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할머니 도와드리고 진상 한방 먹인 사연 - 오유 레전드 사이다 썰
약 2주전쯤 남들은
다 휴가로 몸을 맡겼던 Ktx를
업무차 타고 서울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피곤은 했지만 자리가 불편해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어차피
잠들지도 못할 거 방금 전 지나간
간식 차를 쫓아가 맥주 한 캔과 계란을
사들고 자리로 돌아오던 중이었습니다
두어 칸을 쫓아간 터라
제자리로 돌아오던 중 때마침
경유역에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한 할머님이 머리 위쪽 짐칸에
짐을 내리지 못하고 계셔서 빠르게
'도와드릴게요' 하고 후다닥
내려드렸습니다
이어서 내리는 계단 아래까지
바래다 드리고 열차에 탈 때까지
연신 고맙다 고마워요 하는
할머님께 손자 미소로 답한 후
어서 가서 캔맥주와 계란을
먹으려 발걸음 옮겼습니다
그러는 저의 어깨를 급하게 톡톡
(아니 거의 붙잡듯이) 두드리며
저를 부르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한 20리터쯤 되어 보이는 캐리어를
가리키며 짐 좀 내려달라 하여
속으로 '자기가 내릴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지만 기왕 하는 김에
마저 후다닥 도와드리자 생각했습니다
빠르게 내려드리려고 가려고
이 아주머니께서 짐을 드리려 하니?
'옆에다 놔요'라고 딱 이 말을 던졌습니다
더도 말고 딱 저 소리만 통로 쪽에
놔주고 돌아가려 했는데
두 걸음을 옮겼을 찰라
머릿속에서
'내가 빌린 물건을 드린 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결국 짧은 생각을 마친 저는
다시 그 길을 돌아서 아주머니가
대꾸할 틈도 없이 가방을 다시
올려 드리고 돌아가서 맥주와
계란을 냠냠 하고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쓰고 나니 저도 이상하네요
그러나 돌아와서 뿌듯했습니다
할머님을 도와드렸다는 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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