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도둑놈 취급하는 직원에게 시원한 사이다 - 네이트판 레전드 사이다 썰
제 친구는 저보다 키도 작고 덩치도
왜소합니다 친구가 170 정도 저는 180이고요
음 우선 시작하자면 오후쯤에 제가
친구랑 살게 있어서 위층으로 올라가서
살 거 다 사고 내려왔는데 그대로 가긴 좀 그랬어요
그래서 평소에 지갑이나 시계에 관심이 있어서
그것 좀 보려고 1층에서 이리저리 구경했죠
근데 뭔가 주위의 시선이 느껴지더라고요
뭔가 그 손님 접대의 시선이
아닌 왜냐면 친구는 고시생인데 바람 좀
쐬게 할 겸 대리고 나와서 말 그대로 꾀쬐쬐한
모습이었죠 면바지+흰 면 티+모자에 수염 크리
그리고 저는 간편하게 살 것만 사기 위해서 트레이닝복
무엇인가 꾀쬐쬐해보이는
2명이 비싼 고가품들이 있는 곳에서 얼쩡거린다
거기다 사람이 조금 북적거리는 곳에서?
그리고 제 친구는 책을 사서 담으려고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누가 보면
"작고 비싼 물품을 넣기 쉬운 용도의" 가방이라고
보기 쉬울 만큼 간편한 가방으로 볼 수도 있었겠죠
근데 제 친구는 뭐 무표정하게
저만 졸졸 따라다녔고 그리 신경 쓰지도 않는 걸
보니까 내가 혼자서 너무 민감했구나 혼자서
자기 비하했구나 하고 생각하고 나가려고 했죠
근데 솔직히 저는 뭐 의심살 행동도
없었습니다 진짜 그냥 지금 생각해도 그냥
유리판에서 전시된 것만 보고 아니 사실 거기서
훔칠 건더기가 있습니까?
그리고 뭐 별로 볼 것도 없어서
한 5분 보고 나오려고 걸음을 뗐습니다
아니 근데 나쁜 생각은
왜 이렇게 잘 떨어지는 걸까요? 뒤에서 여직원이
부르더군요 근데 제가 아니라 제 친구를요
제 친구는 유리판에서 제가 시계를
보는 동안에도 그냥 뒤에서 흘끔흘끔 보기만
하면서 그냥 서있기만 했습니다
오히려 아마 그랬기에 더 지금
제 친구가 더 의심받은 걸로 생각되네요
"저기요 거기 모자 쓰신 분 "
제 친구가 돌아섰습니다 덤덤하게요
"거기 혹시 가방 좀 볼 수 있을까요?"
"왜 그러시죠?"
"아니 그냥 가방 안만 볼 수 있나 해서요 "
"싫습니다 "
"왜 안 보여주시려고 하죠?"
"그쪽은 왜 보시려고 하죠?"
"아니 제가 저기 전시된 상품이 없어진 걸 봐서요 "
"근데요?"
여기서부터 이제 주위 사람들이
점점 쳐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가판대와
가판대 사이의 통로 있잖아요?
길 가는 곳 거기서부터 뭔가 무언의 공간
그러니까 우리만이 있어야 할 그라운드가
형성되고 아무도 그곳에 지나가지 못해서
저희를 중심으로 한 원형의 형태가 만들어지더군요
그래서 사람들이 뭐야?
하면서 구경하기 시작하더군요
"아니 저기 상품이 없어졌으니까
그쪽에서 가져갔나 싶어서요 "
"안 가져갔습니다 "
"아니 생각해보니 이사람 아니 아니
라는 말 굉장히 좋아하대요 말할 때마다 쓴 건지는
기억 안 나지만 아무튼 아니 아니 굉장히 많이 썼습니다
그걸 어떻게 믿어요?"
여기서부터
점점 까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안 훔쳤습니다 가겠습니다"
친구가 휙 돌아서서 갈려는데 대단하더군요
저는 여기까지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해서
당황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제 친구는 정말 거침없이 또박또박
할 말을 하더군요 다시 봤습니다
그런데 감탄이 끝나기도 전에
이제야 그 여직원이 팔을 휙 잡더군요
"아니 어딜 가요? 훔쳐가 놓고서?"
큰소리로 말하더니 주위가 이제
싸악 조용해지더군요
그리고 모두 저희를 주목했죠
저는 이런 일을 겪어보지 못해서 완전 얼굴
빨개져 있었는데 갑자기 제 친구 얼굴과
말투가 확 변하더군요
운동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던
어눌한 제 친구였는데 상상도
못할 변신이었습니다
"당신 당신 말에 책임질 수 있어?"
정말 싸늘한 말투였습니다
그런데 그 여직원은 이미
제 친구를 도둑놈으로 확정 짓고 말하더군요
"#$@#$(기억 안 남)#@$ 훔쳤으면서 어딜 가!"
