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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진상 & 사이다

완전체? 자격지심? 제잘못인가요? - 네이트판 레전드 사이다 댓글 썰

완전체? 자격지심? 제잘못인가요? - 네이트판 레전드 사이다 댓글 썰










안녕하세요  30대 중반에 
13개월 딸 있는 엄마예요

서러운 일이 있어 위로 좀 
받고자 판에 글을 써보네요 

서른 살에 결혼했고 
신혼 3년 즐기고 아이 준비했어요 
그때까지 저의 유일한 취미가 운동이었고요 
원체 건강한 체질이에요 근력도 좋고 
체지방은 거의 없는 그런 체형이었어요

생리주기도 일정했고 워낙 
건강하다는 소리 많이 듣는지라 
임신도 준비하면 바로 될 줄 알았지만
임신이란 건 그렇지 않더라고요 

1년이 지나 겨우 생긴 아가는
8주차에 심정지로 하늘나라로 보냈고요
혹시나 하여 난 임검사를 해보니 자궁이 
원체 약하여 착상이 쉽지 않다 하시더라고요.
  
그 이후에도 잘 생기지 않아 1년을 
더 노력하고 고생하며 겨우 아가를 만났어요 

이번만큼은 꼭 지킨다는 생각으로 
임신 확인하자마자 남편과 합의하에 퇴사했고 
피고인이 심해 안정기까지 거의 누워 지냈어요 

다행히 입덧은 없어 끼니는 
잘 챙겨 먹었고 먹고 누워만 있으니 
살이 엄청 찌더라고요 ㅠ_ㅠ 

사실 저도 이때아니면 언제 실컷 
먹어보겠어 하며 정말 제한 없이 먹은 것 같네요 

좋아하던 운동도 안 하니 근육은 점점 
빠지고 그 자리를 체지방이 채우더라고요.
정상체중에서 과체중으로 과체중에서 고도비만으로

그렇게 저는 이미 신전에 비해 30킬로가 
쪄버렸고 결국 임신중독증 와서 엄청 고생했어요 

급하게 대학병원 옮겨 출산하고
출산 스토리를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간략하게 할게요 

어찌 하여 겨우 힘들게 출산하고 산후조리도 
열심히 했지만 아직까지 이미 신전으로 
돌아가려면 20킬로는 더 빼야 하네요 
다행히 아기는 아주아주 건강해요 

저는 살쪄서 고생했지만 그래도 
제가 잘 먹어 아기는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위로했어요 

남편도 시부모님도 집안 첫 손주라 
너무 좋아하셨고 아무도 살쪘다고 
뭐라 하시지 않았고요

오히려 아픈 저를 많이 챙겨주고 걱정해줬어요 



그러던 최근 동서가 임신을 했어요 
1년 신혼 즐기고 준비한다더니 
정말 1년 지나고 바로 생기더라고요 
참 한편으로는 부럽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왜냐하면 동서는 깡마른 체형에 
딱 봐도 지방도 근육도 없거든요 
그냥 야리야리 연약해 보이는 그런 타입이에요 

그런 동서가 입덧이 심한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안 그래도 저체중인데 
입덧 때문에 7킬로나 빠졌다네요.
지금 16주 조금 안된 걸로 알고 있어요 

연초에 시댁 쪽 행사가 많아 
임신 초기부터 동서네 자주 봤는데 
지난주에는 만나니 정말 안 그래도 말랐는데 
더 말라 보이고 아픈 사람처럼 보여서 안쓰러웠어요



한정식집을 갔는데 동서가 
깨작깨작 밥을 거의 못 먹길래 속상한 마음에 
나름 걱정되는 마음으로 임신 선배로서 
몇 마디 조언해준 다는 게 저를 
상처 주는 칼날로 돌아왔네요 

