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냥 맘충 소리 들으면서 편하게 살아요 - 네이트판 레전드 맘충 사이다 댓글 썰
저는 올해 36살이고,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소심한 성격인데다가 남에게 피해주는 거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어디 가서 맘 충 소리 들을까봐 진짜
더더더 조심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보라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 끝만 보는' 사람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정말 네이트에 글 올라오는 것처럼
아이만 데리고 나가면 정말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뭔가 아니꼽게 저희를 지켜보고 있는
주변의 시선이 느껴집니다.
어쩌면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너무 많이 봐서
스스로 자격지심마저 생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식당에서 기저귀를 갈아본 적도 없고,
아이가 울 때 혼자 방치한 적도 없고,
식당에서 아이가 절대 뛰어다니게 하거나,
휴대폰 볼륨을 크게 틀어놓거나 한 적 등이
한 번도 없다고 자부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는
맘 충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위에 적어 놓은, '달'을 보라고 했더니 보라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 끝'만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요.
제가 중학생일 때,
친구들과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면 그땐 아이를 착하게만
키워야 할까, 아님 좀 이기적이게 키워야 할까
그때 한 친구가 그렇게 얘기했었어요
요즘 엄마들이 자기 아이가 잘못했어도
오냐오냐 키우더라. 근데 우리가 어른이 돼서
아이를 키울 때가 되면 그런 게 더
심해져 있을 거라서, 우리 아이만 착하게 키우면
(다른 엄마들은 그렇게 안 키울 거니까)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삶을 살지 않을까 라구요.
그 말에 다 동조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제가 2000년도 수능 끝나고 나서,
식당에서 잠깐 아르바이트를 할 때 단체로 가족분들
(할머니/할아버지 포함)이 식사하러 오시면,
진짜 서너 살 되어 보이는 아이는 온 식당 테이블의
수저통에서 모든 숟가락 젓가락을 다 꺼내며
돌아다니고 있었고, 그보다 큰 아이들은 식당에서
칼싸움을 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근데도 저는
그 아이들에게 한 마디도 못했습니다.
왜냐면, 그때 "아기한테 뭐라고 하면, 아기 엄마들이
'왜 내 아이에게 뭐라고 하느냐"며 도로 뭐라 하니까
그냥 아무 말하면 안 된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돌아다녔었거든요.
식당이 50평은 되는데,
알바는 저 혼자여서 저 혼자 수저통 정리하랴,
서빙 하랴 진짜 혼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와중에.. 메추리알 바닥에서 까 드신
손님들 청소할 때 그 메추리알 껍질이 바닥에서
잘 안 떨어져서 그 손님들이 더 화가났던 게 기억나네요
그리고, 제가 대학생이 되어서 기차를 탔더니,
엄마 여럿과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여럿이
기차에 우르르 타서, 엄마들은 엄마들끼리,
아이는 아이들끼리 앉아서 정말 시끄럽게 떠들더군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엄마들에게 애들
좀 조용히 시키라고 했더니, 엄마가 애들 보고
조용히 하라고 얘기만 하고, 자기들끼리
이야기 삼매경에 빠졌었습니다.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려면 애들끼리 앉히지 말고,
엄마랑 같이 앉아서 애들을 좀 분리해놔야지
싶었는데도 그 어머니들은 그러고 끝이었습니다.
왜냐면, 그래야 엄마들도 엄마들끼리 하고
싶은 이야기 맘껏 편하게 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아이들도 주변 사람이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하면
그때 잠깐뿐이고, 여전히 고성으로
(아이들은 볼륨 조절이 잘 안되니까요)
떠들었습니다. 무한 반복이었죠.
제가 이 얘기를 드리는 건, 지금 제가
그때 아무 말 안 하고 방관했던 그 아이들이 지금
인터넷에서 '마충'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마충'이라고 비난하는 세대가 된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때가 2000년도니까 어림잡아도
지금 그 아이들은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었겠지요.
