 했지?"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응 00이 네가 생각을 
바꿔줬으면 좋겠다 " 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럼 나도 부모님께 많은 신세를 
졌는데 우리 부모님도 같이 모시자 " 라고 
하니까 표정이 당황? 짜증? 아무튼 일그러지더군요 

제 기억 속에서 많이 
왜곡되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그렇게 되면 두 가족이 
모두 불편하게 된다고 말을 돌리더군요 
기도 안 차서 우리 부모님은 괜찮으실 거라고, 

사돈어른들 모두 좋은 분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뭐라는줄 아십니까? 세상에 그렇게 
사는 가족이 어딨냐고, 남들이 다 웃을 
일이라고 합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그때 확실히 알았습니다 
이 남자는 제가 끝까지 거부할 것 같으니 
최대한 입에 바른 소리만 하고 있는 거지, 

제 말을 듣고 타협하거나 할 어떤 생각도 
없단 걸요 그래서 처음 생각한 대로 
이 남자랑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는 집안일해주고 
당신 부모님한테 효도해주고 애 낳아주는 
여자가 필요한 거지 인생의 동반자가 필요한 건 
아니네 자기 빨래할 줄 알아? 
밥할 줄은 알고? 못하잖아 

보나 마나 내가 다 하게 될 게 뻔하네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는 못 살겠어 난 자기 
부모님보다 내 인생이 훨씬 중요해 " 
  
당황해서 약간 횡설수설하긴 
했지만 대충 저렇게 쏘아줬습니다  

이쯤 되면 미안해하거나 깨닫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저보고 
기가 차다는 듯이 이기적이라고 합니다  

진심으로 정나미가 뚝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나한테 이기적이고 못돼빠졌단 소리 하고 
싶으면 당신이 집에서 손빨래 설거지 하나라도 
하고 지껄임라고 말했습니다 

잘한 선택이란 생각과 동시에 속이 다 후련하더군요  
  
말을 더 하고싶긴 한데 여기서 
더하면 구질구질해 보일까봐 그만 말을 끊었습니다 
어차피 헤어질 남자 정신 상태를 고치려는 것도 웃기고, 
이미 전하고픈 말은 거의 다 한 것 같으니까  
  
그래서 예식장과 스튜디오 한복 값 등등 
취소 문제는 추석연휴 끝나고 하자고 못 박아놓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알아보니 예식장 같은 경우엔 
계약금은 못 받는다고 하더군요  
  
알아봐놓은 집 문제도 갑갑합니다 
인테리어도 거의 끝나가고 침실 같은 
경우엔 가구가지 들여놨거든요  
  
남자 쪽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걸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경우에도 해당되나요? 

사전에 부모님 봉양 같은 중요한 문제를 
상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자친구 쪽의 
과실이 더 큰 것 같은데  



베플 
결혼 날 잡아놓고 집에 침대까지 
들여놓은상태에 저딴 말 꺼내는 놈이 과실이 더크죠  
손해배상 청구 웃기지 말라 그래요 님 손해 볼 거 
없으시고요 혹 손해 보신다고 해도 남은 인생 
구한 값이라고 생각하고 넘기세요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길고 더 행복해질 권리가 있으세요 


베플 
정말 비열하고 이기적인 놈이네요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결혼할 것 같으니까 
부모님하고 같이 살자고 한 거잖아요 

연애할 때 그 말하면 여자가 도망갈 것 
같으니까 생병신이다 하정우는 힐링캠프에서 
말하더이다 아버지 모시는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이렇게 떳떳하게 밝히고 거기에 맞는 여자 
만나면 되잖아? 

하정우는 잘생기고 돈이라도 많지  


베플 
잘했어요 근데 지금 그깟 돈이 대수에요? 
돈이야 벌면 되지만, 지금 님 인생 지옥에서 
지금 바로 건졌는데? 돈이 좀 들더라고, 
비싼 수업료 냈다 치고 파혼할 거면 
마음 단단히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