편의상 대화체로 적을게요 



저 - 동서 먹기 힘들더라도 좀 먹어봐. 
먹어야 애도 뱃속에서 영양분 먹고 쑥쑥 잘 크지

동서 - 그러고 싶은데 도저히 
들어가지가 않아요. 더 먹으면 토할 것 같아요 

저 - 난 그래도 살 많이 쪄서 고생은 했지만 
확실히 잘 먹으니 아가는 건강하더라고. 
먹고 토하더라도 좀 먹어봐. 워낙 마른 체형에 
운동도 안 해서 근육도 없는데 여기서 
더 빠지면 동서도 아가도 위험해

동서 - 저 20대 초반부터 임신 전까지 
운동 꾸준히 했었어요 근육량도 넘쳐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수치는 유지해왔어요
근데 지금은 살이 빠지니 같이 빠졌을 것 같긴 해요.

저도 걱정돼서 의사선생님께 여쭤봤는데 
16주까지는 입덧 때문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아기는
주수보다 더 딸 있는 잘 크고 있다고 하셨어요! 

저 - 엄마 영양분을 먹고 아가가 자라는 건데
못 먹는 것보다야 잘 먹는 게 훨씬 낫지
지금 아직 초기니까 모를 수도 있는 거야 
잘 먹어둬야 해 요즘 중기 유산도 많다더라고
토하더라도 일단 먹어보려고 노력이라도 해봐



동서의 말은 자세히 기억 안 나지만 
중요한 포인트 들만 적었어요 

정말 저렇게 말한 게 다인데
동서가 갑자기 한숨 쉬면서 울더라고요? 

엄마인 자기가 제일 속상하고 힘드니까  
형님 마음 알겠는데 더 이상 잔소리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요 ㅡㅡ 

그러고는 죄송해요 
하더니 화장실로 가버리고 
서방님도 뒤따라 가시더라고요 

저는 걱정돼서 한말에 잔소리라고 
답하니 참 기분이 상했어요 

제가 괜히 울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려는 찰나 남편과 시어머님이 
한마디씩 하시더라고요 


남편 - 당신이 의사도 아닌데 왜 이래라 저래라야.  
안 그래도 힘든 사람 그냥 가만 내버려 두면 되지 
왜 나서서 아기 건강이니 유산이니 훈수를 둬?  
직장동료들 보면 입덧 때문에 살 빠지는 사람이
더 많던데 왜 당신이 괜히 난리야. 

저 - 난 그냥 걱정되는 마음에 조언한 건데 
무슨 훈수야? 잔소리라고 듣고 저렇게 
울어버리니 괜히 나만 나쁜 사람 된 것 같네. 

시어머니 - 얘야. 나도 임신했을 때 입덧 때문에 
살 빠지고 만삭 때까지 10킬로도 못 찌고 출산했다. 
그래도 애들 다 건강하게 잘 자랐는데 
오히려 살 과도하게 많이 찐 사람들이 더 고생하더라. 

너도 갑자기 살쪄서 얼마나 고생했니. 
요즘은 다 많이 안 찌게 관리하고 그런다더라.  
그래도 다들 잘 출산하고 건강하게 애 잘 키우니 
둘째한테 자꾸 뭐라 하지 말아라. 


남편이 저렇게 말한 것도 서러운데
시어머님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는데 진짜 
그 자리에서 어머님 지금 저 임신 때 
살 많이 쪘다고 타박 주시는 거냐며 울어버렸네요.

이때까지 시어머니 미웠던 적 없었는데 
저 날은 정말 서럽고 미웠어요.

결국 분위기 망쳐서 식사도
다 못하고 그냥 집으로 해산했네요 

오는 차 안에서 기분 우울한 저에게 
남편은 또 동서에게 사과하라네요
동생(서방님)한테는 자기가 사과하겠다며


그 소리 듣는데 갑자기 지난날 힘들었던 
임신과 출산 아직 빠지지 못한 내 살들 
생각하며 다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럼 시어머니께 당장 
나한테 사과하라고 소리쳤어요 
나 너무 상처받았다고