그리고, 그 아이들은 본인들의 부모가 자신들을
그렇게 키웠던 것, 그리고 자신들이 식당에서 그렇게
행동했던 것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커서 이제 여유 있게 삶을 누리려고 하니까
그 삶을 불편하게 하는 아기들이 싫은 거겠죠.
그리고, 아기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게
싫은데 그걸 제지하지 않는 부모가
더 싫은 것도 이해합니다.
어쨌거나, 세월과 시절을 떠나서라도
잘못된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니까요
제가 젊었을 때, 아기들이 빽빽 소리
나는 신발 신고 다니는 거 이해해줬더니,
저희 아이들은 그런 신발 신길 수 없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빽빽 소리 나는
신발 저도 싫어해서 사지도 않았습니다만)
아이가 울 때 시끄러워도
아이가 우는 거 어쩔 수 있나 참아줬더니
이제는 아이를 안고 밖에만 나가도 맘충아닌가
하는 눈초리로 사람들이 쳐다보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진짜 행동을
잘못해서 욕먹는 거면 이해합니다.
그리고, 제가 앞서 열거했던 수많은 어머니들이
아이를 잘못 봐왔으니, 저도 그렇게 봐달라고
얘기하는 거 아닙니다..
다만,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고 벌써 눈초리부터
달라지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일베라는
소문이 있던데 '마충'이라는 단어를 만드신
분 참 장한 일을 하신 것 같습니다.
한번 만들어진 단어는 쉽게 안 사라지죠.
저는 이제 둘째 아이가 조만간 기저귀를 뗄 겁니다.
그리고, 점점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무조건 울어젖혀서 달래지지 않는다거나,
이유식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거나 하는
그리고, 맘충맘충하는 세대는 점점 아이를
낳아야 되는 세대가 되어 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결혼도 안 한다고 하고, 딩크족도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사고 쳐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만큼, 그리고 저도 결혼 안 하겠다고
20대 중반까지는 생각했던 사람으로서
자신은 절대 '마충'이 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 적어도 10명 중 3명은
그 '마충'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제 아이는 다 컸을 거고,
지금 저희에게 '마충'했던 그분들은 '마충'의
한가운데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별로 억울할 건 없습니다. 지금 아기 엄마들을
향한 시선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게 되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 사람들이 덮어놓고
'맘충맘충'하는 거 그냥 포기할까 싶습니다.
그리고 네이트를 몇 년 간하다 보니
비난의 대상이 슬슬 바뀌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처음엔 흡연자들을 비난하고, 그다음엔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지금은
아기 엄마들을 비난합니다.
전부 비난받을 이유는 충분했고,
그 안에 억울한 사람도 분명 있었습니다.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요?
누구를 또 도마 위에 올려놓으실 거죠?
베플
막 키운 애들이 자라서 맘 충이란 단어를 만들었다니
이게 무슨 개소리인지. 애 엄마들이 음식점에서
기저귀 갈고 테이블에 그냥 두고 나오는 상식으로는
이해 못할 행동을 해서 맘 충이란 신조어가 생긴 건데
애들이 뛰어다녀서 생겼다니 진짜 무슨 개소리야.
베플
그렇게 큰 아이들이 맘 충이란 단어를
만든 게 아니라 그 아이들이 맘 충임 되었지요
베플
그냥 우리 맘 편하게 대놓고 맘 충년이라 욕하며 살아요
베플
"다음은 누구 차례인가요? 누구를 또 도마 위에
올려놓으실 거죠?" ㅈㄹ하고 자빠졌네 여러분들
이게 바로 꼴값입니다 꼴값ᄍᄍ
베플
요즘 맘 충돌이 단체로 부들대면서
판에서 맘 충 못쓰게 하자고 난리들이더구먼 ㅋㅋ
에효 한심. 아주 딱 자기들 밖에 모르는 무개념들이 할만한 발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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