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의 굴레는 벗어날수 없는걸까요? - 네이트판 레전드 인생상담 따뜻한 조언 썰
30대 이상 언니 같은 분들의
조언이 필요해서 이곳에 남깁니다
개인 사정상 늦은 나이에 졸업한
20대 중후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여자입니다
밤새 마음이 아파 바보처럼 잠도
못 자고 울다가 글을 씁니다
제목 그대로 여쭙고 싶습니다
가난은 극복할 수 있나요?
어릴 때부터 늘 빠듯하게 살아왔습니다
어머니의 말로 다할 수 없는 희생으로
괜찮은 대학까지 왔습니다 물론 아버지도
많이 노력하셨지만요 어머니 아버지는
현재까지도 노동을 하십니다
몸을 쓰며 일하시기에 성한 곳이 없습니다
당장이라도 그만두셨으면 좋겠지만
저도 아직 주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면목이 없습니다
저는 타지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취업만 하면
끝날까요 도대체 언제쯤 나의 어머니 아버지도
어깨를 펴시고, 여가생활을 즐기시고,
남들 앞에서 기를 펴실 수 있을까요
누구보다 정직하고 올바르고
다정하신 분인데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하시고 고생하시는 분인데 왜
가난은 끝나지 않을까요
얼마 전 고향으로 내려가서
부모님의 손 주름을 보고 너무 놀라
아직도 잠들기 전이면 생각이 납니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보던 할머니들의
손 주름, 팔 주름이 저희 어머니께 있더군요
엄마가 그렇게 나이가 들 동안
난 무엇을 해드렸나라는 생각에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물론 공부를 하고 대학에 들어가고
장학금을 타기 위해 노력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도 나름 열심히 살았지만 결국
전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네요
타지에 살면서 경제적 도움만 받고
걱정만 끼쳤네요 취업만 하면 우리
부모님 고생 안 할 수 있을까요
저의 기억엔 돈 앞에서,
다른 사람 앞에서 무시당하던, 작아지던
부모님 모습이 몇몇 남아있습니다
가끔은 그 기억으로 정신을 차리고
살기도 하지만 가끔은 그 기억에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제가 이 가난의
굴레를 끊을 수 있을까요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고 보고 싶은
엄마 아빠 타지에 있어서 보지도 못하고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속상하고 답답하네요
당장 몇 시간 뒤면 부모님은
또 출근을 하시겠죠 따뜻하고 넉넉한 집에서
식구들 모두 모여 여유롭게,
안 아프게 살고 싶네요
정말 제가 얼른 취업을 해서 돈을
모으면 가능할까요 언제쯤이면 우리
엄마 아빠는 고생을 안 하실 수 있을까요
가난은 극복할 수 있을까요? 언제쯤이면
자려고 누웠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나서 끄적여봤습니다 두 시간 밖에
못자겠지만 얼른 자야겠어요
베플
가장 현실성 있는 조언해드릴까요?
가족이 가난을 벗어나려면 천하의
후레자식 소리를 들어도 일단 본인만
가난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답 없음
베플에 장사 어쩌고는 자기도 모르는
재능이 폭발한 경우고 현실 가능성 제로
일단 본인이 안정되면 가족은 그 뒤따라 옴
베플
로또나 되면 모를까 님 혼자 가족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할 방법은 없어요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은 일 안 해도
돼 월 200씩 드려야지 이런 꿈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제가 이런 댓글을 다는 건 비슷한 꿈을
꾸던 친구 하나가 얼마 전 자살을
택했기 때문입니다
통장에 2억 모아서 부모님 드리겠다던
친구였는데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불효를 택했네요
베플
결혼 안 하고 애만 안 낳음
극복은 못해도 사람답게는 살아요
애 낳음 그때부터는 가난 대물림
구질 구질인 생 루트 타는 거고
후기
댓글을 읽어보며 느낀 점은 정말
사람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적다면 적다고 할 수 있는 댓글만 봐도
각자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걸 알 수 있네요 즉,
어떠한 경향은 있을지언정 정확히
정해진 답이나 루트는 없다는 거겠죠
저는 댓글들을 보며,
'가난은 확실히 대물림되는 경향이 있으나,
나에겐 다른 새로운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에 힘을 실어보려고 합니다
다행히 순간순간 마음은 아플지언정
극복하려는 의지가 꺾이진 않은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어릴 적부터 야망도 매우 크고,
유별나고, 여러모로 꽤 눈에 띄는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매우 특별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러한 특별함이 경제난에
점점 묻혀가더군요
그래서 참 울적했는데 그런데 아직은
그 특별함을 조금 더 기대해볼
시기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스스로 특별함의 정의를
조금 다르게 내릴 수도 있겠네요!
실질적인 조언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재테크 공부도 열심히 하고,
부모님께 무조건적인 큰 호강을
시켜드리는 것을 목표로 잡는 것이 아닌,
나의 앞가림을 먼저 목표로 잡고
차근차근 도와드려 함께 이겨나가겠습니다
이게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뭐든 급하고 과하면 체하니까요
차근히 해나가겠습니다
가족애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요
따뜻하게 위로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게 정말
큰 희망과 위로가 되었어요
냉철하게 꼬집어 주신 분들도
감사드립니다 다가오는 현실에 무기력하게
당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응할 수 있게
조금 더 현실적인 마음도
가져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아마 이 글을 클릭하신 분들은
'가난'과 '극복'에 대해서 어떠한 작은
관심이라도 있으셨던 분들이겠죠?
모두들 물질도 마음도 가난하지 않게,
풍요롭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감사드립니다
한 번 잘 살아보겠습니다
음 3년? 5년? 뒤에 다시 글을 써볼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때까지 판이 존재하겠죠?
그때 멋진 모습으로 다시 글을 쓰고 싶네요
인생에서 소소한 목표 하나가
추가된 것 같아요
다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 특히 몇몇 댓글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댓글 그대로 제가 가난한 사실과 함께
스스로 감정적으로 매우
매몰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고생하시지만 아직 일을 시도할 수
있으시고, 저 또한 건강하고
극복하려는 마음 때문인지 독기가
있어서 덕분에 학업과 관련된
스펙은 나쁘지 않습니다
현재도 쌓는 중이고요
(아무것도 안 하면서 울기만 하진 않아요!)
연애도 후회 없이 충분히 해보는 중이고,
결혼 욕심도 그다지 없어서
그에 대한 부담도 없어요
외모 콤플렉스도 없고(제 기준입니다),
돈 없이도 훌쩍 여행을 갈 줄도 알고요
많은 기회를 잡아서 해외도 많이 다녀왔어요
자세하게 다 말하지는
않더라도 소중한 친구도 있고
좋아하는 책도 영화도 전시도 있어요
(돈 없어도 책, 영화, 그림 교육을 잘
받았고 현재도 잘 즐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직 의지도 있네요
그러고 보니 아직 완전 빈털터리는 아니네요
여전히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댓글들 덕분에 힘듦에 가려져서
한동안 못 보았던 점들을 보고 갑니다
혹시 저 같은 상황이신 분들도
분명 가려진 무언가가 있을 거예요
누가 뭐래도 전 판에서 좋은 사람
많이 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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