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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썰/시댁 & 친정

시누 넷에 외아들 남편, 시댁 일은 다 내 몫? - 미즈넷 미즈토크 레전드 썰





시누 넷에 외아들 남편, 시댁 일은 다 내 몫? - 미즈넷 미즈토크 레전드 썰

결혼해서 두 번째 맞는 설입니다. 
남편은 시누 넷에 막내 외아들입니다. 

명절에 가면 제사는 시어머님과
제가 다해야 되고 설 차례 지내고 

오후가 되면 시누 넷이 가족들 
거느리고 찾아와 그때부터는
그 접대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작년에 설에 가서 
너무 울화통이 치밀었던지라 
올해는 미리 남편에게 좋은 말로 

한마디 했습니다. 

나-"이번 설에 가면 자기가 좀 도와줘" 
남편-"뭘? " 
나-"여자도 없는데 요리 설 것이지 뭐" 
남편-"난 결혼 전에도 항상 도와 왔어. 
난 노는 줄아나" 

나-"자기가 뭘 해? 밤 깎는 거? 
밥상 차려 주면 자기네 자형들 접대한다는 것?" 
남편이 이렇게 오리발 내밀길래 

화가 치밀더군요. 

나-"명절에 자긴 밤 깎는 거 정도고 
방에서 티브이 보고 일도 안 돕잖아. 
시집 안 간 여동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딴 며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 혼자 다하는데 자기도 거들어야지" 

그랬더니 남편이 갑자기 버럭 소릴 지릅니다. 

남편-"네가 뭘 혼자 다했냐!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누나들이 와서
돕고 작은어머니 도와주고! " 

나-"누나들이 뭘 도와. 넷째 누나만 도와주는데 
그리고 차례상은 어머님이랑 내가 다했지. 

남편-"네가 얼마나 했다고! 
내가 이번에 가면 통계를 내준다! 
네가 얼마만큼 하는지!" 

이따위로 마구 언성을 높여서
버럭 소릴 지르더니 바짝 약이 올랐는지
그제야 본심이 튀어나오더군요 

남편-"내가 부엌일하고 있으면 
어지간히 모양새가 좋겠다.
본심 나오네요. 결국은 그런 이유겠죠

그러면 네가 돈을 벌던지
웃긴 게 출산 전까지 맞벌이했고. 
지금도 육아휴직 중이지 

완전히 전업주부 아닙니다. 

아기 맡기고 복직할랬는데 남편이 갓난아이
정서에 엄마가 봐주는 게 좋다 해서
1년 육아휴직 낸 겁니다.
그러고 육아가 집에서 노는 건가요?

너도 남자로 태어나던가
이건 뭐 설명도 필요 없네요.
아직 이런 말하는 남자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죠

여자가 명절에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장모님한테 한번 물어봐라

울 남편은 툭하면 장모님한테 
물어봐라라고 하는데 웃깁니다. 

울 엄만 딸 생각하지 어디 여자니까 
다 해야 된다고 할까. 
남편은 아마 내가 그러는 게 장모가 
교육을 잘못시켜 그러니 장모님한테 
이르겠다는 취지인 것 같은데 
개뿔도 안 먹힙니다. 

차라리 자기 어머니한테 물어보지. 
며느리 하난데 며느리만 일해야 되고 
아들은 꼭 물 한 방울 안 묻혀야 되는 건지!" 
정말 어이없지 않습니까. 

이건 작년에도 싸웠던 일이기도 한데 
일 년 동안 대가리 속이 하나도 
안 변했다는 게 신기합니다. 

그동안 딸도 하나 생겼는데 
나중에 지 딸이 딱 시누 넷에 
막내아들 하나인 집에 시집가서 고생하는데 
남편이란 놈이 명절에 데려가서
삭부려먹고 지는 돕지도 않는다면 
어지간히 기분 좋을까요? 


그리고 제가 이런 싸움에 더 어이가 
없는 건 제 남편이 평소에 무지하게
착한척하는 인간이란 겁니다. 

말하는 거 보면 세상에 자기가 
제일 착한 남자에 개화된 남자예요. 
연애할 때 감언이설 하느라 그러는 게
아니고 결혼해서도 그런 식으로 
신을 말하거든요. 

얘기하면 길어요.
이 사람 평상시에 어떤 건지.. 뭐랄까.
아 정말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신부님 타입이기도 하고 
말하는 거마다 입바른

말에 파란 부을 꼭 지키고 
거리에 휴지 한 장 안 버리는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그날 숙제는 꼭 그날하고
그런 전형적인 모범생 타입이라 
평상시에 늘 제가 하는 게 
성에 안 차하는 사람입니다.. 