그 여직원도 흥분했는지 얼굴이 벌게지면서
대드는데 제 친구는 정말 무섭도록 침착하더군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112에 전화하더니
여기 어디 어디니까 빨리 와달라고
"기다려" 여기가 중심가라서 경찰서가
가까워서 제법 빨리 오더군요
그 기다리는 동안 주위는 이미 웅성웅성
그 여직원이 제법 끗발이 있는 큰누님인지
허리에 팔얹고 있는데 주위에 동료 여직원들은
모두 입 벌리면서 손으로 입 가리고 서로서로
그 큰누님 뒤에 서서 웅성웅성 소곤소곤 대더라고요
곧 경찰이 오니까 친구가 경찰한테
차근하게 말했습니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다고 상황 설명을 하고
"내가 지금 가방을 저 여자한테 줄 테니
그 안에 훔친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하는데 옆에서 지켜봐 주십쇼"
곧 여직원은 기세등등하게
가방을 낚아채서 열어보는데 금세 당황하더군요
왜냐면 제 친구는 그야말로 공부하는 가방이라
사이드포켓이 없고 원 포켓 하나뿐입니다
그 안에는? 그냥 책과 각종 필기구 그런데
그 여자는 이 현실이 믿기지 않는지 말하더군요
얼굴이 노래지면서
"아니 내가 봤는데? 막 가방
열고 닫는고 반짝이는 거 넣는 거 "
"그거 펜(봉지째 있는 거 몇 개들이로 )
뜯어서 넣는 거요"
경찰도 이제 뭔가 휴우 하면서 끝났구나
하고 생각하는 걸로 보이고 그 여직원도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이니 저도 이제 끝나가는구나
싶었는데 이게 시작이었습니다
"여기 지배인 불러" 한마디였습니다
그 여직원은 자기가 사과로 끝내려고 생각했을 텐데
점점 심상치 않게 벌어지니 엄청 당황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뒤에 여직원 패거리도 웅성웅성
"저기 저기 정말 죄소 " 말 끝나기도 전에
"사장 부르라고 이 씨발년아!!!!"
그 넓은 1층의 홀이 쩌렁쩌렁
초등-중등-고등까지 같은 친구였던 그놈을
회상해볼 때 절대 보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근데 그놈은 초등학교 때 웅변을
다녀서 상도 여렷탄놈이였습니다
평상시에도 복식호흡으로 단련했다고 해서
2002,2006,2010 월드컵에서 길거리 응원에도
결코 목이 쉬지 않았고 노래방에서도 끝나고
나서 쉭쉭 거리는 친구들 사이에서 "어 잘 놀았다"
하고 나서는 그놈, "이 만사 크게 외칩니다!!"
하는 그 모습이 갑자기 오버랩되었습니다
야단났습니다
그야말로 벌집을 건드렸습니다
저도 정신없어서 있는데 뭔가 웅성웅성 대더니
곧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아무튼 뭔가 그
유니폼에 어떤 명찰인데 좀 있어 보이는
명찰을 달고 온 사람이 오더군요
"저기 손님 무슨 일인지 "
그 사람만 해도 딱 봐도 저 여직원들보다
높아 보이기는 했습니다 나이가 너무
젊어 보이지는 않았거든요 아 이 사람으로
끝나겠구나 싶었는데
"당신 여기 담당자야?
사장 불러 너희들 윗대가리 다 불러 "
"저기 무슨 일인지 "
이제 여기서부터는 정말 똑같지 않습니다
제 친구가 워낙 속사포였고 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대충 씁니다
"저기 저 여직원이 날 도둑놈으로 몰았어
여기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날 망신 줬다고
직원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야?"
"저기 정말 죄송합니다"
"됐고 사장 불러 안 부르면 내가(고시생임)
이 씨발 할 수 있는 모든 민사 형사 고소 다
걸어버리고 소비자 센터에 신고할 거야!!"
저는 설마 더 윗사람이 오겠나
싶었는데 진짜 친구 덕에 고객의 힘이 얼마나
쌘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진짜 양복 입은
사람이 오더라고요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이시는 그리고 먼저
사과하시면서 뭘 원하시는지 묻더라고요
"여기 사장님부터 팀장님 그리고
직원까지 정식으로 정중히 사과하세요"
"정말 불편함을 끼쳐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뭐 대충 이렇게 세 사람이 사과하더군요
제 친구도 좀 풀렸고요
그리고 그 사장님이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시는데 상품권인데 사죄의 의미라고
했는데 제 친구가
"됐습니다 이런거 바라려고 한 게 아니고요
그냥 제가 받은 의심을 푸는 걸로 됐습니다
가보겠습니다"
하고 같이 둘이서 나왔습니다
사장님은 끝까지 배웅하시더군요 역시 큰 백화점의
사장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실히 드는
아무튼 끝나고 나서 친구한테 왜 거절하냐고 물었죠
친구도 공부하면서 힘든 주제에 그런데
그 말이 장관이었습니다
"받으면 포대가 안 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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