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편의점 검은.. - 무서운 이야기 / 공포 썰 / 실화 괴담
작년 대학입시를
망치고 재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수능을 망치고 난 후 재수 준비를 해야겠지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막상 대학에 떨어지고
나자 정말 살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얼마 간 폐인처럼 생활하다 이러면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아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근처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기에 면접을 보고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좀 무서웠습니다.
제가 여자인 건 둘째 치고
일하는 시간대가 야간이고 근처에
유흥가가 즐비해서 이상한 손님이라도
오면 어쩌나 하고요.
근데 막상 일해보니 밤인데도 사람이 많이
돌아다닐뿐더러 손님 중에 취객은 정말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습니다.
대부분은 술에 취하지 않고
정신이 말짱한 유흥가 종사자분들이셨죠.
밤새 일하는 처지가 같아서 그랬는지 수고한다고
이것저것 사주고 간혹 술 취한 손님이 오면
대신 쫓아주시기도 해서 일하기는 정말로 편했습니다.
그런데도 두 달을 못 채우고
그만둔 이유는 이렇습니다.
제가 일했던 가게는
유난히 술이 잘 팔리는가게였습니다.
거의 두 시간에서 세 시간에 한 번씩 주류를
꽉꽉 진열해 놔야 할 만큼이요.
그날도 술을 채우기 위해 한
새벽 두시쯤 냉장창고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일했던 편의점은 내부 사무실을 지나서
냉장창고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내부 사무실에는 재고 관리하는 컴퓨터와
CCTV가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초기에 냉장창고에서
음료수 넣다가 아이들이 식염수를 훔쳐 가서
점장님한테 혼난 이후 저는 음료수나 술을 채울 때면
거의 5분에 한 번씩 냉장창고 문을 열고
CCTV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날도 다르지 않았고요.
술을 다 넣을 때까지는 아무런 일도 없었습니다.
마음 놓고 창고를 나오는데 CCTV 한 귀퉁이로
손님이 온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후다닥 어서 오세요!를
외치며 사무실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분명 CCTV에는 사람이 보였는데,
(정확히는 CCTV 각도 상, 사람 머리가.)
나오니까 없었습니다.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물건을 훔치러
왔다가 제가 나오는 걸 보고 도망친 것 같았습니다.
새삼 도둑이어서 다행이지,
강도로 변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였습니다. 새벽 두시 반이
넘었을 겁니다. 사무실에 확인할 것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문득 쳐다본 CCTV에 사람이 보였습니다.
뭔가 자료를 찾아야 하는 타이밍이라 손님이
안 왔으면 하는데, 일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나가야 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그런데 나가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편의점 매장
문에는 종이 달려 있었습니다.
아무리 빨리 나갔다고 해도 문을 열면서
종소리가 나야 했습니다.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사무실로 들어가 CCTV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러자 CCTV에는 사람으로 보이는 검은
물체가 계속 보였습니다.
스멀스멀 편의점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나와 확인하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을 뿐, 사무실에는
분명 존재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CCTV에 비치는 그 무언가는 계속
편의점 내부를 돌아다녔습니다.
머리털은 곤두서고 온몸에는 소름 돋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CCTV를 계속 보고 있으니 계산대에
서있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두려웠습니다.
계속 사무실 안에서 버티다가 다행히
신문 아저씨가 오셔서 간신히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무서운 마음에 아저씨한테 날도 춥고 하니
따뜻한 음료 한잔하고 가시라고 붙잡아 보기도
했는데 야속한 아저씨는 배달 시간이 밀리면 안 된다며
음료수도 거절하시고 가버리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해가 뜰 때까지 가게 밖에
서 있다가 손님이 오면 들어가서 계산해드리고
다시 나가는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이 밝고 사람들이 다니니 용기가
생겨서 다시 편의점으로 들어갔습니다.
곧장 뛰어서 사무실로 가 CCTV를 확인하니
아까 보였던 검은 물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날 너무 피곤해서 환각을 봤던 것일
수도 있고, CCTV의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밤, 다시 CCTV에 검은 물체가
보이자, 환각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안 보이면 뭐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계산대에 서있자, 아무도 없는 편의점에 진열되어
있는 물건이 툭툭 떨어지자 도저히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날 밤은 어떻게 버텼는지 모릅니다.
그날 아침으로 저는 점장님께 너무 미안했지만
여자 혼자 밤에 일하는 것이 무섭다는 이유로
그만두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본 걸 그대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고
믿어주지 않았을 테니까요.
[실화 괴담] 야간 편의점
출처: 루리웹 괴게 - 불쌍하게 생긴 치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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