전 제가 허술하고 좀 게으르고 
준법정신 별로 없고 대충대충 하는 
성격이란 거 인정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웃기다는 건, 
그렇게 혼자 잘난 척 다 하면서 막상 
이런 문제에 부닥치면 

완전히 수구꼴통처럼 악쓴다는 게 

전혀 사리에 맞아 보이지 않거든요. 

평소에 착한 척을 하지 말던가. 
평상시에 티브이에 좀 부당한 현실 
고발 같은 거 보면 여성 상위시대라니 
그런 입바른 말 잘도 하는 위인이 
자신한테는 적용할 줄 모른다는 겁니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뭘 그래 하느냐는
남편 말도 어느 정도 맞긴 합니다. 

해봐야 1년에 명절 두 번이고 
며느리라고 죽어라 다 시키고 
시집살이 시키는 시어머니나 
시누들은 아니에요. 

나보다는 시어머님이 
더 많이 하시긴 하죠. 아직까지는요. 
시집온 지 인제 두해짼대 

당연하기도 하지만요. 

그러나 시집 식구들이 아무리 
배려를 해준들 제 상황은 변하지 않습니다. 

전 평생 외며느리에 누가 
도와주든 안 도와주든 외며느리로 
제사상 차려야 되고 

시부모님 상 차려야 됩니다. 

지금 시어머님이 기력이 있어서
많이 준비해주시는 것, 그리고 
가까이 사는 넷째 누나가 틈틈이 
도와주고 가는 것 고맙지만 별로 위로가 안돼요. 

차례 지낼 때까지는 괜찮아요. 
어차피 그 집 며느리로 들어갔으니
그 집 차례상 준비하고 차례 지내는 건
불만 없는데 문제는 그 후에 
시누 넷 가족들 올 때랍니다. 

남편 애 둘씩 거느리고 찾아오는 
시누 네 가족 정말 감당이 안 됩니다. 

오면 자형들 술상 차려주고 설거지 
나오는 거 족족해야 되고
애들 다과도 챙겨줘야죠. 

이런 거 넷째 누나가 같이 설거지 
한두 번 해주고 그런다고 

전혀 위로가 안됩니다. 

별로 일손이 

거들어진다는 생각도 안 들고.

아니 시누들도 다 딸 들이고 
나도 딸인데 왜 난 남의 딸 식구 
밥상 차려준다고 울 집에도 못 가고 
있는 건지 계속 억울합니다. 




남편은 시누 식구들은 이제 
우리 손님이라면서 우리가 
대접해야 된다는데 웃기지도 않는 게, 

말은 우리고... 사실 대접은 나 혼자 하고 
신은 그냥 술상 차려주면 

이빨 까고 노는 거죠. 

그러고 그게 자기가 할 일이라고 합니다. 
기가 막혀서. 자긴 손님들 접대하는 건데 
그게 쉬운 줄 아냐고.. 

쉽냐 어렵냐의 문제는 분명히 아니거든요. 
명절에 가서 부엌일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서 
그토록 며느리들이 명절을 
혐오하는 건 아니라 봅니다. 

몸 힘든 것보다 다치는 게 마음이란 거죠. 

왜 아직 내 식구 같지도 않은 사람들 
상을 차려주는 게 그토록 당연한 건지. 

남편 때문에 해주는 건데 남편이
좀 거들어야 그래도 위안이 될 것 같아 
도우라 하는 건데 그게 그렇게 바락바락 
화낼 일인지 생각해 봅니다. 

작년에 명절 때 180도 바뀌는 남편의
태도와 대가리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 기막히고 어이없어서


한바탕해서 올해는 

화내고 싶은 맘도 없네요. 

단지 그대로 남편이 말하는 
"여자니까 당연히 해야 된다"라는
생각엔 안 따라 줄 생각입니다. 

저 이번에 가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가요? 
저도 다혈질이라 이런 일 부닥치면 
남편 성질내는데 나도 같이 성질 
바락바락 내면서 이혼하자는
말 내뱉는 편인데요.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습니다. 

최악의 경우 이혼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사람에 대한 정이 별로 약해서 
맘 식으면 차갑게 돌아설 수 
있는 타입이거든요. 

딸내미도 이쁘지만 보통 엄마처럼 
자식 땜에 참고 산다든지 이혼하면서 
꼭 뺏어와야 된단 그런 생각은 별로 없고요. 

남편과 싸우더라도 전 별로
염두에 둬지는 건 없습니다. 


작년에 완전 경황이 없어서 
설 차례 지낼 때까지 부엌일 종일하고 
입고 갔던 한복은 입어볼새도 없이 
파자마 입고 일만 했어요 

그 담날 차례 지내니까 시누 넷 가족 
들이닥쳐서 눈코 뜰 새 없이 
상 차리고 설거지 반복... 