그날 이후로 애랑은 잘 놀아주지만 
아직도 남편은 저에게 살갑지 않네요 
아직 동서네에게는 연락 안 했고요 

동서가 임신 중이라 많이 
예민한 것 같은데 사과는 하는 게 맞는 걸까요? 
그렇다면 시어머니도 저에게 사과하셔야겠죠.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서러움이 안 풀리네요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댓글이 많이 달렸길래 와서 
봤다가 많이 놀랐어요 
다 제 욕밖에 없네요ㅠ_ㅠ 

하나하나 다 읽어보니 중기 유산 
이런 말은 제가 실언한 게 맞는 것 같아요.
입덧이 없었었어 잘 몰랐기도 했나 봐요 
제가 괜한 오지랖 부린 것 같네요 

평소에도 남 일에 신경 많이 쓰고 
사는 편이라 남편이 한마디씩 했었는데
제가 어리석었네요 

저는 진짜 질투 이런 마음은 아니고 
걱정되는 마음에 한 말이라 실언이라고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한결같이 제 잘못이라 하시는 것을 
보면 제가 너무 과했나 봐요 

솔직히 동서가 원래도 좀 예민하고 
저한테 그다지 살갑게 대하는 편이 아니었었어 
제가 서운한 거나 상처받았던 게 있었는데

시부모님께는 잘하는 것보다 그냥 
여우 같은 성격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근데 이번 일로 돌이켜보니  혹시나 제가 
이번 말고도 동서에게 말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동서가 나이가 어려서(20대 후반) 
제가 이것저것 조언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저를 좀 불편해하는 게 느껴졌어요 

애는 아주 이뻐해 줘요 
우리 애도 작은엄마 너무 좋아하고
아직 애가 어려 운동할 시간도 나지 않고

체력도 예전 같지가 않아 운동할 
맛도 안 나고 살이 안 빠져서 우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항상 있었어요 

근데 시어머니 그 한마디에 
제가 그냥 울컥했나 봐요 
이때까지 쌓아왔던 우울감이

늦었지만 동서에게 사과부터 해야겠네요 
어떻게 연락해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걱정이네요 

과격한 댓글들은 읽으며 상처가 되었지만
그래도 조곤조곤 왜 제 잘못인지 
설명해주신 분들께는 감사드려요 









베플 
님 참 못됐다. 자기가 그렇게 고생했으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암 환자한테 죽을 수 있으니 먹는 거 잘 먹고,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고 
조언하는 거와 뭐가 달라요? 

동서 안 그래도 못 먹어서 아가한테 
미안할 텐데 중기 때 유산이니 뭐니 
그런 막말을 하고 님 살쪘다는 말은 화가 나요?

사람이 염치라고는 손톱만큼도 
없고 님 같은 사람을 괴물이라고 하죠.



베플 
구구절절 적었네요 두 번 읽었는데도 
쓰니 님이 무개념짓 했는데? 

네가 살찐 건 살찐 거고 시어머니도 
뭐라고 한 적 없고, 아무도 뭐라 안 했는데 
지가 괜히 살쪘다는 자격지심에 시어머니한테 시비 거네

시어머니가 님한테 뭐라 했음? 
자기도 빠졌었고 아기 잘 낳았으니 유산이니 
뭐니 잔소리하지 말라는 건데 뭘 쓰니 님한테 
살쪘다고 그런 거라고 오나 육 바를 하시죠?  

조카 못돼 처먹었는데 꼴을 보니 
날씬했을 때도 뚱뚱하지도 않은 사람들한테 
시비 걸고 선생질 했을 게 눈에 뻔히 보이네요
마음가짐을 좀 바꾸고 살아요 애까지 낳았으면 


베플 
뭐야 제목보고 시어머니가 잘못한 줄 알았는데 
지 잘못을 다 남탓으로 돌리는 완전체였네. 

임신도 해본 사람이 함부로 유산 이야기 
꺼내고 본인은 살쪄서 고생하지 않냐는 
시어머니 말씀에 부들부들 소크라테스가 부르네요 

너 자신을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