그리고 애들까지 뛰어다니면 
정신 하나도 없는데 부엌에서 
떠날 일 없는 내가 너무 처량했습니다. 

뭐랄까... 정말 하녀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남들은 다 자기 상이라고 먹고 떠드는데 
정작 내가 차린 상에 내 상은 없고 

밥 먹을 때도 시간 없어서 밥 다치리고 나면 
시누들 시어머니가 며느리도 와서 
얼른 먹어라 이 소리에 귀퉁이 앉아서 먹고

운동복 차림에 그러고 있으니 
너무 부아가 치밀어서 명절 끝나고 
올라오다가 남편에게 다음 명절엔 
누나들 오기 전에 울 집으로 
가겠다고 한바탕했거든요. 

올해는요. 방편을 이래 세웠습니다.
일단 가면 한복을 안 벗을 셈입니다. 

시어머니가 악의가 있는 건 아니고 
일할 때 옷 버린다고 작년에 당신 파자마 
주셔서 그걸 입고 일했는데 
올핸 한복 입고 일하려고 합니다. 

한복에 앞치마 입고 우아하게 해야죠. 
몸 사리면서... 뭐 보자고 파자마 입고 
팔 걷어붙이고 무식하게 싹퉁머리 없는 
남편 네 가족 챙기나요. 

내가 싹수가 있든 없든 남편 싹퉁머리는 
이미 볼 장 다 본 것 같거든요. 

내 남편이라고 잔소리하면 고쳐질까.
명절마다 시댁 가선 꾹 참고 일하고 
와서 한바탕해대는 미즈 되지 않으렵니다. 

거기서 보여줘야죠. 

나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
나도 명절 즐기러 온 거지 일하러 온 거 아니란 거. 

밥상 차리는 거 돕기는 하는데 
운동복 입고 구질하고 무식한 
옛 엄마들처럼 안 할랍니다. 

느려서 답답하면 시누들 나와서 
같이 거들어 가지고 들어가든가 
알아서들 하라죠. 

설거지 계속 나오면 한두 번 하다가 
그냥 쌓아두고 저도 상에 끼어앉아 
티브이 보면서 놀랍니다. 

남편이 눈치 주겠죠. 아마.. 

그러면 모른척해야죠. 못 들은 척하거나. 
오면서 남편이 시비 걸겠죠? 

네... 어차피 내가 시비 걸 거 남편이 
시비 거는 게 낫죠. 어차피 싸울 거 
내가 덜 화나면 이기는 겁니다. 

뭐 더 좋은 방법 있으면 알려주세요 

시누 올 동안 처가 안 가고 
뭐 하냐고 하는 사람 있는데요. 

친정과 시댁이 서울과 부산이랍니다. 
작년엔 그래서 친정엔
아예 담 주 가자고 해서 그러고 있었던 거고요. 

작년 해보니까 너무 부당한 거 
같아서 아무리 명절이 짧아도 제사 지내고 
바로 올라온다고 싸웠는데 

누나들 오기 전에 왔음 좋겠는데 
남편이 명절 아니면 볼 시간 없다고 하도 
그래서 보긴 하되 이번 명절엔 월요일 
아침에 올라와서 처가가 기로 했어요. 

남편이 금요일부터 쉬어서 화요일까지 쉬거든요 
근데 맘이 바뀌었어요 

내일 늦게 출발해서 본래 월요일 올래는 거 
일요일 차례 끝나고 시누들 오기 전에 올랍니다. 

지금 문자로 주고받는데 말하는 게
여전히 점점 더 짝퉁 없어서요. 

신랑 안 올려고 그러면 놀다 오라고
아기 데리고 혼자 올라올 겁니다. 
차는 제가 몰고 오고 신랑은
열차 타고 오라 해야죠 




댓글
맞아요.. 차례상 차려줬음 
누나들도 차례 지내고 친정 쫓아오는데
님도 친정 가세요. 

남편분이 배려심이 없네요.
전 그래서 친정 가면 울 신랑 시킵니다.
뭐든.. 울 엄마한테도 시댁에서 내가 하는 거 
자꾸 말하니까, 울 엄마도 신랑 좀 부려먹더군요
지도 당해봐야 알죠!!

댓글
전 이렇게 하려고요 
내가 시집가서 설거지 다 했으니
친정 가면 남편한테 설거지 
하라고 하려고요 

왜 자기가 해야 하냐 하면 

내가 했으니까 자기도 하라고
그게 싫으면 나도 못하겠다고
그래서 꼭 시킬 거에욤 

쪼끔 덜 억울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